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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203 우울증 + 성인 ADHD 치료 5개월차 후기

 

영화 사이드 웨이 장면 (그냥 이미지를 넣고 싶어서 넣음. 내가 좋아하는 장면임)

 

 

 

 

지금까지 겪은 변화를 쭉 적어볼까.

 

 

 

 

 

🎾 치료 전

 

 

🍊기본 상태 :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매일 뿌옇고 멍하다.

 

🍊수면 :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그러니까 잠에서 못 깨고 늦게 일어나고. 늦게 일어나니까 늦게 자고.

 

🍊일상 : 할 일도 기억이 안 나서 놓치고, 기억이 나는 할 일은 미루고, 매일 늦고, 그러니 매일 할 일에 쫓겨서 살고, 방 정리 당근 못하고 살았음.

 

 

 

 

🎾 치료 시작 후 반년

 

 

🍊기본 상태 : 미쳤음. 갓생. 다들 이렇게 사는 거였음???

 

 

🍊수면 : 아침에 눈이 떠짐. 자고 일어나면 개운함.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니까 밤에 일찍 잠.

 

🍊수면 시 생겨난 단점 : 근데 자다가 깨는 일이 생기기 시작. 두 번은 깸. 새벽에 깨서 뭘 먹는 일이 생기기 시작

 

 

🍊일상 : 할 일이 생각남. 바로 수행하기도 하고, 여전히 미루기도 함. 덜 늦음. 할 일을 하긴 하니까 방 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있고, 시간이 남는 일이 생기기 시작. 남는 시간에 지인들이 생각나서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 생김.(원랜 시간에 쫓기니까 누가 생각나서 연락하고 그런 일이 없었음. 나중에 연락해야지 하고 까먹음) 모르는 곳에 (단순하게 식당 영업하는지 같은 거 물어보러) 전화하는 걸 못했는데 전혀 어렵지 않게 되었다.

 

 

🍊미루는 습관의 변화 : 별 거 아닌 일은 바로 수행하지만, 좀 부담되는(집중이 필요한) 일에서는 미루는 습관이 여전히 남았다. 정신과 선생님이 그건 그동안 ADHD으로 살면서 수행 전에 하던 심리적 습관이라 그렇다고.

 

🍊🍊정신과 쌤의 해법 : 집중이 안 되니까 굉장한 에너지를 발휘해야만 일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을 시작하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준비되어야 했고, 그 때문에 부담을 느꼈던 건데, 이젠 집중이 되니까 가볍게 시작해도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했음.

그리고 만약 미루고 있는 일이 청소라면 ADHD는 완벽하게 책장 밑 먼지까지 싹 닦은 청소를 떠올리며 청소를 시작하려고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청소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이 오는 건데, 오늘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만 모아 버리자~~~~ 하고 청소를 시작해도 청소라고 했음. 한 걸음만 걸어보자, 하고 시작하라고.

운동하려 가야 한다면 1시간 동안 내가 해내야 하는 운동과 거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각하지 말고, 운동 센터에 입장만 하자. 가서 10분만 하자. 하고 가라고 했음

 

 

🍊 ADHD 약 : 아침에 일찍 눈을 뜨게 하고, 낮에 수행하게 하고, 밤에 피곤해서 일찍 곯아떨어지게 함. 건강한 수면 패턴이 생김. 약효가 피크를 찍을 땐 심박수가 빨라지고, 약간 불안한 느낌을 받음. 점심에 식욕이 없음. 새벽에 자다 깨는 일이 생기고, 그때 식욕 폭발. 집중이라는 게 바로 되기 시작. 일 할 때 이런 순서로 착착 진행하면 되겠군 하고 머리에서 정리가 자동을 되기 시작. 실수가 현저하게 줄어듦. 까먹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듦. 여유 시간이라는 게 생김. 덜 늦게 만듦. 확실하게 할 일을 기억하고 지시하는 업무자가 생겨서 뇌에 계속 보고를 해주는 기분. 할 일이 기억나고,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받고, 집중력이 존재하니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되는 나..... 너무 놀라워   

 

 

 

 

🎾 치료 시작 반년 후~ 1년

 

 

🍊기본 상태 : 슬슬 갓생에 적응을 한 건지, 밤에 잘 때나 침대에 누웠고 종일 할 일을 빠릿빠릿 찾아서 하던 나는 슬슬 침대에 다시 누워 낮잠을 자기도 하고, 이전엔 할 일을 착착했다면 미루는 일이 더 생김. 왜냐고..... 그리고 중간에 개인사에 힘든 일이 있어서 나는 엄청난 무기력을 겪게 되는데.... 얼마나 무기력했냐면 빨래만 널어도 지쳐서 한 시간 누워있어야 했음. 당연히 일도 겨우 하거나, 못하고. 평소에 하던 운동을 하면 3일간 몸살을 앓고, 진땀이 났음. 누워 있으면 안 아픈데 움직이면 몸살처럼 아팠음.

