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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동안 나아졌지만, 아직 역부족인 부분이 있다.



* 나아진 것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잔다.(평생 야행성인 줄 알았던 인간에게 대단한 변화임)
자연스럽게 수행 순서를 안다.(머리에서 알아서 지시)
그래서 실수가 거의 없다.(덤벙대지 않는다)
몰입했어도, 적절한 몰입을 한다.(멈출 때를 안다. 조절가능)
늦지 않는다.(늦어도 조금만 늦는다)
늦지 않으니, 하루를 사는 게 여유롭다.(그전엔 하루를 시작하던 시점이 이미 아예 늦은 상태라 종일 바쁘고 다급했다.)
약속을 아예 까먹는 일이 없다.(약속이 생기면 바로 구글캘린더에 저장하는 습관이 생김)
모르는 곳에 전화하는 게 수월하다.(전엔 너무 싫어서 거부가 심했음)


*해결되지 않는 것

행동 지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전보다는 좀 나아졌고, 약을 먹으면 완전 해방될 줄 알았던 행동지연문제가 더 이상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운동을 등록해 놓고 가지 않고, 작업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누워서 웹툰을 보고, 게임을 한다.........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이번에 병원에 가서 용량을 늘려도 괜찮은지 여쭸고, 메디키넷30 에서 메디키넷40으로 용량을 늘렸다. 약에 적응이 된 게 느껴졌고, 전보다 쨍하게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는 분명 효과가 있다. 이걸 적기 시작한 건 아침 7시 35분. ADHD약 용량을 늘리기 전엔 이런 걸 기록하는 것마저 버거웠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수행을 하지 않는다.



*해결 방안으로 선택한 것

ADHD관련 서적을 읽자고 결심했다.
심리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다



올해부터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으므로 수행지연을 해결해야 한다. 아니 작업이 아니더라도 이렇겐 못 살겠다...........
어제 심리 상담 센터 선생님과 사전 면담을 했다. 30분동안 얘길 나눈 건데도 전환이 되는 몇 부분이 있었다.

*상담을 통해서 새롭게 안 것

내 ADHD자체는 경미한 상태이다. 근데 그런 것에 비해 지연행동이 크게 나타난다. 그렇다는 건 미루는 행동에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요인이 욕망 때문인지, 불안 때문인지, 아니면 과거에 겪은 어떤 경험 때문인지 현재 알 수 없다. 하지만 안다면 지금 상태에서 보다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요인을 상담에서 찾아내서 풀어내고 싶다. 정말..... 너무나 진심 이억프로로....




2월 4일에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간다. 이제 어떤 새로운 전환이 펼쳐질까.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 행복하다. 나아가보자. 건강한 삶을 살아보자!




and

 

영화 사이드 웨이 장면 (그냥 이미지를 넣고 싶어서 넣음. 내가 좋아하는 장면임)

 

 

 

 

지금까지 겪은 변화를 쭉 적어볼까.

 

 

 

 

 

🎾 치료 전

 

 

🍊기본 상태 :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매일 뿌옇고 멍하다.

 

🍊수면 :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그러니까 잠에서 못 깨고 늦게 일어나고. 늦게 일어나니까 늦게 자고.

 

🍊일상 : 할 일도 기억이 안 나서 놓치고, 기억이 나는 할 일은 미루고, 매일 늦고, 그러니 매일 할 일에 쫓겨서 살고, 방 정리 당근 못하고 살았음.

 

 

 

 

🎾 치료 시작 후 반년

 

 

🍊기본 상태 : 미쳤음. 갓생. 다들 이렇게 사는 거였음???

 

 

🍊수면 : 아침에 눈이 떠짐. 자고 일어나면 개운함.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니까 밤에 일찍 잠.

 

🍊수면 시 생겨난 단점 : 근데 자다가 깨는 일이 생기기 시작. 두 번은 깸. 새벽에 깨서 뭘 먹는 일이 생기기 시작

 

 

🍊일상 : 할 일이 생각남. 바로 수행하기도 하고, 여전히 미루기도 함. 덜 늦음. 할 일을 하긴 하니까 방 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있고, 시간이 남는 일이 생기기 시작. 남는 시간에 지인들이 생각나서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 생김.(원랜 시간에 쫓기니까 누가 생각나서 연락하고 그런 일이 없었음. 나중에 연락해야지 하고 까먹음) 모르는 곳에 (단순하게 식당 영업하는지 같은 거 물어보러) 전화하는 걸 못했는데 전혀 어렵지 않게 되었다.

 

 

🍊미루는 습관의 변화 : 별 거 아닌 일은 바로 수행하지만, 좀 부담되는(집중이 필요한) 일에서는 미루는 습관이 여전히 남았다. 정신과 선생님이 그건 그동안 ADHD으로 살면서 수행 전에 하던 심리적 습관이라 그렇다고.

 

🍊🍊정신과 쌤의 해법 : 집중이 안 되니까 굉장한 에너지를 발휘해야만 일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을 시작하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준비되어야 했고, 그 때문에 부담을 느꼈던 건데, 이젠 집중이 되니까 가볍게 시작해도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했음.

그리고 만약 미루고 있는 일이 청소라면 ADHD는 완벽하게 책장 밑 먼지까지 싹 닦은 청소를 떠올리며 청소를 시작하려고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청소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이 오는 건데, 오늘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만 모아 버리자~~~~ 하고 청소를 시작해도 청소라고 했음. 한 걸음만 걸어보자, 하고 시작하라고.

