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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22 우울증 약 복용 후기 3일

 

 

 

진료 두 번 다 어버버하고 온 기분이 들던 차에 얼마 전 ㅁㅁㅋㄹ님과의 대화에서 진료 시 할 말을 적어가면 좋다는 방법을 배움. 노트를 펴는 내 모습을 학급 모범생 바라보는 담임 쌤 같은 의사쌤 시선이 느껴졌다. 아주 좋은 방법이라면서 웃으셨다. 흐뭇쓰...

 

할 말을 빠짐없이 성공적으로 해냈고, 쌤은 우울증이 많이 해결되었다면서 ADHD 약을 같이 써도 되겠다고 하셨다. 와... 드디어...

 

 

 

 

우울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나니까, 내게 차있던 우울증이 뭐였는지 느껴졌다. 치료로 내가 겪던 많은 어려움이 해결되었다.

 

- 우선 일찍 일어난다. 일어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정말 많았다. 그게 다 단번에 해결쓰....

  약을 먹은 2주 동안 늦잠을 잔 적은 없다. 수면부족으로 일부러 더 자려고 노력한 적은 있어도. 

- 할 일을 한다. 하면 될 거 같은 일은 바로 하는 편이 되었다.

- 뭐든 공들여서 완료하려는 습성을 버리고 가벼워졌다. 부담이 줄었다. 덜 비장하다.

- 마음이 편하다. 평소에 불안했던 듯....(전혀 몰랐음)

 

 

그러나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있다. 그 부분이 아마도 ADHD에 해당하는 부분일 것이다.

 

- 아직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물건은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그대로 두고 외면한다

- 아직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할 일은 시작도 안 하고 그대로 두고 외면한다.

- 일찍 일어나지만 제대로 할 일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흥미로 움직인다.

- 책을 읽으려고 하거나 공부를 하려고 하면 맑았던 머리가 이내 멍해진다.

 

 

 

 

의사쌤은 약 메디키넷을 처방해주셨다.

구체적인 설명도 해주셨다.

 

- 집중력이 필요할 때만 먹어도 된다.(우울증 약은 빠짐없이 먹어야 하고)

- 컨디션을 많이 타는 약이다. 예민하고 긴장되고 심장이 유난히 두근거리는 컨디션에선 안 먹어도 된다. 

- 잘 관찰하면서 커피를 먹어라. 커피 양을 조절하거나 마시지 않아야 할 수도 있다.

- "저.. 술은 괜찮나요?" 술은 괜찮으니 마셔라(웃음)

- 소화 불량이 생길 수 있다. 밥을 먹은 후에 먹고 그래도 심하면 우유와 함께 약을 복용해라.

- 식욕 부진이 생길 수 있다.

- 몸무게만큼 복용해야 하지만 처음엔 한 알 복용으로 시작할 것이다.

- 약효는 딱히 집중할 때 빼고는 안 느껴질 것이다.

 

 

 

 

방금 밥을 먹고 약을 먹었다. 어떨까. 내 오랜 괴로움이 사라질까. 뿅! 하는 마법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 힘들었던 나를 위해 뭐라도 해보고 싶은 것이다. 해보자 하는 것이다. 

 

 

and







이상하게 지내고 있어. 아마도 남들이 지내는 대로. 무기력이 안개 걷히듯 사라지고 선명한 일상이 생겼지모야.. 6시간을 자면 눈이 떠지는 그런.




요샌 일어나서 핸드폰을 조금 보다보면 일어나서 할 일이 하고 싶어 져. 혼자 있는 일요일 점심.. 침대에서 뒹굴 거리다가 잠시 우머나이저를 꺼낼까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고 싶었어. 피부에 닿고 한 4시간쯤 뒹굴며 감촉을 건네는 게 아니라면 할 일을 하는 게 더 재미있겠다 싶고. 뜨거운 물을 끓여 아까 마시던 보이차에 물을 부어 우리고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어. 참 이상적인 풍경이지. 나도 이상해.



 

 

 


방금 전 계획노트에 1시 20분에는(지금) 영상 편집을 할 거라고 써넣었는데 제주도 사진을 편집하고픈 충동이 막 밀려와. 그날의 햇빛 햇빛에 닿아 더 여름 같아 보이는 표면들. 제주도 친구들, 내 동행들. 우리의 움직임. 내 손으로 당장 편집해서 사람들에게 보내주고서 또다시 같은 시간에 같은 풍경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원래라면 그렇게 했을 텐데. 편집부터 마무리를 짓자. 얼마 안 남았잖아? 마무리 짓고 그때 하자. 그런 생각이 폭신한 구름처럼 떴어. 그래 그러자. 재밌다. 딴짓만 하고 싶어 하던 내가 안 하던 짓을 하는 게. 자꾸 내가 돌아야 할 궤도에 머무는 게.