 

🍊🍊무기력에 대한 정신과 쌤 해법 : 피검사도 해보고, 쉬어보기도 하고,,, 별 거 다 해보다가 진료 날이 되어서 병원에 가 한풀이(?)를 했는데 쌤이 진단이 나왔다고.... 불안이 높아져서 그렇고(불안을 느끼진 못했는데!!!) 그대로 뒀다면 공황장애로 왔을 수 있다고 하심. 약 처방 받았고, 햇빛 보고 오래 걷기. 일기를 쓰고, 그 쓴 일기를 남의 일기 읽는 것처럼 읽어 보면서 내 상태에 공감해보라고 했음. 이게 좋은 게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해소되는 게 있다고. 두가지 다 효과가 있었다.(즉빵 있는 건 아니고 차츰 좋아짐) 

 

 

🍊수면 : 자다가 깨는 건... 그리고 깼을 때 뭘 먹는 일은 여전했음. 그러나 치료 전과 비교하자면 천배는 잘 일어나고, 백배는 개운했음.

 

🍊🍊수면에 대한 정신과 쌤 해법 : 먹고 자는 건, 100프로 몸에 비축하겠다는 것이므로 정말 비효율적인 식습관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했음.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일단 깨지 않고 자도록 치료를 해보자고 했음. 약이 늘었다.(자기 전 먹어야 하는 약이 생김)

 

 

🍊체중 : 어느덧 정신 차리고 보니 10키로가 늘었음. 

 

🍊🍊체중 증가에 대한 정신과 선생님 해법 : 약 때문이 맞다고 약을 바꿔주심. 한 달에 1키로씩 뺀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다이어트를 해보라고 했음. 하지만 무기력으로 인해 운동 불가 상태였기 때문에 약을 바꾸고도 2키로가 증가했고, 감소는 없다고 한다.....

 

 

 

 

🎾 치료 시작 1년 후 ~ 1년 2개월 차(현재)

 

 

🍊기본 상태 : 처음 치료 시작할 때(~6개월)의 갓생은 사라짐. 그러나 어느 정도 무기력도 사라져서 점차 일상을 되찾고 있는 중. 활력이 다시 생기고 있음. 조금 덜 눕고, 할 일을 더 한다. 햇빛 보고 걷는 게 정말 효과가 있었다.

 

 

🍊미루는 습관의 변화 :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하는 (미루고 싶은) 일들을 왜 해야 하는지, 하면 얼마나 기쁜지를 적어보니까 스스로 납득이 되어서 할 일을 수행함. 시작만 해보자. 하고 시작하는 다짐을 1년 넘게 하니까 (여전히 한 걸음만 걸어보자.라는 마음을 까먹고 부담감에 휩싸일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시작을 잘 함. 시작만 하면 염려했던 것보다 수행을 잘 해내는 나를 기억함. 그런 식으로 미루는 습관을 점점 줄이고 있음.

 

 

🍊운동 : 을 회복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유산소는 아직 미루기 때문에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러닝 친구를 구했기 때문에 할 수 있다!(라고 본다!) 근력 운동은 필라테스와, 요가로 하고 있는데 조금 더 욕심이 나지만 일단 요가나 빠지지 말고 가자......

 

 

🍊🍊이제 알아볼 것 : 처음 치료 시작하고 6개월은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고, 이후 6개월~ 1년은 무기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기간이었다. 선생님이 조증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 이건 차차 알아보자고 하셨다. 조증을 지니고 있다면 치료가 좀 달라진다고.  

 

 

 

 

 

🍊🍊🍊🍊🍊🍊 뭔가 다시 시작이라는 기분이 든다. 약이 늘었다가 줄었다가, 평생 낫는 것도 아니고, 뭐가 딱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우울증 약을 함께 복용하지만 새로운 문제점이 생기면 문제 원인을 보면서 수정해나가는 나. 정신과 센세를 한 달에 1번 10분여 남짓 만나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이 생기고, 해결 방법이 생긴다. 나를 더 관찰하게 되고, 그만큼 나를 더 제대로 이해하는 여정. 일이 생기면, 상담을 통해 - 관찰을 통해 받아들이고, 해소하는(먹으면 소화하고 남은 건 똥으로 싸버리는) 반복 속에서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상이 아닌가. 이전의 삶보다 더욱더 진한 삶이 아닌가. 하며 치료가 즐겁고, 지금의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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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병원 다녀온 감흥, 정말 좋아서 적는 기쁨의 후기 ! 자전거타고 다녀와서 질주에 기쁨이 더 넘친 듯 하지만????? 

 

 

 

 

 

 

변화

5년동안 둘이 운영한 가게를 최근 3개월 혼자 운영하게 되었음. 

 

 

증상

2개월 반은 어리둥절 닥치는 대로 운영을 했으나 최근 몇 주 전부터 막막하고 부담이 되기 시작. 원래도 일을 시작하기 전, 늘 그런 기분이 있었지만 그래두? 일을 하다가 보면 수월해지고는 했는데. 지금은 일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손님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막막해짐.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봤다 ! 이 새로운 막막함... 어찌해야 하는지. 선생님은 계기가 있었는지. 막막한 이유를 아는지. 걱정인지 부담인지 이리저리 물어보셨음 !