운동하려 가야 한다면 1시간 동안 내가 해내야 하는 운동과 거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각하지 말고, 운동 센터에 입장만 하자. 가서 10분만 하자. 하고 가라고 했음

 

 

🍊 ADHD 약 : 아침에 일찍 눈을 뜨게 하고, 낮에 수행하게 하고, 밤에 피곤해서 일찍 곯아떨어지게 함. 건강한 수면 패턴이 생김. 약효가 피크를 찍을 땐 심박수가 빨라지고, 약간 불안한 느낌을 받음. 점심에 식욕이 없음. 새벽에 자다 깨는 일이 생기고, 그때 식욕 폭발. 집중이라는 게 바로 되기 시작. 일 할 때 이런 순서로 착착 진행하면 되겠군 하고 머리에서 정리가 자동을 되기 시작. 실수가 현저하게 줄어듦. 까먹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듦. 여유 시간이라는 게 생김. 덜 늦게 만듦. 확실하게 할 일을 기억하고 지시하는 업무자가 생겨서 뇌에 계속 보고를 해주는 기분. 할 일이 기억나고,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받고, 집중력이 존재하니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되는 나..... 너무 놀라워   

 

 

 

 

🎾 치료 시작 반년 후~ 1년

 

 

🍊기본 상태 : 슬슬 갓생에 적응을 한 건지, 밤에 잘 때나 침대에 누웠고 종일 할 일을 빠릿빠릿 찾아서 하던 나는 슬슬 침대에 다시 누워 낮잠을 자기도 하고, 이전엔 할 일을 착착했다면 미루는 일이 더 생김. 왜냐고..... 그리고 중간에 개인사에 힘든 일이 있어서 나는 엄청난 무기력을 겪게 되는데.... 얼마나 무기력했냐면 빨래만 널어도 지쳐서 한 시간 누워있어야 했음. 당연히 일도 겨우 하거나, 못하고. 평소에 하던 운동을 하면 3일간 몸살을 앓고, 진땀이 났음. 누워 있으면 안 아픈데 움직이면 몸살처럼 아팠음.

 

🍊🍊무기력에 대한 정신과 쌤 해법 : 피검사도 해보고, 쉬어보기도 하고,,, 별 거 다 해보다가 진료 날이 되어서 병원에 가 한풀이(?)를 했는데 쌤이 진단이 나왔다고.... 불안이 높아져서 그렇고(불안을 느끼진 못했는데!!!) 그대로 뒀다면 공황장애로 왔을 수 있다고 하심. 약 처방 받았고, 햇빛 보고 오래 걷기. 일기를 쓰고, 그 쓴 일기를 남의 일기 읽는 것처럼 읽어 보면서 내 상태에 공감해보라고 했음. 이게 좋은 게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해소되는 게 있다고. 두가지 다 효과가 있었다.(즉빵 있는 건 아니고 차츰 좋아짐) 

 

 

🍊수면 : 자다가 깨는 건... 그리고 깼을 때 뭘 먹는 일은 여전했음. 그러나 치료 전과 비교하자면 천배는 잘 일어나고, 백배는 개운했음.

 

🍊🍊수면에 대한 정신과 쌤 해법 : 먹고 자는 건, 100프로 몸에 비축하겠다는 것이므로 정말 비효율적인 식습관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했음.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일단 깨지 않고 자도록 치료를 해보자고 했음. 약이 늘었다.(자기 전 먹어야 하는 약이 생김)

 

 

🍊체중 : 어느덧 정신 차리고 보니 10키로가 늘었음. 

 

🍊🍊체중 증가에 대한 정신과 선생님 해법 : 약 때문이 맞다고 약을 바꿔주심. 한 달에 1키로씩 뺀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다이어트를 해보라고 했음. 하지만 무기력으로 인해 운동 불가 상태였기 때문에 약을 바꾸고도 2키로가 증가했고, 감소는 없다고 한다.....

 

 

 

 

🎾 치료 시작 1년 후 ~ 1년 2개월 차(현재)

 

 

🍊기본 상태 : 처음 치료 시작할 때(~6개월)의 갓생은 사라짐. 그러나 어느 정도 무기력도 사라져서 점차 일상을 되찾고 있는 중. 활력이 다시 생기고 있음. 조금 덜 눕고, 할 일을 더 한다. 햇빛 보고 걷는 게 정말 효과가 있었다.

 

 

🍊미루는 습관의 변화 :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하는 (미루고 싶은) 일들을 왜 해야 하는지, 하면 얼마나 기쁜지를 적어보니까 스스로 납득이 되어서 할 일을 수행함. 시작만 해보자. 하고 시작하는 다짐을 1년 넘게 하니까 (여전히 한 걸음만 걸어보자.라는 마음을 까먹고 부담감에 휩싸일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시작을 잘 함. 시작만 하면 염려했던 것보다 수행을 잘 해내는 나를 기억함. 그런 식으로 미루는 습관을 점점 줄이고 있음.

 

 

🍊운동 : 을 회복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유산소는 아직 미루기 때문에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러닝 친구를 구했기 때문에 할 수 있다!(라고 본다!) 근력 운동은 필라테스와, 요가로 하고 있는데 조금 더 욕심이 나지만 일단 요가나 빠지지 말고 가자......