조만간 제주도 사진, 계곡 사진 올려야지. 편집을 어서 마치고!






+ 오늘의 노래

오늘 일기 제목은 이노래. 일요일엔 이 노래징.
쓰면서는 다른 노랠 들었지만.



어느사이에 작은 나의 창가엔 아침햇살
잊고 있었지 벌써 나의 하루가 시작된걸


https://youtu.be/aA1yxkDj924

 

and








80세 후미코를 계속 읽고 있다. 책 속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건… 날 파고들게 만든 주제는 조만간에 끝이 날 것이란 얘기지… (아쉽)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자꾸 책으로 파고들게하던 후미코는 세상에 끼워질 자신의 단추 구멍을 되찾으려는 후미코. 보이는 단추 구멍이면 자기를 마구 넣어보던 아주 몰입한 후미코였다. 단추 구멍을 되찾은 후의 이야기가 나쁘진 않지만 보수적이고 흥미가 좀 떨어진다. 그치만 이쯤 읽으면 늘 그렇듯 정으로 마저 읽게 된다…. 근데 그러다가 엄청 맘에 드는 장면을 읽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순입니다…)


이건 바야흐로 5년 전에 내가 장사하면서 깊게 갈등하던 주제 아닌가. 이걸 이렇게 명코ㅐ하게 두장으로 표현한 작가 너무 훌륭하다. 백종원 선생이 하는 이야기도 이 얘긴데 너무 장사꾼이 말하니까 혼이 없어 보이는 탓에 예술혼이 짙은 사장님들은 이 말을 귀에 안 넣는다… (내 얘기하는 중임. 과거의 바보 나….)


장사는 예술이 아니고… 거래다. 손님이 맘에 들어할 만한 걸 제공하고 그에 따른 값을 받는 것이다. 그래도 장ㅅㅏ에 내 혼이 좀 실리게 하고 싶다???? 그러면 손님이 맘에 들어할 만한 것 중에 내가 많이 담긴 것을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그건 무척 공이 많이 들어간다…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 그러므로 공이 많이 들어간 건 비싼 값을 받아야 한다. 혼을 불어 넣어 한 그릇 한 그릇 만드는 코스 요리를 내는. 미쉐린에 별점을 받은 식당처럼. 근데 장사에 내 혼을 실리게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공을 들이고도 돈은 공산품과 같은 값은 받는 장사를 한다는건. 사서 고생하는 것…………(역시 내 얘기다)

그치만 그게 좋은 걸 어떡해… 장사를 진짜ㅋㅋㅋㅋ장사속 없이 나 좋은대로 하고 있다. 이게 나 좋은 대로 사는 사람의 최후인 것이다ㅋㅋㅋㅋㅋ

고집으로 분류될 수 있는 부분……… 헷갈릴 때가 있다. 내가 가게 내부에 넣으려는 <이것>이 가게에 존재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것도 할 수 있다고 나를 위대하게 보이려고, 사람들 우위에 서려고 하는 이유인지. 손님을 즐겁게 하려는 이유인지. 나를 위한 건지, 남을 위한 건지 생각해보면 된다. 그게 내가 내게 내미는 판가름이다..

가게는 남을 위한 곳. 그러나 남을 위한 걸로 결국 나를 위하게 되는 곳. 나의 어느 부분을 위할 건지 생각하면서 장사를 해야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지점, 서로에게 관심을 보여야 하는 지점. 서로에게 관심을떼어야 하는 지점(장사에 꽤 중요 부분) 내가 내는 퀄리티는 어느 정도의 값을 지닌 건지. 퀄리티를 내세워서 문턱을 높여 돈을 더 벌껀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도 가게에 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건지. 그런 것들도 열심히 보며 미세한 조율을 각 노래 사이의 볼륨 맞추듯 끝없이 해야한다. 이게 5년 차 내 생각이 놓인 지점.