 

 

 

나 : 계기 모름. 막막한 이유 모름.. 걱정x 부담o 인건 확실

 

 

쌤 : 부담 느끼면 어떻게 하세요?

나 : 메뉴 들어온 거 하나씩 만들면 금방 끝나~ 하고 제게 말해요. 하지만 효과는 미약..

 

 

쌤 : 보통 어릴 때 엄마가 공부해라~ 하면 네, 하는 동시에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시작하려면 애를 써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ADHD는 집중이 안 되고, 산만해서 일에 착수하려면 애를 써야 시작이 가능하잖아요.

나 : 네네네네네네네네(극공감)

 

 

쌤 : 시작에 애를 많이 쓰죠. 그렇게 힘을 많이 들여야했던 경험 때문에 지금도 일이 들어오면 아이고 이걸 어떻게 시작하나 하고 막막해지는 것 같아요.

나 : 네네네네네 이 느낌 맞아요!

 

 

쌤 : 지금은 바로 일에 착수하는데 힘이 많이 안 들죠?

나 : 네, 수월해졌어요 많이

 

 

쌤 : 약이 행동 교정을 해줘서 많은 부분이 실제로 수월해졌어도 기질은 그대로 남거든요.

나 : 오오.. 그렇구만요.....

 

 

쌤 : 애를 써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경험 때문에 지금도 일 시작하실 때 막막해지시는 것 같은데, 잘하실 수 있으세요. 지금의 선생님은요. 집중 잘하시잖아요.

나 : (찡....)

 

 

쌤 : 일이 들어옴-> 아이고 막막해-> 시작 이 과정이셨을텐데. 이제는 일이 들어옴->시작으로 넘어가보세요. 하실 수 있어요.

나 : 아아아아 그렇게 넘어가면 되는구나! 그렇군요!

 

 

쌤 : 그리고 일하면서 거슬리는 물건들 치워보세요. 좀 더 정돈이 되면 도움이 될 거예요.

나 : 오, 최근 이사했는데 정돈된 환경이 저를 순조롭게 한다는 이로움을 느꼈어요! 가게도 그렇겠네요! 와 정말 고맙습니다. 열쇠를 찾은 기분이에요!!!!

 

 

 

인사 꾸벅하고 나왔다. 내 스스로 처리 안 되는 감정을 물으면 답을 들을 수 있는 곳이 - 선생님이 - 그런 날이 정기적으로 있어 정말 다행이다. 마음이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날을 기록!

 

 

 

 

 

 

 

체중이 증가했던 건 세로토닌 약을 바꾸면서 멈춘 듯! 운동을 하면 내가 알던 반응이 이제 몸에 나타난다. (그전엔 운동을 뭘 하든 신진대사엔 반응 없는 느낌이었고, 이상하게 체중이 늘었음) 선생님께 이렇다고 말하니까. 원래의 대사로 돌아온 기분이냐고 물으셨고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부턴 전에 먹던 세로토닌 약 반절 들어있던 것도 빼고 새로운 세로토닌만 먹게 되었다. 다음 병원 예약까지는 앞으로 3주. 또 잘 관찰하고 잘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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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변화 모음


1.
그동안 우울증 약이 하나 줄었다. 야호
자기 전에 먹는 불안을 낮춰주는 약이 빠졌음.


2.
치료 후 무기력이 거의 소멸돼서 활동량이 엄청 늘었는데도 5개월 동안 꾸준하게 체중이 늘었다. 3-4kg은 늘었음.
당연히 내 생활에 뭔가 구멍이 있다, 운동을 늘려야 한다 등을 생각하다가, 혹시 하고 선생님께 말하니까 지금 먹고 있는 세로토닌 약이 체중 증가의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존 약을 1/2로 줄이고 다른 세로토닌 약을 추가해주셨다. 이후 꾸준하게 늘던 체중 증가는 멈춤 !



3.
약빨이 떨어지면 바로 시동이 꺼져서 '좀 더 움직여야 할 때' 먹는 필요시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면 3시간 더 활동 가능! 낮에 예상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날 먹기도 한다.


4.
그래두 11월 말부터 더 쳐진다. 의사 선생님이 추워지면 인간은 누구나 그렇다고.... 네... 선생님....


5.
쳐지는 건 아침이 가장 그렇다. 못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 약을 점심에나 먹고 그랬다. 작전을 바꿔서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는 이른 아침에 다시 침대로 가기 전에 약을 먹는 거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어날 수 있다. 이 방법이 정말 효과가 좋아서 잠 깬 이른 아침 꼭 약을 먹고 다시 자러 간다.


6.
치료가 정말 만족스럽다. 간혹 숨이 답답하게 쉬어져 자기 전에 숨 막힐까 봐 불안하던 증상이 완전 사라졌다. 불안이 만들어낸 증상인 듯. 만족스럽고 만족스럽다. 의사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일을 미루던 증상이 줄어서 기쁘다.(완전 없어지진 않음)

모든 사람들이 정신과 다니면 좋겠다, 병 키우지 말고 작은 타박상에 밴드를 붙인다는 마음으로 다니면 좋겠다.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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