 

 

🍊🍊이제 알아볼 것 : 처음 치료 시작하고 6개월은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고, 이후 6개월~ 1년은 무기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기간이었다. 선생님이 조증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 이건 차차 알아보자고 하셨다. 조증을 지니고 있다면 치료가 좀 달라진다고.  

 

 

 

 

 

🍊🍊🍊🍊🍊🍊 뭔가 다시 시작이라는 기분이 든다. 약이 늘었다가 줄었다가, 평생 낫는 것도 아니고, 뭐가 딱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우울증 약을 함께 복용하지만 새로운 문제점이 생기면 문제 원인을 보면서 수정해나가는 나. 정신과 센세를 한 달에 1번 10분여 남짓 만나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이 생기고, 해결 방법이 생긴다. 나를 더 관찰하게 되고, 그만큼 나를 더 제대로 이해하는 여정. 일이 생기면, 상담을 통해 - 관찰을 통해 받아들이고, 해소하는(먹으면 소화하고 남은 건 똥으로 싸버리는) 반복 속에서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상이 아닌가. 이전의 삶보다 더욱더 진한 삶이 아닌가. 하며 치료가 즐겁고, 지금의 내가 좋다.

 

 

 

 

and

 

 

이번 진료에서 세 가지를 물어봄.

체중 증가 이유

인내력 부족 이유

갑자기 끔찍한 생각이 들면서 막막해지는 이유

 

 

 

체중

체중이 늘어나는 이유가 약이 아니라는 현수좌의 단답.

그러면 이유가 뭘까?

새벽에 깸 -> 허기짐-> 뭘 먹고 바로 잠 -> 2번 반복 -> 아침에 ADHD약을 먹음 -> 낮에 식욕이 없음(약때문) 그래서 덜 먹음 -> 저녁은 잘 먹음 -> 밤 12시쯤부터 허기짐 -> 뭘 먹음 -> 바로 잠 -> 새벽에 깸 -> 허기짐... 이걸 반복중

 

이 생활 패턴을 들은

쌤 : 낮에 먹는 건 근육으로 가고, 밤에 먹는 건 지방에 저축이 됩니다... 비효율적이죠. 낮에 충분히 드시고 밤에 드시지 마세요. 라고 하셨다.

나 :네..... 그렇겠죠. 그치만 배가 그때 고파요.

 

그래서 자기 전에 먹는 약을 주셨다. 안정제 종류인데, 잠에서 안 깨고 푹 자게 해준대. 그럼 깨서 느끼는 허기짐을 느낄 새도 없이 잘 거 아님??? 생활 패턴을 바꿔보자고 하셨다. 낮에 잘 먹기, 밤에 잘 자기. 

 

그래보자. 낮에 잘 먹기, 밤에 잘 자기.

 

 

인내력

나 : 쌤 저 요즘 요가를 하는데요, 요가 하고나면 좋은데요,,, 근데 하는 중에 한 동작을 오래 유지하고 있는 게 너무 지겨워요. 제가 인내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나봐요. ADHD라 그런가요?? 

쌤 : 네.. 맞습니다 ^, ^ ADHD는 흥미롭고 하고 싶은 건 집착 정도로 끝까지 물어드는데요, 운동 좋지, 그나까 하긴 해야지,,,, 하는 건 금방 지겨워해요. 사실 요가는 ADHD에게 안 맞는 운동입니다 ^, ^ 헬스처럼 도구를 바꿔가면서 짧게 하는 게 더 잘 맞아요.

나 : 오, 헬스 할 때는 지겨운 적이 없었어요

쌤 : ^, ^....

 

 

 

막막

나 : 예전엔 안 그랬는데요, 요즘에 종종... 예를 들면 눈을 감고 있다. 그러면 갑자기 눈이 멀면 너무 끔직하겠다는 생각이 밀려오면서 가슴이 막막해지고, 답답해지고 그래요.

쌤 : 그 생각이 커다랗게 덮치나요?

나 : 네네

쌤 : 그건 우울증 때문인 거 같습니다. 전에 신경을 과사용 하셔서 처방을 받고 약을 드시다가 중단했잖아요? 근데 아직 덜 회복이 된 거 같아요. 낮에 세라토닌 약을 조금 더 포함시킬테니 그렇게 지켜보죠.

나 : ^, ^ 고맙습니다.

 

 

 

진료 결과

낮에 잘 먹고, 밤에 안 먹고 잘 자기. 자기 전에 약 꼭 먹기.

요가 지겨운 건 흥미가 없는 것에 쉽게 질리는 ADHD 때문이라고 이해하기

막막한 건 우울증 때문으로 이해하고 약 잘 먹기.

 

 

해보자 ! 끗 ~! 

 

 

 

 

 

 

 

and

 

 

 

 

 

+ 성인 ADHD라면 누구나 공감할 과거의 나

 

: 할 일이 생긴 직후부터 압박감이 시작된다. 

: 압박감을 침대에서 딴짓을 하며 이겨내 보지만 패배... 몇 날 며칠을 패배....

: 이제 더 미루면 망할 때 손에 잡아보려 해보지만 아직 괜찮은 것도 같고 하면서 실패.....

