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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확실히 이것도 가능하고 저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양립을 열어놓는 이론이 좋다.(이런 쪽에서 테리 이글턴 선생 너무 좋아해...내 새로운 애선생)

누군가 한 가지를 두고 이거 진짜야, 가짜야? 라고 묻는다. 답은 진짜 거나 가짜 거나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진짜인 동시에 가짜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애초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가치조차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질문을 받으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중에서 결정해야만 한다는 오류에 빠져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탐구하고 답을 찾아가려고 할 때, 아니 이런 거 다 떼고, 단지 한 인간을 사랑해서 그를 이해해보려 애를 쓸 때 내가 가장 해야 할 일은 그를 단정 짓지 않는 것이다. 얼마든지 우린 변화할 수 있고, 이미 수시로 변화하는데. 실패하지 않기 위해 선명하지 않은 그를 파악하려 하느니 그저 시시각각 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바라보는 게 어떨지. 오늘은 어떤 온도의 어느 기상상태인지를 조금 미리 짐작해보는 정도로 우산을 준비하거나, 두툼한 겉옷을 준비하고서 오늘을 같이 걸으러 가보는 것. 확실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강박은 대상을 이해하기도 전에 단정해버리는 맹점을 만든다. 판단은 중요하다. 그러나 빠르게 도착하는 경주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 산책을 오래 하고, 대신 나를 위해 너를 위해 겉옷이나 커피를 챙겨서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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