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픕니다.

블로그 이미지
암헝그리

Article Category

오늘 (342)
oh ↑ (66)
늘 → (275)
가방 (0)

Recent Post

Recent Comment

Calendar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Total
  • Today
  • Yesterday
  1. 2022.06.30
    내가 쓴 글을 모아 봅니다. 1
  2. 2022.06.30
    220630 22년 상반기에 무슨 일이 있었나 적어보려고 했는데 2
  3. 2022.06.30
    220630 특명! 잠을 잘 자자
  4. 2022.06.05
    220605 소리가 커져서
  5. 2022.06.03
    220603 별 거 아니네
  6. 2022.06.02
    220602 자꾸 생각나는 말
  7. 2022.05.31
    220531 5월의 마지막 날에
  8. 2022.05.06
    220506 상주 보호자가 되었다 2
  9. 2022.05.04
    220504 불안이 심해진 성인 ADHD의 경험
  10. 2022.05.02
    220502 1일엔 잠만 자서 벌써 2일이네 스벌....

 

일기 말구 글........

후훗................

 

 

and

 

귀찮네.........

블로그에 있겠지 뭐.....

 

그니까 블로그를 잘 쓰자!

 

끗~! 

 

 

 

'늘 → >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705 모닝 페이지라는 것은 무엇인가  (0) 2022.07.05
220704 6월 말 오후에 있던 시간  (0) 2022.07.04
220605 소리가 커져서  (0) 2022.06.05
220603 별 거 아니네  (0) 2022.06.03
220602 자꾸 생각나는 말  (0) 2022.06.02
and

 

 

이번 진료에서 세 가지를 물어봄.

체중 증가 이유

인내력 부족 이유

갑자기 끔찍한 생각이 들면서 막막해지는 이유

 

 

 

체중

체중이 늘어나는 이유가 약이 아니라는 현수좌의 단답.

그러면 이유가 뭘까?

새벽에 깸 -> 허기짐-> 뭘 먹고 바로 잠 -> 2번 반복 -> 아침에 ADHD약을 먹음 -> 낮에 식욕이 없음(약때문) 그래서 덜 먹음 -> 저녁은 잘 먹음 -> 밤 12시쯤부터 허기짐 -> 뭘 먹음 -> 바로 잠 -> 새벽에 깸 -> 허기짐... 이걸 반복중

 

이 생활 패턴을 들은

쌤 : 낮에 먹는 건 근육으로 가고, 밤에 먹는 건 지방에 저축이 됩니다... 비효율적이죠. 낮에 충분히 드시고 밤에 드시지 마세요. 라고 하셨다.

나 :네..... 그렇겠죠. 그치만 배가 그때 고파요.

 

그래서 자기 전에 먹는 약을 주셨다. 안정제 종류인데, 잠에서 안 깨고 푹 자게 해준대. 그럼 깨서 느끼는 허기짐을 느낄 새도 없이 잘 거 아님??? 생활 패턴을 바꿔보자고 하셨다. 낮에 잘 먹기, 밤에 잘 자기. 

 

그래보자. 낮에 잘 먹기, 밤에 잘 자기.

 

 

인내력

나 : 쌤 저 요즘 요가를 하는데요, 요가 하고나면 좋은데요,,, 근데 하는 중에 한 동작을 오래 유지하고 있는 게 너무 지겨워요. 제가 인내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나봐요. ADHD라 그런가요?? 

쌤 : 네.. 맞습니다 ^, ^ ADHD는 흥미롭고 하고 싶은 건 집착 정도로 끝까지 물어드는데요, 운동 좋지, 그나까 하긴 해야지,,,, 하는 건 금방 지겨워해요. 사실 요가는 ADHD에게 안 맞는 운동입니다 ^, ^ 헬스처럼 도구를 바꿔가면서 짧게 하는 게 더 잘 맞아요.

나 : 오, 헬스 할 때는 지겨운 적이 없었어요

쌤 : ^, ^....

 

 

 

막막

나 : 예전엔 안 그랬는데요, 요즘에 종종... 예를 들면 눈을 감고 있다. 그러면 갑자기 눈이 멀면 너무 끔직하겠다는 생각이 밀려오면서 가슴이 막막해지고, 답답해지고 그래요.

쌤 : 그 생각이 커다랗게 덮치나요?

나 : 네네

쌤 : 그건 우울증 때문인 거 같습니다. 전에 신경을 과사용 하셔서 처방을 받고 약을 드시다가 중단했잖아요? 근데 아직 덜 회복이 된 거 같아요. 낮에 세라토닌 약을 조금 더 포함시킬테니 그렇게 지켜보죠.