: 계속 시달리지만 안 함

: 진짜 졷된 걸 느낄 때 머리가 싸해져 아 해야 해 하고 시작하는데 시작하면 못 멈춤

: 하긴 다 함. 근데 미루느라 시간을 다 써서 밤을 샌다던가, 다음 날 일을 뺀다던가 하는 식이 됨. 다음 날 스케줄에 차질 생김

: 돌입하고나면 와 이걸 왜 미뤘나 현타 옴. 이렇게 하면 하는데.

: 다음엔 미루지 말아야지 대결심!

: (다음 할 일 생김) 압박감에 미루기 시작....

 

 

 

 

 

 

+ 치료 과정에서 미루는 원인 파악 1

 

:  예를 청소로 들어보자. "청소를 하자"고 생각했을 때 내 머릿속은 ->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걸로도 모자라 그동안 쌓인 책장 밑 먼지까지 다 닦는 상상을 하고 있다. 아주 완성도 높게 완료된 청소를 떠올리며 "청소하자"라고 결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청소를 미뤘기 때문에 정리할 게 산더미다. 저걸 다 정리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경험상 집중력과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뇌도 그걸 안다. 아무 때나 발휘할 수 없는 집중력이라는 걸. 시간도 많이 들지,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지. 그걸 발휘할 수 있는 상태는 아무 때나 찾아오지 않는다. 준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시간도 확보해야 하고, 에너지도 확보해야 한다.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부담이 된다. 결국 지금은 아닌 것 같아... 못해... 하고 미룬다.

 

 

 

+ 해결 방법 1 

 

: "청소를 하자" 고 떠올렸을 때 내 머릿속은 -> "오늘은 바닥에 떨어진 휴지만 줍자, 이것도 청소라고 부를 수 있다" 고 생각해야 한다. 시작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이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일은 3분이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휴지를 다 줍고도 더 청소할 수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있다면, 그리고 청소할 기분이 여전히 난다면 더 청소하면 되는 것이다. "욕실 하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치우자"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그걸 하고도 더 청소할 수 있다면 "욕실 유리를 닦자" "변기를 솔로 닦자" 정도로 행동을 한다. 결코 "전부 다 정리한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계단 한 칸만 올라가 보고 '잉? 더 올라갈 수 있겠는데??' 하면 한 칸만 더 올라가 보는 정도로 이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떤 날은 청소를 대 완료할 수도 있고, 중간에 멈출 수도 있다. 그래도 한 달 내내 청소해야 하는데.... 하고 미루면서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방도, 내 마음도.

 

 

 

 

 

 

 

 

 

+ 치료 과정에서 미루는 원인 파악 2

 

: "헬스를 가자" 고 떠올렸을 때 내 머릿속은 -> "가서 한 시간을 운동해야 해. 근력운동 40분 유산소 20분...." 하면서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러면 벌써 압박이 밀려온다. 그걸 어떻게 해... 지금 체력이 좀 없는데...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흘러 운동 갈 시간을 놓치고, 자책을 하고, 내일은 꼭 가야지 이 의지력꽝아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무기력해진다.  

 

 

 

 

+ 해결 방법 2

 

: "헬스를 가자" 떠올렸다면 내 머릿속은 -> 일단 운동복을 챙겨입고 현관문을 여는 것만 떠올려야 한다. 조금 더 할 수 있다면 헬스장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까지만 생각해야 한다. 그것만 성공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다음을.

 

완벽한 완료점은 생각 할 필요가 없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 때 기타 왕의 연주를 보며 저 정도로 쳐야지. 하고 돌입했다간 포기하기 십상이다. 기타만 잡자. 기타만 잡자. 하고 매일 조금씩 치다 보면 실력이 느는 것이지. 기타 왕의 연주 실력이라는 목표는 내 실력을 늘려주는 게 아니고, 시작도 전에 압박감으로 시작도 못하게 괴롭히기만 하는 일이다.

 

 

 

 

 

 

 

+ 이러고 사는 이유

 

: 성인 ADHD는 집중하기까지 힘이 많이 든다. 일을 시작하기까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쓴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그래서 시작이 어렵다. 뇌에서 '다음 수행할 할일' 자체를 잘 떠올리지 못한다. '다음 수행할 할 일'이 떠오르더라도 그걸 왜 실행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일은, 실행을 할까 말까 하는 고민을 해선 안 된다. 그냥 실행에 돌입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걸 뇌가 지시한다. 그러나 우리 성인 ADHD는 그 뇌기능이 약하다. 그러니 많은 다짐과 의지력, 자책, 압박을 느껴야만 실행해야 할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시작에 힘이 많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시작만 한다면 할 수 있다. 그러니 시작의 문턱을 낮추자. 오늘은 한 걸음만 걷자. 헬스장 입구까지만 도착하자. 바닥에 휴지만 줍자. 그래도 된다. 그래도 한 거다. 그렇게 오늘 한 걸음만 걷자.  

 

 

 

 

 

 

 

 

and

 

ADHD 사람에게 모닝 루틴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잘하고 있다는 느낌

ADHD 사람에겐 없는 것이다.

'하고 있다'는 상태로 가기조차 어려운데 잘하고 있다라니. 그런 일은 없지 없지(절레)

ADHD 사람이 만약 뭘 잘 수행했다면, 수행해야 할 다른 일이 틀어졌을 것이다... 

뒤늦게 발동이 걸려 과제를 해냈지만 밤을 새워서 다음 날 학교에 결석하는 삶이 ADHD 사람의 삶인 것.