적고 보니까 장사하는 사람들이랑 ㅇㅣ 얘기 나눠보고 싶다. 재밌겠다. 장사하는 주변 사람들 좀 만나러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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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자다 깨다 했지만 그래도 푹 잤다. 약 먹고도 충분히 잘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약을 먹은 후로 <일찍 일어나는 나>에 심취하느라 수면부족에 이른지도 모르고 지냈더라ㅋㅋㅋㅋ 너무 신났음.(당연ㅠㅠ 이 세상의 ‘일찍 일어나는 방법 100가지’를 해보고도 못 해냈는데 이게 이제 된다고!!) 수면부족을 겪고 이건 또 다른 문제다 싶어 오늘은 푹 자려고 노력했는데 가능한 듯하다. 며칠 더 지켜봐야겠지만. 선생님을 만나면 이 과정을 전해야지.


 





오후 12시 30분

동생과 통화를 했다. 동생은 이 시간에 나와 통화가 되는 게 신기하다고.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신기해…. 동생은 훨씬 예전에 우울증 약을 먹었던 경험이 있고, 지금은 내 권유로 진단을 받으러 간 후 ADHD약을 먹고 있다.



내가 “우울증 약 복용을 스스로 멈추는 상태를 이해 못 하겠어. 이렇게 놀랍게 일상이 개선되는데.”라고 했고,

동생이 “언니의 우울증 경험은 모두의 우울증이 아니야. 언니만의 우울증 경험이지” 라고 했다.

세상의 거대한 일부같던 우울증을 나도 알게 되었다는, 비밀을 알아낸 기쁨 속으로 한창 빠져들어가던 나였다. 동생의 말은 최면에서 깨어나세요 레드썬! 하는 소리 같았다. 정신이 딱 차려짐. 모르던 세계를 이제 조금 알아놓고, 잔뜩 아는 체하려고 하고 있었군. 나의 우울증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의 우울증은 모두의 우울증이 아니다. 좋은 걸 느꼈다.



동생은 우울증이 깊고도 넓고도 깊고 넓은…..(해해) 예술가 경향이 있는 사람한텐 우울증 증세 호전이 창의성을 잃는 기분일 수 있다고. 특별하고 싶은 사람은 우울증을 앓는 상태가 자신을 (남과 다르게)독특하다고 느끼는 지점일 수 있다고. 자기 고유성을 지니는 방법 치고 너무 가혹하고 힘든 방법이다…. 자기 고유성이 무엇이길래… 남과 다른 게 뭐길래….

태어났을 때부터 특이하단 소리를 듣고 자란 나는 특이함이 싫어요. 반면 그렇다는 것은 특이하다는 소리를 못 듣고 자란 사람의 마음을 제가 알 길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애초에 특이함이라는 말 제거하면 안 될까? 다들 그저 고유한 거잖아. 그리규 고유성을 유지하려 한다던가 고유성을 지닌다던가 이런 거 다 개소리 아니냐고. 이미 고유한 상태인데???? 굳이 유지 안 해도 고유성은 유지되는데??? 고유성을 지니려 하지 않아도 이미 지녔는데???? 자신의 고유성 찾으려고 하지말고 남을 특이하게 보는 눈이나 없앴으면… 인간 왜케 뱅뱅 돌아 사는지 정말 모르겠다….

 





오후 6시

미뤄둔 일을 하고 있다. 오늘은 작년부터 하고 싶던 <가게 작은 방 커텐 교체하기>를 드디어 해낸 날이다. 안간힘을 써도 안 되던 것들이 약 세알로 되는 게 허탈하다3 기쁘다가가10000이다. 기쁘고 만족스러운 나날이다. 어쩜 이런 날이 존재할 수 있지. 매일매일 놀랍다. 그치만 처음 약을 먹었을 때처럼 머릿속이 쨍한 느낌은 덜하다. 약은 첫 주가 가장 강렬하다더니. 무슨 마약 같기도. 그때 뇌가 쨍하다 못해 탄산이 터지는 기분?? 그게 계속 터지니까 뇌에 쥐 나는 기분이 들었는데… 인간은 뭐에든 익숙해지는구나....





오늘의 해냄







+ 오늘의 노래

들을 때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수프얀 스티븐스랑 같이 노는 것도 맘에 든다...
향 피워놓고 라이브 하는 것두....
좋아서 몇 번이고 틀어서 듣는다.
ㅇㅣ 기분이 끝나지 않는 기분을 만들려고...

Angelo De Augustine, Time

https://youtu.be/rdYCqDLaf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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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
눈이 이르게 떠진다. 낮에 활발하게 몸을 쓰니 예상 취침 시간보다 일찍 자게 된다.



오전 10시
너무 일찍 일어나는 건 적응이 안 돼서 다시 잤다가 일어났다.



