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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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8.08
    20210808 성인 ADHD 약복용 5일차 (+우울증 약 20일차)
  2. 2021.08.05
    20210805 ADHD 약 복용 2일차 (+우울증 약 3주차)
  3. 2021.08.04
    20210804 ADHD 약 첫 복용(+2주차 우울증약 복용)






오후 12시

휴일이다. 충분히 잤다. 개운하다. 개운한 잠을 어렸을 때부터 느끼지 못했는데(자고 일어나면 몸이 더 무거워서 힘겨움) 이젠 느낀다. 정말 기쁘다.







오후 3시 30분

올림픽 배구, 사이클, 배구 결승 보면서 하체 운동, 씻고, 아침 시리얼과 프로틴 먹고, 약 챙겨 먹고, 드라마 한 편 보니까 이 시간이 됐다. 휴일을 충분하게 즐겼으니 할 일을 하자면서 일정 체크하는 다이어리를 폈다.

일정 체크 다이어리 하니까 갑자기 서러움이 울컥 올라와. 예전엔 다이어리를 펴는데 하루 반이 걸렸다. 펴는데 실패하고 휴일 이틀을 할 일 못하고 보낼 때도 많았다. 이게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어렵지... 펴는 순간! 할 일에 대한 중압감이 엄청 밀려오는 걸.

이제는 중압감이 거의 없다. 우울증 + ADHD치료로
<아침ㅇㅔ 일어나는 것>
<할 일을 중압감 없이! 시작하고 있는 것>
이 두 가지가 현재까지 얻은 가장 큰 결과다.
그다음 얻은 건 <할 일을 밀고 나가는 집중력>

힘들면 하다가 말면 된다. 다 하려다가 안 하는 것보다 한 개 하고 마는 게 내게 더 좋고 마음도 편하다. 치료 과정에서 이걸 배웠다.






오후 5시

ㄱㅁㅌ와 메세지를 나누는데 작업실 간 기마태도 작업 중이고, 나도 할 일 중이다. 는 사실이 우리를 돈독하고 신나게 해~~~~~~~~~~~~~~

늘 '누워있지' '자고 있어' 같은 답장을 했는데 기쁘다.






오후 8시 30

- 할 일을 적을 때 많이 적는다 (그동안 안 한 일이 많음)
- 당장 해보면 진척이 없으니(당연함. 일이라는 게 그렇지) 처리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후 3시 반부터 지금까지 한 결과 지금 식사까지 마쳤다. 이제 포스터를 만들어야 함. 아직 시간 계산 - 일 능률 - 집중을 기대보다 하지 못 한다.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 할 일을 너무 많이 적은 탓이 있다. 다 하려고 적은 것은 아니고, 기억하려고 다 적었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실 기대가 컸는데 오늘 긴장감이 평소보다 높다. 의사 선생님이 긴장감 높은 날은 커피를 조절하라고 하셔서 시간도 늦었고 생략하기로 한다. 내일 일어나서 밥 먹고 바로 마셔야징~! 오늘 약이 몸에 흐르는 느낌이 유달리 난다. 그리고 식욕이 별로 없다. 배가 고파서 먹는다는 수준이지 식욕이 솟아서 먹는 것이 아니다. 약의 부작용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탄단지 잘 챙겨서 먹자.












and

 

 

 

 

 

오전 11시

 

여전히 일찍 일어나는 내가 믿기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러 더 자고 일어난 게 이 시간이다. 웃으며 일어난다. 행복해. 일어나는 일이 이렇게 안 힘들고 안 지칠 수 있다니. 나를 미워하지 않고 일어날 수 있다니. 아니 나를 좋아하면서 일어난다.

 

 

 

 

 

오후 12시

 

메디키넷(ADHD약)을 먹으려고 아침을 챙겨 먹는 건강한 순환 과정이 좋다. 능률이 올라서 익힌 재료를 담을 때 각 재료마다 저울에 재서 fatsecret어플에 기록을 하면서 먹었다. 번거롭다고 생각해서 미루게 되던 일이 이젠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해보자. 한다. 하고 나면 기분이 좋다. 내가 하다니. 하면서.

 

어제 필테 하면서 운동을 하는데 체중 변화가 없다고 고민을 털었는데 탄단지 비율을 맞춰 먹고 있냐고 선생님이 물어봤다. 일주일 동안 칼로리와 비율을 맞춰 먹는데도 체중 변화가 없다면(일주일만 해도 변화가 나타난다고) 비율을 변경해보거나 다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우선 비율을 맞춰서 하루 칼로리를 먹어보라고 했다.