그런 내게도 오 요즘 잘하고 있네 나? 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대단하다.

'잘'의 출발은 이러함.

 

아침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두 시간이 걸리고요. 같은 푸념을 줄줄 뽑아내는 내게

정신과 선생님이 모닝 루틴을 만들어 보라고 몇 달 전에 조언을 해주셨다.

아침에 시동 거는 게 오래 걸리는 타입 인간은 분명

'일어나서 바로 할 일' 조차 없을 게 분명하다.

아니. 할 일은 있지만 아침엔 아무 생각이 없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서 나중에 지나고 아이고 그걸 했어야 하는데 하는 굴레의 운명 속에서 사는 ADHD 사람...

  

선생님 조언대로 일어나자마자 할 일을 만들어 봤고

실패하기를 여러번.(잠에서 막 깬 상태에서 할 수 없는 거대한 계획을 야침 차게 세웠던 듯)   

그러다가 수많은(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하고픈 일 중

잠에서 깼어도 침대에서 뒹굴거리고픈 욕망을 채워줄 수 있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어플로 영어 공부하기>가 모닝 루틴으로 아주 딱 들어맞았다!

난이도가 쉬워서 시작이 부담스럽지 않고, 하다 보면 성취감이 생겨서 좀 더 좀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그 욕망이 나를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지 후후....

 

영어 어플은 duolingo와 lingochamp를 쓰고 있다.

아침엔 듀오링고를 자기 전엔 링고챔프를 하자는 목표인데 아직 나이트 루틴까지는... 생성하지 못함.

모닝 루틴을 정해놓으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할 일을 생각해내는 데 실패율이 낮다(실패는 함)

그리고 그게 하루 시동을 바로 걸게 도와주고, 성취감도 줘서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는 데 수월하다.

 

이제 그다음 루틴을 만들었다.

운동.

사실 영어 전에 잡았으니 실패했던 루틴이 운동이었심...

그러나 운동을 잠에서 막 깬 인간이 침대 위에서 시동 걸기엔 무거웠음.

그래서 계속 실패를 했었는데 영어를 하고 난 나는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운동은 초장에 끝내는 게 짱이다. 

미루기 쉽기 때문에 이것만 하고 운동 이것만 하고 운동하면서 미루다가 결국 못하고 하루가 끝나기 때문이다.

이제 내 모닝 루틴은 영어->헬스가기

 

 

다음 목표는 모닝 루틴을 활성화 하기.

그다음 목표는 나이트 루틴을 만들기와 약속에 늦지 않는 ADHD 사람 되기.

 

해보자! 

 

 

끗~! 

 

 

  

and

 

 

 

 

 

 

 

오늘 병원 다녀온 감흥, 정말 좋아서 적는 기쁨의 후기 ! 자전거타고 다녀와서 질주에 기쁨이 더 넘친 듯 하지만????? 

 

 

 

 

 

 

변화

5년동안 둘이 운영한 가게를 최근 3개월 혼자 운영하게 되었음. 

 

 

증상

2개월 반은 어리둥절 닥치는 대로 운영을 했으나 최근 몇 주 전부터 막막하고 부담이 되기 시작. 원래도 일을 시작하기 전, 늘 그런 기분이 있었지만 그래두? 일을 하다가 보면 수월해지고는 했는데. 지금은 일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손님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막막해짐.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봤다 ! 이 새로운 막막함... 어찌해야 하는지. 선생님은 계기가 있었는지. 막막한 이유를 아는지. 걱정인지 부담인지 이리저리 물어보셨음 !

 

 

 

나 : 계기 모름. 막막한 이유 모름.. 걱정x 부담o 인건 확실

 

 

쌤 : 부담 느끼면 어떻게 하세요?

나 : 메뉴 들어온 거 하나씩 만들면 금방 끝나~ 하고 제게 말해요. 하지만 효과는 미약..

 

 

쌤 : 보통 어릴 때 엄마가 공부해라~ 하면 네, 하는 동시에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시작하려면 애를 써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ADHD는 집중이 안 되고, 산만해서 일에 착수하려면 애를 써야 시작이 가능하잖아요.

나 : 네네네네네네네네(극공감)

 

 

쌤 : 시작에 애를 많이 쓰죠. 그렇게 힘을 많이 들여야했던 경험 때문에 지금도 일이 들어오면 아이고 이걸 어떻게 시작하나 하고 막막해지는 것 같아요.

나 : 네네네네네 이 느낌 맞아요!

 

 

쌤 : 지금은 바로 일에 착수하는데 힘이 많이 안 들죠?

나 : 네, 수월해졌어요 많이

 

 

쌤 : 약이 행동 교정을 해줘서 많은 부분이 실제로 수월해졌어도 기질은 그대로 남거든요.

나 : 오오.. 그렇구만요.....

 

 

쌤 : 애를 써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경험 때문에 지금도 일 시작하실 때 막막해지시는 것 같은데, 잘하실 수 있으세요. 지금의 선생님은요. 집중 잘하시잖아요.

나 : (찡....)

 

 

쌤 : 일이 들어옴-> 아이고 막막해-> 시작 이 과정이셨을텐데. 이제는 일이 들어옴->시작으로 넘어가보세요. 하실 수 있어요.

나 : 아아아아 그렇게 넘어가면 되는구나! 그렇군요!