오전 10시 30분
핸드폰 보다가 침대에서 드디어 일어났다. 원래 침대에서 쓸데없는 거 하는데, 오늘은 메세지 보낼 거 보내고, 파일 옮길 거 옮겼다.



오전 11시 20분
일어나자마자 영어공부 하는 게 계획이었는데, 역시 정리부터 손이 간다. 뭘 하기 전에 정리부터 하고 시작하려는 습관 고쳐야 하는데.... 왜냐면 정리 시작하면 한나절 다 써야 함. 방금은 정신 차리고 어제 만들어낸 쓰레기 버리고 재활용 정리만 간단하게 했다.



오후 12시 20분
와 영어공부 하는데 손톱 깎고, 빨래하고, 핸드폰 보고.... 장난 아니게 산만하다. 영어공부하니까 간만에 머리가 멍해졌다.(약 먹기 전처럼) 어제는 영어공부하다가 졸려서 일찍 잔 건데.... 우울증 치료만으로 만족할 줄 알았는데 ADHD 치료도 꼭 받아야겠다.



오후 2시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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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병원에 와서 진료 대기 중이다. 앉아서 선생님께 할 말을 생각하고 있다.

장점. 마음이 편하다. 머리가 맑다. 자다가 눈을 떴을 때 무기력하지 않다.
단점. 자다가 더 잘 깨는 기분. 여전히 일의 순서나 정리 정돈이 어렵다. 여전히 큰 일은 미룬다.





이건 내가 먹는 약들






오전 10시 45분

약 먹고 나타난 맘에 든 변화와 여전히 불편한 점을 말했다.(속 시원) 쌤이 듣더니 우리가 약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방향이 잘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세로토닌을 더 늘려보자고 했다.

“선생님 제가 일을 하려면 뭘 엄청 이겨내고(대체 뭘 이겨내는 건지요...) 해야 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이겨내던 뭘?이 거의 없어서 다음으로 잘 넘어가져요."

"가볍죠?"

"오, 네 가벼운 느낌이에요. 근데 아직도 큰 일을 시작하려면 마음이 컥하고 무거워져서 시작을 못하고 미뤄요”

“ADHD의 성향은 완벽주의 경향을 가질 수 있거든요?(이때 속으로 ‘내가 완벽주의 일리 없음 나는 하긴 했다는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라고 생각함) 이걸 시작하면 잘 해내야 한다. 그러니까 시작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든요(이때쯤 전데요!! 하고 넘어감) 그치만 제대로 준비하고 시작하는 건 어렵거든요. 비장하고. 계단처럼 시작해보세요. 한 단계 한 단계. 한 번에 다 올라가려고 하면 어렵잖아요. 가볍게, 한 걸음 걷는다 생각하고 시작해보세요."

"선생님 방 정리가 어려워요. 정리에 관련된 건 다 어려워요. 일을 시작하면 어떤 순서로 해야할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고. 이것도 나아질까요?"

"정리가 안 되는 건 ADHD 증세인데, 무기력해서(우울증) 정리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우선 우울증을 치료해보면서 호전되는지 살펴보고 해결이 안 되면 ADHD 치료로 개선해보도록 합시다. 방 정리도 어떤 분들은 제대로 치워야지 하고 한 달 동안 미루다가, 한 번 치울 때는 책장 밑에 있는 먼지까지 닦아가며 완벽하게 청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

"선생님 그게 저예요"

"그렇게 하게 되면 하고 나서도 지쳐서 다음 청소가 엄두가 안 나요. 오늘은 바닥 쓰레기만 줍겠다 생각해보세요. 그 정도에서 마쳐도 돼요."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아, 선생님. 혹시... 술 마시고 약 먹어도 되나요? 친구가 안 된다고 해서 어제 안 먹었어요"

"(웃으며) 약 먹어도 돼요. 술 너무 마셔서 간에 무리가 될 거 같은데 싶으면 안 먹는 게 좋지만 그 정도로 안 먹었으면 드시고 주무세요. 그리고 물어볼 거 있으면 다 말씀하시고 일어나셔도 돼요"


세로토닌 처방만 늘리기로 했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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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10시

 

어제는 약을 안 먹었다. 처음이다. 술 마셨을 때 약 먹으면 안 된다고 친구가 그래서 약을 안 먹고 잤다.(원랜 자기 2시간 전에 먹음) 오늘 어떨지 좀 궁금했는데 약 안 먹은 티는 별로 안났다.

