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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3.25
    20210325 지금 뿐이던 사람이 끝을 생각하게 된 상태에 관하여.

 

 

 

 

 

 

난 지금이 좋당... 현재는 직접 느낄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을 이르는 말이라는 데, 어쩜 정말 그렇지?? 내가 >>>뭘 느끼고 있는<<< 그 상태가 좋다. 그렇다는 건 느꼈던 과거나 느낄 수도 있는 미래는 별로 흥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가끔 추억에 젖어들고 미래를 계획해보기도 하지만 금방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 맛있는 걸 입에 넣고, 듣고 싶은 음악을 트는데 그럼 바로 재밌다. 몸을 찌르르하게 관통하는 흥미로운 자극 그것은 지금에 있네. 우우우~

 

예측대로 일이 흐르지 않고 다르게 흐르면 마치 변주 같아서 더 재밌기 때문에 예측을 안 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버린 지금의 내가 그런 내가... 요즘은 자꾸 끝을 생각하게 되었다... (힘빠진 두듕...) 노아가 떠나고, 활동가들이 뮤지션이 젊은 여성들이 세상을 떠나는 부고를 빈번하게 접하고, 할머니가 예전보다 약해지시는 걸 보면서 생긴 습성인가 싶기도... 자꾸 내가 죽으면 내 물건은 어쩌나 좀 줄여놔야 하는딩... 하고 생각하고, 어제는 ㅎㄴ님이 여름의 욜라탱고는 더 좋을 거 같아요.라고 했는딩 그 말에 끈적한 공기가 달큼한 주황색 빛과 겹쳐져 음악소리가 웅웅 퍼지는 끝내주는 욜라탱고가 진하게 떠오르면서도 이렇게 좋은 욜라탱고는 언제까지 있을까 같은 말을 뱉어버렸다. 이건 내가 살아오던 유형이 아니다.... 그리고 이상해.... 미래라면 몰라도 자꾸 끝을 생각하고 마는 것은.... 그것은 정말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인뎅.

자꾸 무너지고(오늘도 일하다가 혼자 갑자기 무너짐) 끝을 떠올리는 건 노아를 잃은 상실이 큰 영향일 거 같은데, 나는 그 상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여전히 도저히 모르겠고, 일상은 아무 일 없이 살아지고... 아무 일 없이 살아지는데 갑자기 울고 불고 할 수 있는 노릇이 아니고. 좋은 걸 접하면 그 순간은 또 겁니 좋고 그러는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지... 하면서도 도움이 된다는 일은 모조리 해버려서 나아지고 싶고 그렇다. 그래야 사려 깊은 노아도 언니 해피? 그럼 나도 해피~~~ 하고 좋아핼텐뎅. 근데 네가 없는 게 나눈 너무나 싫고 슬픈뎅 어떻게 해피해... 너는 지금에 없는뎅 어떻게 지금이 좋냐고... 마음의 준비를 그렇게 많이 해놨는데도 아무 소용없이 힘들다. 사람 마음이라는 거 어떻게 이렇게 생겨 먹었냐... 여전히 지금이 좋지만, 도저히 지금을 긍정할 수가 없는 모순에 갇힌 상태이다. 이런 밤이 오면 지금을 깨우려고 달리러 나가거나 'Il me semble que je serais toujours bien là où je ne suis pas' 저는 항상 제가 없는 곳에 있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이 나오는 토성의 영향 아래를 들으러 간다. 오늘도요

 

 

 

 

+ 오늘의 노래

 

거기 누구 있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알레고리의 숲

꿈의 미로

우린 어디에 있나요

 

 

도재명, 토성의 영향 아래

www.youtube.com/watch?v=8-EZBysYH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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