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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아무 맛 안 나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게 좋을 때가 있다. 오트밀 25g을 뜨거운 물에 말아서 전자렌지에 30초 돌리고. 식이섬유 가루 한 스푼을 꿀도 안 타고 물에 타 먹는.. 수분 전혀 안 남게 햇빛에 말려진 곡식과 가루가 혀에 닿았다가 배로 들어가는 감흥. 예전에 시험 보러 가서 출제된 소설 지문으로 쿠바의 빈곤한 아침 식사에 대해 읽은 적이 있다. 아무 맛이 안 나는 딱딱한 빵과 아껴두던 커피 가루를 꺼내 아주 연하게 타서 마시는 흡족하지 않은 모닝 커피. 그러나 그마저도 흡족하게 여겨야 하는 처지. 텅 빈 찬장. 사회주의 국가 하층 계급 시민의 무기력함. 지금 나와 상관이 없는데도 그때 긴장 속에서 읽었던 지문 속 풍경이 끼어든다. 상념도 어떤 배열이 있을 텐데 시간 순은 아닌 듯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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