나 : ^, ^ 고맙습니다.

 

 

 

진료 결과

낮에 잘 먹고, 밤에 안 먹고 잘 자기. 자기 전에 약 꼭 먹기.

요가 지겨운 건 흥미가 없는 것에 쉽게 질리는 ADHD 때문이라고 이해하기

막막한 건 우울증 때문으로 이해하고 약 잘 먹기.

 

 

해보자 ! 끗 ~! 

 

 

 

 

 

 

 

and

 

 

일요일 공연을 하면서 재밌었고(힘을 들여야 하니 피곤은 하지만) 흥미로웠던 것은, 욜탱에 고정되다시피 놓여있던 물건들을 이동하고 다시 돌려놓은 후에 일어난 일이다. 큰방, 작은방에 설치한 T5 조명들, 구석에 방치해둔 빔프로젝터, 손님이 늘 앉던 테이블, 창고 구석 어디쯤 뒀던 전선들, 화분, 인형들, 거실의 음향장비들,,,,,옥상에서 쓰고선 다시 도로 설치했다. 그렇게 모두 있던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지만 신기하게 미세한 변화가 느껴진다. 멀티탭을 좀 더 활동도 높게 재배치해서 활용도가 높아진 건 내가 의도한 일. 그것도 벼르던 일인데 이번 기회로 했다. 그리고 마태군 말로는 아무것도 건들지 않고 그대로 설치했다고 하는데, 바깥 마당에 설치된 스피커 볼륨이 커졌다. 이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그동안 바깥 스피커 볼륨만 높이고 싶어 이리저리 볼륨을 만져도 되지 않았던 것이(바깥 볼륨을 만지면 같은 선으로 연결된 내부 스피커 볼륨까지 같이 과하게 높아져서 불가능했던 것) 저절로 원하는 볼륨이 된 것이다. 어찌 된 거지???? 정말 어쩌다 된 건데 맘에 든다. 바깥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자면, 아 이거지 하는 볼륨이다.

 

잠시 제자리에서 이탈을 하고, 소풍 혹은 여행같은 걸 하고 나면 뭔가 변화를 보이는 인간처럼 물건도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인가. 평소와 똑같이 돌아왔는데, 미세하게 다른 걸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맨날 보는 공간은 관성으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은 조금 더 보게 되고, 약간씩 달리 보이는 게 좋다. '이동했다가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금이 난다. 흐름은 금이 난 곳에서 생긴다. 

 

이러한데, 내가 호주에 가면 어떻게 될까. 거대한 이동을 한 것만으로 어떤 변화를 가질까? 생각해보면 그동안은 제자리를 찾고 싶었다. 정지하고 싶었고, 뿌리를 내리는데 집중을 했다. 그렇게 꿈만 같은 욜탱을 만들었는데, 애틋한 친구들이 생겼는데,,,,,, 어처구니없게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은 때에 이동에 흥미가 생긴다. 분갈이를 할 때라고, 뿌리를 새로 다시 내릴 때라고 느껴진다. 애써 자리 잡은 곳에서 떠나고 싶어 진다는 건 참 이상한 습성이다. 식물이라면 그 자리에 계속 있을 텐데. 그치만 생각해보면 나무도 제 자리에서 있는 것 같지만서도 규칙적으로 생성한 일부를 계속 떨구고, 어느 시기에는 제 체취든 꽃가루든 바람에 실어 보내 수정을 해서 씨를 만들지. 공기와 물은 평생 순환을 하고, 별도(궤도를 지녔어도) 계속 움직인다. 이제 내게도 바람이 닿는다. 사실 계속 닿았지, 바람은. 그동안은 여기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건데, 이젠 몸을 싣고 이동하고 싶어 진다. 흐름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어떤 소리가 커질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볼륨이 커질가. 어떻게 재배치될까. 이동으로 멀어지는 것들과는 어찌 될까. 가까워지는 건 무얼까. 내가 만들어온 것들은 어떻게 될까. 이동이라는 운동은 그동안 아주 잘 알던 걸 더 이상 알지 못하게 만든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 그 자체가 이동인 듯. 그러나 떠나서 후회한 적이 있던가. 없다. 이동엔 기대가 있다. 평소에 잘하지 않던 기대를 하게 한다. 동시에 이동하면서 발생할 거센 마찰을 견뎌야 한다. 존나 피곤하겠지,,,,, 그치만 마찰 없이 사건이 일어나던가, 그런 일은 없다. 사건은 적어도 다른 대상과 부딪쳐야 발생한다. 기타 줄을 손으로 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근데 자리를 잡는다는 건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정한다는 것인데, 다시 사건 속으로 몸을 던지려는 (내가 지금 느끼는) 습성이 얼탱이 없긴 하다. 그치만 재밌겠지.....? 매태군이 호주에 가려는 이유는 가서 구축하고 싶은 삶이 있는 것인데, 내가 호주에 가려는 이유는 여기에 구축해놓은 걸 다 부수고, 뭐가 지어질지 모르는 상태로 돌입하려는 것에 있네. 가서 구축하고 싶은 것이 뭔지는 모르겠다.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다시 잔뜩 흔들려보고 싶을 뿌니다...... 매태군 손을 잡고 같이 가보고 싶을 뿌니다.... 다시 생각해도 얼탱이 없지만....