 

운동을 2주 후에 가기로 했으므로 그 사이에 잘 기록하고 비율 잘 맞춰서 먹어볼 생각이다. 뭘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이어 바로 '못하겠지만..'이라고 생각하던 인간이 이제는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다. 내가 덜 가엽고 더 가볍다.

 

 

 

    

 

오후 2시 40분

 

요즘 떠올릴 틈이 생기면 꼭 떠올리는 말이 있다. 치료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다.

그걸 잊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너무 도움이 되니까 적어본다. 

 

 

ㅁㅇ님

(내 모습 중 어디까지가 우울증과 ADHD영향이고 어디까지가 내 모습인지 모르겠고 희미해서 혼란이라고 하자)

의사 선생님이 "당신은 지금 구겨진 종이와 다름이 없다. 이미 성격과 우울이 섞여서 정확하게 어디가 우울이고 아님 이건 성격이고 구분할 수 없다. 구겨진 종이를 편다는 것에 우리는 의의를 집중해야 한다."이런 뉘앙스로 얘기해주셨어요

 

 

의사 선생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순서가 정해지지 않은 일과 방 정리 앞에선 너무 막막하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미룬다고 하자)

방 정리를 하자고 생각하면 어떤 사람은 모든 물건을 정리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책장 위에 쌓인 먼지 하나까지 닦아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시작을 못해요, 무거워서. 청소가 비장해지잖아요. 그러니까 한 달에 한번 겨우 청소를 해내는 거예요.

 

(제가 그래요 선생님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하자)

오늘은 바닥에 쓰레기만 모아서 버려야지. 하고 하는 거죠. 그것도 청소잖아요. 그렇게 시작하면 돼요. 오늘은 계단 한 칸만 올라가자. 한 단계만 해도 돼요. 한 단계 한 단계

 

 

ㄱㅎ

(다이어리에 공부 계획 세운다고 하자)

영어 공부 범위 다 하려고 하면 시작하기 어려우니까 다이어리에 "오늘은 영어단어 1개 외우자" 고 시작해봐요 언니

 

 

 

 

 

 

 

 

 

 

 

 

 

and





오후 12시 30분


아침 먹고 약 먹으라고 해서 배를 간단하게 채우고 약을 먹었다. 안 그러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기대가 된다. 기다린 순간이다.

 



오후 1시 20분


머리 정수리가 약간 띵 한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별 다른 변화가 없다. 아직은 산만해서 이거 하다 저거 하다 한다. 어제 마지막이란 기분이 들어서 커피를 많이 마셨다.(세 잔) 오늘은 마시지 말아야지. 관찰자의 시선으로다가.

 



오후 2시 20분


영어 공부를 30분쯤 했는데 무리 없이 집중이 되었다. 원랜 10분 하기도 어려웠는데. 머리가 멍해지고 집중력이 딸려서. 뇌가 초점을 잃어 뿌여지고. 공부하다가 딴짓을 하긴 했는데 조금 이따가 바로 공부로 돌아왔다. 는 점도 놀랍습니다….





오후 4시 10분


필라테스 하면서 질문을 많이 했다. 질문이 많이 생긴다.




오후 4시 25분


운동하고 가게에 왔다. 이 과정에서 평소와 다른 점은 못 느끼고 있다.




오후 6시 20분


시야가 넓게 보인다. 가게 부엌. 컵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길 때면 컵과 컵이 도착할 위치만 봤었다. 오늘은 그 밑에 쓰레기통, 주변에 더 주의해야 할 요소가 있는지, 또 이다음에 할 일은 뭔지를 생각하며 왼쪽(싱크대)에서 오른쪽(진열대)으로 옯겼다. 30도에서 90도 각도가 된 기분. 조금 더 넓게 보고 있다. 아직 다른 건 모르겠다. 혀가 약간 쓰다.

 




밤 12시 넘은 쯔음


머리가 우울증 치료 전처럼 뿌얘진다. 멍하고 졸린 상태에 집중이 안 되는. ADHD 약 효능이 떨어진 상태인 것일까. 첫날이라 아무것도 모르겠다. 선생님이 약을 먹고 생기는 변화를 관찰하며 지내보라고 한 말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근데 약효 떨어질 때마다 이 정도로 멍하면 슬플 것이다. 집에 가서 아무것도 못 하므로. 우울증 약만 먹었을 때는 잠들 때까지 머릿속이 쨍하게 맑았는데. 하지만 걱정되지는 않는다. 슬기롭게 적응해 나가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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