 

오늘 낮에는 뭘 안 하고 잤다. 원래 휴일이면 자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궁금한 건 약을 먹으면 안 자고 할 일에 집중할지 그게 궁금하다. 다음 주에 알아봐야지~~~~~

 

 

우울증, ADHD 진단에 전혀 멘탈 타격이 없었는데, ㅎㄴ님이나 ㅅㄹ님한테 말 했을 때 그동안 힘들었겠다고 얘기해주셔서 나도 모르게 위로를 받았다. 방금은 제주도 일행한테 전화왔다. 어떠냐고 염려 된다고. 힝. 뭐야... 따뜻해. 위로의 힘을 오랜만에 느꼈다.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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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자다가 깼다. 밤에서 새벽 없이 바로 낮이 된 것처럼, 비몽사몽 구간 없이 깼다. 약 먹을 시간이 두시간 지나가 있었다. 약 먹으려고 일어났다. 약은 먹어야해. 효과 짱이니까. 일어날 동 말동 할 때 ㅎㄴ님한테 메세지 와서 이 시간에???👀 했는데 ㅎㄴ님도 자다 깼다고. 신기했다. 양치질 하고 났는데 배가 준내 고파서 구운 계란에다 배추 김치 얹어서 두개 먹었다. 너무 맛있게 먹었고 먹고도 배가 고파서 유통기한 좀 지난 순두부 멀쩡하길래 국그릇에 담고, 신 김치 잘게 잘라 올리고, 물 3 수저, 연두 1.5 수저 넣고, 달걀 하나 얹어 노른자만 터트리고 랩 씌워서 5분 돌려 먹었다. 대존맛....!! 자다가 배고파서 깬 적은 있어도 보통 기력이 쇠했기 때문에 다시 쓰러져 잤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왜 한 번도 안 하던 짓을 하는 거지? 세계 4대 미스테리다....

요즘은 집에 와서 어쩌다보면 내가 자고 있다. 약 먹은 후로 활동량이 늘었다. 절로 늘었다는 점이 세계 5대 미스테리.... 나도 모르게 워치 링을 쭉쭉 채운다. 근데 집에 갈 때쯤 되면 쥰내 피곤해서 축 쳐진다. 열심히 살았다는 기분이 든다. 사람이 약으로 이럴 수 있는가 와... 개신기...






밤 11시 10분

평소면 금요일 이 시간 정신없이 일 할텐데, 일이 끝나서 그런가 약 때문에 낮에 에너자이져 돼서 그런가 개 지친다. 웹툰 두 편만 보고 설거지 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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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페이지 플랫폼이 만화 맛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에(이북 특성이 쫌 그렇지만) 즐겨 보지는 않는데, 자료가 방대해서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작품은(특히 과거 작품. 작가의 과거작을 파고들기엔 또 여기만 한 곳이 없다) 카카오 페이지를 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거지로 다시 깔았다. 80세 마리코 보려고.


80세 마리코는 주제가 생소한데 주제가 생소하단 사실에 약간 짜증이 난다. 할머니 이야기일 뿐인데.... 생소라니. 누구나 할머니가 되잖아.

80세 마리코는 80세 작가 할머니 이야기. 여느 주인공이 그렇듯 주인공의 모든 판단에 동의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읽는 동안에는 다 품어보고 싶어진다. 주인공 심상이 읽는 나에게 잘 맺힌다. 마음이 흔들리고 뜯긴다. 그니까 마음을 뺏겼다는 말이 맞겠넹. 그치만 정이 안 가는 카카오 페이지라서 책으로 보고 싶다. 책 있으려나.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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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시 15분

자다가 약 안 먹은 게 생각나서 일어나 약을 먹고 다시 잤다.





오전 9시

눈이 떠졌다. 12시에나 겨우 일어나는데. 워낙 이르게 자서 그러겠지만. 일찍 잤다고 일찍 일어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나는. 중요한 부분은 이거다. 원랜 눈이 떠져도 비몽사몽이라 다시 잠들기 마련인데, 오늘은 번쩍 떠졌다. 새벽 없이 밤에서 바로 낮이 된 것처럼 떠졌다. 살면서 거의 없는 일이다. 이것도 약 효과일까. 또 식욕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오후 4시 15분


머리가 과하게 쨍한 게 느껴진다. 머릿속에 날씨 리포터가 나타나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입니다. 하고 갔다.






밤 10시

 

할 일을 하고 있으면 다음 할 일이 생각난다.(원랜 안 났음) 그래서 동작을 연이어 일을 이어가고 있다. 생소하고 기분 좋다. 이거 완전 이루고 싶던 꿈을 이루는 중이잖아??? 약 세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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