 

 

 

 

+ 오늘의 노래

 

송창식, 둘이 둘이만

 

 

둘이 둘이 와 둘이 둘이 와

단 둘이만 와 단 둘이만 걸어와

 

손을 잡고 와 손을 잡고 와

떨어지지 마 꼭 잡고 와 잡고 와

 

소리 내지 마 소리 내면 안돼

소리 내면 남들이 봐

 

귓속말로 해 귓속말로 해 귓속말로

가만 가만히 속삭여

 

 

 

https://youtu.be/iGc8nAnteSI

 

 

 

 

and





심리 상담 7회차 중 5회차 다녀왔는데, 드디어 내가 살면서 절대 말 안 할(그러기로 답내림) 걸 얘기했다. 안 해 본 얘기라 말 할 때 어쩌려나 좀 두려움이 있었는데, 해보니 것도 별 거 아니었다. 있었던 일을 말 할 뿌니었다. 그런 걸 어려울 거라고 담아둔 것도 열받아. 다른 별 거 아닌 일들처럼 별 거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게 맘에 든다. 그럴 뿐이다. 정말. 그리고 이제 꺼져라. 내 안에서. 오늘 똥 쌀 때 모조리 같이 싸버려야지… 내게 아무 영향도 못 끼치게.






and




며칠 전 단골손님께서 오셨다. 근데 간만에 와보니 전에 맛있게 드셨던 메뉴가 없는 것이지…. 그걸 내가 없앤 것 아니겠음????



손님: 성아 씨 이 메뉴 이젠 없어??

나: 네,,,, 메뉴에서 아쉽게도 빠지게 됐어요,,,,

손님: 그래요? 성아 씨가 많이 힘들었구나???



웃고 뒤돌아섰는데, 마음에서 이 말이 계속 메아리치는 거야.

성아 씨가 많이 힘들었구나???

메뉴 없애고 ‘없어져서 아쉬워요, 사장님 부활 안 되나요??’ 이런 귀여운 얘긴 들어봤어도, 성아 씨가 많이 힘들었구나??? 라는 말은 처음이었고, 나도 모르게 그랬구나 나 하게 되면서 오래 위로가 되더라,,, 잉 이게 단골인가 봐,,, 나두 단골가게 가서 메뉴 없어지면 사장님한테 이렇게 말할래,,,,, 사장님이 힘들었나 봐,,,, 하는 마음 헤아려주는 말,,,,,,,






'늘 → >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605 소리가 커져서  (0) 2022.06.05
220603 별 거 아니네  (0) 2022.06.03
220531 5월의 마지막 날에  (0) 2022.05.31
220506 상주 보호자가 되었다  (2) 2022.05.06
220502 1일엔 잠만 자서 벌써 2일이네 스벌....  (0) 2022.05.02
and




모션 그래픽 작업한 거 렌더링 되길 기다리다 지쳐 일기를 쓰러 왔다.(컴퓨터야 힘을 내! 램아 실력을 보여줘!)



5월엔 뭐가 많았다. 만물이 터져나오듯 인간사에 일이 터져 나오는 게 5월인 듯. 할머니 간병으로 시작해서, 생사에 대한 생각에 사로 잡혔다가 불안 증세를 치료받았고, 고생한 보상으로 글로리오섬을 구입하는 중에 셀러분이 넘 재밌어서 영혼까지 웃었고, 체육대회에 가서 식물을 팔았지만 화분 40개 중에 6개 판매 기록....


