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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병원에 와서 진료 대기 중이다. 앉아서 선생님께 할 말을 생각하고 있다.

장점. 마음이 편하다. 머리가 맑다. 자다가 눈을 떴을 때 무기력하지 않다.
단점. 자다가 더 잘 깨는 기분. 여전히 일의 순서나 정리 정돈이 어렵다. 여전히 큰 일은 미룬다.





이건 내가 먹는 약들






오전 10시 45분

약 먹고 나타난 맘에 든 변화와 여전히 불편한 점을 말했다.(속 시원) 쌤이 듣더니 우리가 약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방향이 잘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세로토닌을 더 늘려보자고 했다.

“선생님 제가 일을 하려면 뭘 엄청 이겨내고(대체 뭘 이겨내는 건지요...) 해야 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이겨내던 뭘?이 거의 없어서 다음으로 잘 넘어가져요."

"가볍죠?"

"오, 네 가벼운 느낌이에요. 근데 아직도 큰 일을 시작하려면 마음이 컥하고 무거워져서 시작을 못하고 미뤄요”

“ADHD의 성향은 완벽주의 경향을 가질 수 있거든요?(이때 속으로 ‘내가 완벽주의 일리 없음 나는 하긴 했다는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라고 생각함) 이걸 시작하면 잘 해내야 한다. 그러니까 시작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든요(이때쯤 전데요!! 하고 넘어감) 그치만 제대로 준비하고 시작하는 건 어렵거든요. 비장하고. 계단처럼 시작해보세요. 한 단계 한 단계. 한 번에 다 올라가려고 하면 어렵잖아요. 가볍게, 한 걸음 걷는다 생각하고 시작해보세요."

"선생님 방 정리가 어려워요. 정리에 관련된 건 다 어려워요. 일을 시작하면 어떤 순서로 해야할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고. 이것도 나아질까요?"

"정리가 안 되는 건 ADHD 증세인데, 무기력해서(우울증) 정리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우선 우울증을 치료해보면서 호전되는지 살펴보고 해결이 안 되면 ADHD 치료로 개선해보도록 합시다. 방 정리도 어떤 분들은 제대로 치워야지 하고 한 달 동안 미루다가, 한 번 치울 때는 책장 밑에 있는 먼지까지 닦아가며 완벽하게 청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

"선생님 그게 저예요"

"그렇게 하게 되면 하고 나서도 지쳐서 다음 청소가 엄두가 안 나요. 오늘은 바닥 쓰레기만 줍겠다 생각해보세요. 그 정도에서 마쳐도 돼요."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아, 선생님. 혹시... 술 마시고 약 먹어도 되나요? 친구가 안 된다고 해서 어제 안 먹었어요"

"(웃으며) 약 먹어도 돼요. 술 너무 마셔서 간에 무리가 될 거 같은데 싶으면 안 먹는 게 좋지만 그 정도로 안 먹었으면 드시고 주무세요. 그리고 물어볼 거 있으면 다 말씀하시고 일어나셔도 돼요"


세로토닌 처방만 늘리기로 했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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