 

 

쌤 : 그리고 일하면서 거슬리는 물건들 치워보세요. 좀 더 정돈이 되면 도움이 될 거예요.

나 : 오, 최근 이사했는데 정돈된 환경이 저를 순조롭게 한다는 이로움을 느꼈어요! 가게도 그렇겠네요! 와 정말 고맙습니다. 열쇠를 찾은 기분이에요!!!!

 

 

 

인사 꾸벅하고 나왔다. 내 스스로 처리 안 되는 감정을 물으면 답을 들을 수 있는 곳이 - 선생님이 - 그런 날이 정기적으로 있어 정말 다행이다. 마음이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날을 기록!

 

 

 

 

 

 

 

체중이 증가했던 건 세로토닌 약을 바꾸면서 멈춘 듯! 운동을 하면 내가 알던 반응이 이제 몸에 나타난다. (그전엔 운동을 뭘 하든 신진대사엔 반응 없는 느낌이었고, 이상하게 체중이 늘었음) 선생님께 이렇다고 말하니까. 원래의 대사로 돌아온 기분이냐고 물으셨고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부턴 전에 먹던 세로토닌 약 반절 들어있던 것도 빼고 새로운 세로토닌만 먹게 되었다. 다음 병원 예약까지는 앞으로 3주. 또 잘 관찰하고 잘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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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변화 모음


1.
그동안 우울증 약이 하나 줄었다. 야호
자기 전에 먹는 불안을 낮춰주는 약이 빠졌음.


2.
치료 후 무기력이 거의 소멸돼서 활동량이 엄청 늘었는데도 5개월 동안 꾸준하게 체중이 늘었다. 3-4kg은 늘었음.
당연히 내 생활에 뭔가 구멍이 있다, 운동을 늘려야 한다 등을 생각하다가, 혹시 하고 선생님께 말하니까 지금 먹고 있는 세로토닌 약이 체중 증가의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존 약을 1/2로 줄이고 다른 세로토닌 약을 추가해주셨다. 이후 꾸준하게 늘던 체중 증가는 멈춤 !



3.
약빨이 떨어지면 바로 시동이 꺼져서 '좀 더 움직여야 할 때' 먹는 필요시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면 3시간 더 활동 가능! 낮에 예상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날 먹기도 한다.


4.
그래두 11월 말부터 더 쳐진다. 의사 선생님이 추워지면 인간은 누구나 그렇다고.... 네... 선생님....


5.
쳐지는 건 아침이 가장 그렇다. 못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 약을 점심에나 먹고 그랬다. 작전을 바꿔서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는 이른 아침에 다시 침대로 가기 전에 약을 먹는 거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어날 수 있다. 이 방법이 정말 효과가 좋아서 잠 깬 이른 아침 꼭 약을 먹고 다시 자러 간다.


6.
치료가 정말 만족스럽다. 간혹 숨이 답답하게 쉬어져 자기 전에 숨 막힐까 봐 불안하던 증상이 완전 사라졌다. 불안이 만들어낸 증상인 듯. 만족스럽고 만족스럽다. 의사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일을 미루던 증상이 줄어서 기쁘다.(완전 없어지진 않음)

모든 사람들이 정신과 다니면 좋겠다, 병 키우지 말고 작은 타박상에 밴드를 붙인다는 마음으로 다니면 좋겠다.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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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시작하고 오전 7시-9시쯤 맘만 먹으면 벌떡 일어나 할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신체를 가지게 되어서 ‘와… 나는 됐다. 남은 인생 걱정 없다!’ 하고 신났는데,,,,

가을 오면서 오전 9시에 눈을 뜨긴 뜨나 다시 자고. 겨우 오후 12시에서 오후 2시에 굼실굼실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점이 나를 우울하게 해. 치료 전 (돌아가기 싫은)과거의 무기력 나와 닮아가고 있다는 게 무섭다. 의지로 극복????? 그런 건 해내본 적이 없음…

물론 일어나서 약을 먹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예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행동하고 실행하고 판단한다. 그건 정말 기적의 영역!!!!!!! 부팅만 고장난 컴퓨터가 된 기분임.

아 계속 평탄하게 일상 유지할 줄 알았지, 이런 기복이 생기는구나….

이걸 어찌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주 수요일 대공개 됩니다!!! (왜냐면 병원 감)


치료하는 모든 분들 정말 응원해요!!!! 우리 계속 수정해가며 치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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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55일 차, 우울증 80일 차 사람의 스트레스에 관한 질문

 

 

오늘은 병원에 가는 날. 질문을 할 수 있는 날이다. 좋다. 일상에서 생긴 질문에 직접 답을 찾아보다가 진료 날 선생님께 물어보는 즐거움이 크다.

 

이번 질문은 <내 스트레스를 알자>이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감지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는 것을 깨달았다. 스트레스 저항력이 엄청 낮게 나온 나. 보통은 1400 정도 나온다는데, 나는 300대가 나왔다. 보통은 스트레스가 들어오면 저항을 해서 안 받거나 덜 받거나 하는 것인데,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항력 없이 고스란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수치이다. 친구들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도 티를 안 내니까 그걸 다 떠안고 있지. 했다. 그렇다. 티가 안 난다. 왜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 선생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아는 법이 있을까요? 친구들은 티를 안 낸다고 하는데, 저는 티를 낼 수가 없어요. 무슨 일이 생겨도 '그럴 수 있지 모' 하고 넘겼는지 알았는데, 저도 모르게 받고 있었나 봐요.

 

선생님 : 티를 안 낸다는 것, 그건 잘 모른다는 것과 같아요. 말할 수 없다면 모르는 것과 같아요. 그걸로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을 할 수 있어야만 아는 거예요. 말을 하다가 알게 되기도 하구요. 말을 해보세요. 말을 하기 어렵다면 글을 써보세요. 글보다는 말이 효과가 좋지만 글도 괜찮아요.

 

나 : 저는 사람들한테 부정적인 얘기를 굳이 안 하게 될 거 같아요. 그런 습성이 있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싶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안 좋아해요. 그러면 글로 쓰게 될 텐데 그냥 쓰면 될까요??

 

선생님 : 쓴 다음에 다시 읽는 게 중요해요. 읽을 때 수긍을 해줘야 해요. 다른 사람들 스트레스받은 얘기 들을 때 어떻게 하시죠?

 

나 : 아이고 힘들었겠다.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받았구나? 하죠.

 

선생님 : 네, 맞아요. 다른 사람들한텐 그게 잘 되잖아요? 근데 내 얘기에는 그렇게 안 될 거예요. 다시 읽으면서, '이건 이러지 말 걸,,, 나 왜 부족할까' 이렇게 할 가능성이 높아요. 내 얘기에는. 그렇게 읽지 말고, 다른 사람 얘기 들어줄 때처럼 수긍하면서 읽어보세요. 아 이런 게 힘들었구나. 나는 이런 걸 싫어하는구나. 있는 그대로 나를 읽어주세요. 관찰도 하고요.

 

나 : 스트레스받으면 배가 아파요.

 

선생님 : 그것도 좋은 감지법이에요. 그렇게 알아차리시면 되어요.

 

나 : 근데 배가 아프다는 건 이미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라,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할 때 스트레스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어요. 

 

선생님 : 일단 다 적어보세요. 

 

 

 

미쳤다...... 선생님...... 천재... 정말 그렇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진짜 선생님 말씀대로 해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정말 이걸로 스트레스를 감지할 수 있게 될까. 일단 나는 배가 아팠던 일, 또 그럴 수 있지 하고 생각했던 일들을 다 적어보려고 한다. 다 적고, 아 나는 이걸로 스트레스를 받았구나. 수긍해보려고 한다.

 

또 일을 미루는 걸 잘 바라보고, 왜 미루는 지도 적고 싶다. 말로 할 수 있어야 잘 알 수 있다. 느낌을 받는다. 는 지점에서 멈춰있고 싶지는 않다.

 

 

 

 

 

 

성인 ADHD 약 복용 55일 차, 우울증 80일 차 사람의 치료 효과

 

 

약을 먹은 지 3개월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변화를 적어 볼까나.

 

 

 

아침

- 과거  : 늦게 겨우 일어났다. 몸이 부서지는 것처럼 찌뿌둥하고 힘이 없다. 이미 지쳤다.

- 현재  : 일찍 일어난다. 마음먹으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 일어나면 풀 충전한 것처럼 개운하다.

- 원하는 미래  : 이제는 기상시간을 정해서 루틴을 만들고 싶다.

 

- 과거  : 늦었다. 뭐 돌아볼 겨를 없이 튀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몸이 무기력하다.

- 현재  : 일찍 일어나 본 경험이 없지만 뭐든 하고 싶다. 일단 설거지를 한다. 빨래 정리도 하고. 깨끗해진 방에서 요가를 해볼까? 하고 요가를 하거나 아침 운동을 한다. 음식을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차려 먹는다. 영어 공부를 하거나, 밀린 연락을 하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책을 읽어나 한다. 그런데 가을이 오면서 일어나도 침대에 누워 1시간 넘게 핸드폰을 보는 일이 생겼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 무섭다. 선생님께 물어보니, 약효에 익숙해져서 그럴 수도 있고, 추워져서 그럴 수도 있다고??? 그럴싸한데??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할 일을 계획하고 잠들라고 하셨다. 그러면 바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 원하는 미래  : 일어나서 할 일 루틴을 만들고 싶다. 그걸 실행해보고 싶다. 꾸준하게. ADHD는 계획이 없으면 일찍 일어나도 시간만 보내기 십상이다. 루틴을 만들자.

 

 

 

출근 전

- 과거  : 늦었기 때문에 처리할 일을 못하고 출근하는 게 일상. 모든 일은 미뤄졌다. 장사에 쓸 장보기도 미뤄졌고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 그리고 문 여는 시간도 늦어졌다. 매일 지각이었다. 괴로웠다.

- 현재  : 아직 시간 계산을 못 한다. 그래서 촉박하게 나가긴 한다. 하지만 오전에 많은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허둥대지는 않아도 된다. 문을 늦게 여는 일도 거의 없다.

- 원하는 미래  : 출근 전에 역시 루틴이 있었으면. 그리고 시간을 좀 여유 있게 가지고 출발했으면 좋겠다.

 

 

 

업무

- 과거  : 주문을 까먹는다. 다음에 할 일이 뭔지 허둥대다가 한다. 실수를 한다. 동선이 비효율적이다.(뭘 해야 할지 머릿속에 정리가 안 되어있으므로....)

- 현재  : 주문을 잘 기억하는 데다가 손님한테 필요할 걸 챙기는 센스도 발휘한다. 다음에 할 일이 뭔지 머리에 그려져 있다. 그대로 움직이면 된다. 동선이 효율적이다. 그 방향에 간 길에 필요한 걸 다 챙겨서 온다.  

- 원하는 미래  : 마감한 후에 힘이 없다. 마감을 빠르게 해내고 싶다. 이외엔 없다. 아주 만족하는 시간이다.

 

 

 

퇴근 후 

- 과거  : 낮에 무기력하느라 소모하지 못한 에너지를 그나마 밤에 소모해야 한다. 낮에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할 일은 잠과 씨름하지 않는 가게 마감 후에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서 뭘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벽에나 하는 일은 몸에 무리를 준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할 수 있는 시간은 새벽 밖에 없고, 새벽엔 에너지가 그나마 돌기 때문이다.

- 현재  : 할 일을 낮에 대부분 한다. 활동량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마감하고 나면 시동이 꺼지듯 몸이 녹초가 된다. 좀 이르게 녹초가 되는 감이 있어 선생님께 상담을 했더니, 3시간 더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필요시' 약을 처방해주셨다. 마감할 시간에 녹초가 될 게 뻔하므로 요즘엔 집에 가서 하다 잘 일이 있으면 미리 3시간짜리 약을 먹어둔다. 가방에 '필요시' 약이 늘 있다.

- 원하는 미래  : 체력을 길러서 필요시 약이 없어도 할 일을 잘하고 자고 싶다.

 

 

 

식사

- 과거  : 급한 대로 먹었다. 근데 또 잘 챙겨 먹고 싶어서 시간을 무리해서 먹었다. 낮엔 늦게 일어났으므로 종일 배고프다가 일 시작하기 전에야 겨우 먹었다.

- 현재  :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간단하게 먹는다. 이후 일 시작하기 전에 제대로 먹는다. 하지만 ADHD 약효가 도는 동안엔 입이 짧아진다. 조금 먹으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적당량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퇴근 후에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퇴근 후에 입맛이 제일 좋다. 아직 규칙적으로 먹지는 못하고 있다.

- 원하는 미래  : 식사 때를 맞춰서 먹고 싶다. 이건 아침 루틴을 만들면서 식사를 몇 시에 할지 정해봐야겠다. 식사 간격과 식사의 종류, 식사의 양을 규칙적으로 먹고 싶다. 

 

 

 

수면

- 과거  : 잠드는 건 문제가 거의 없었지만, 핸드폰을 보다가 늦게 자는 일이 일쑤였다. 다음 날 늦게 일어나고, 자도 피곤하고. 아주 비효율적인 삶....

- 현재  : ADHD 약의 약효시간인 12시간이 다 되면 시동이 저절로 꺼지기 때문에, 또 자기 전에 먹는 약을 먹으면 노곤해지기 때문에... 금방 잠이 든다. 딴짓 안 하고 잠을 자서 좋다. 수면의 질이 높다. 자다가 잘 깨는데, 다시 잠이 드는 건 어렵지 않아서 문제가 있지 않다. 일어나면 개운하기 때문. 완전 신난다.

- 원하는 미래  : 없다. 만족한다.

 

 

 

 

 

원하는 미래는 루틴 뿐이군ㅋㅋㅋㅋㅋ 굉장하고 좋다. 이런 시간을 줄곧 기다렸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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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다녀왔다. 선생님 짱 조아 !!


이게 내가 먹는 메디키넷
색두 예뿌지??? 나한테 정말 잘 해주는.. 선명한 안경같은 애야.



🔸가서 말씀 드린 것
- 약에 익숙해진 기분. 약을 먹고 2시간 후쯤 느끼던 들뜨고 흥분되던 느낌은 사라졌다.
- 약에 익숙해지니 더 숙면을 취하는 느낌
- 그러나 그만큼 조금 늦게 일어나게 된다
- 나머지는 대 만족!

🔸질문
-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에 대하여



🔸선생님 답
약이 부작용 없이 잘 맞는 것 같다. 용량만 좀 더 늘려 보겠다. 용량은 용량을 늘려도 더이상 변화하는 감각이 없을 때까지 늘려가보는 것이라고.


변화의 여지가 아직 많다는 게 유잼!





눈을 잘 깜박거리는 건 원래 ADHD-강박-틱이 연결고리로 있는데 그래서 나타나는 틱의 일종일 거라고. 근데 쌤이 행동인지를 함께 보시는데 내게서 발견 못 하셨다고. 틱이 약한 건지, 아니면 특정 시기에 틱이 생기는 건지 모르겠지만. 크게 불편한 게 아니면 그러려니 하는 것도 좋고. 불편하면 약으로 치료를 해보자고 하셨다. 나는 관찰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구 약이 익숙해지고 나서 일과 마치고 바로 고꾸라져 잠드는 현상이 불편해서(2주정도 그랬다) 일과 마쳐도 세시간 정도 할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음. 그랫도니 세시간 정도 효력을 내주는 약이 있다는 것 아니겠심!!! 필요시에만 먹으라고 처방을 받았다. 와 \ ^. ^ / 나 이제 세시간 작업 할 수 있는 거야 ????? 신나 신나





2주 후에 가기로 햏다.

병원 방문 이야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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