그날 서울에서부터 온 신하늬랑 같이 스포츠해서 좋았고, 저녁으로 스시쿠루마에서 맥주랑 같이 먹은 초밥이 개맛있었다.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4월 마지막 날엔 은년이 오빠랑 놀러 왔었고), 신하늬가 왔었고, 먕과 은채가 예빈과 일주일 사이로 놀러 와서 같이 먹고 놀고 잤고, 새봄이 하는 에션설 오일과 명상춤 시간에 갔다가 가영네 놀러 가서 놀았다. 그 일주일 후에는 이미갱이 가족과 놀러 왔고, 새봄과 같이 욜탱 옥상에서 <바다를 생각해> 공연을 했다. 공연을 도와주러 온 단비 얘기를 들으면서 데낄라 한 병을 깠고 좀 울었다.



뭘 한 건... 공연 포스터를 만들었고, 청년농부님께 싸이 일촌을 맺은 기념으로 과거 게시물을 일부 공개로 돌렸고, 간만에 과거의 글(나)을 구경했다. 종소세 신고를 했고, 지금은 모션 그래픽 편집을 하고 있다. 렌더링 완료까진 15분 남았다. 아마도 뭐가 더 있을 것인데 이 정도만 적을게, 이미 차고 넘치니까.


5월은 생사를 보고 듣고 그거 때문에 많이 운 시기다. 가슴이 아프다. 나두 아프고, 친구들도 아프구,,,, 죽음에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다는 걸 알았네, 그래서 우나 봐. 인간은 흡수한 걸 뭘로든 배출은 해야 하니까,,,,,안 그러면 죽으니까,,,,,,,



새봄이 하는 <우리를 어루는 햇빛과 손의 온기>에 가서 식물이 가진 에너지 이야기를 듣고 향을 맡았다. 그러다가 춤을 추러 바깥 잔디밭으로 나갔을 때가 종종 생각난다. 왜냐면 명상춤을 따라 하다가 울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둥글게 서서 잔디밭에 서서 하늘을 봤다 땅을 만졌다 하면서 노래 부르고 손동작을 했을 뿐인데 눈물이 났다. 특히 내 뒤에 있는 것들도 아름다워요(같은 내용의 가사였음. 정확히 생각 안 남....) 하면서 손을 뒤로 뻗어 반짝반짝할 때처럼 손을 흔들었는데 그때 눈물이 났다. 둥글게 선 가운데에 스피커가 놓여 있었고, 사람들과 거리를 좁혀 원을 작게 만들면 스피커에 가까워졌는데 그러면 음악 소리가 커졌다. 그러면 뭐에 더 가까워지고 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새봄이 가사 줬다)






부산 친구들과 우암사적공원두 가구 마곡사도 갔다. 술을 계속 마셨다. 음악도 계속 들었다. 현실과 거리가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현실의 고통은 그대로였다... 크나큰 고통은 뭘로도 멀어지지 않는다.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듣는 음악으로도, 맛있는 음식과 마시는 술로도, 같이 피우는 담배로도....

그래두, 우리가 지나온 시간 속에 일정 아름다움 같은 순도 높은 물질이 찰랑였으니, 수액 맡으면 일시적으로 몸에 수분이 많아져 잠시 몸이 안 아픈 것처럼 나의 고통이, 친구들의 고통이 잠시 희석되길, 바랄, 뿐이었다,

명상춤을 다시 한번 배워뒀다가 친구들을 만나면 같이 추자고 하고 싶다. 내 뒤에 있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요. 하고 같이 노래 부르면서.





+ 오늘의 음악

명상춤에서 들은 음악 2

1. E Malama - Segenslied aus Hawaii - Ukulele - with Chords (auch für Gitarre, Harmonium usw.)
https://youtu.be/iPMaydgX0Ig



2. I Am
https://youtu.be/2Tse0jnnmMI




'늘 → >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603 별 거 아니네  (0) 2022.06.03
220602 자꾸 생각나는 말  (0) 2022.06.02
220506 상주 보호자가 되었다  (2) 2022.05.06
220502 1일엔 잠만 자서 벌써 2일이네 스벌....  (0) 2022.05.02
220323 순천막걸리 맛있음  (0) 2022.03.23
and



어제 병원 가려고 집을 나설 때 기마태가 한 번 안 자고 해서 꼭 안았다가 눈물이 주룩주룩 나가지구 한참 엉엉 울었다. 원랜 씩씩하게 기차 타고 단대병원에 갈랬음. 근데 우니까 힘 빠져서 다울고 기마태한테 태워 다 달라고 그랬다. 내비 찍으니까 1시간 14분 걸린다고 뜨는데 지옥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 같더라. 할머니 보러 가는 건데…….

할머니 보는 건 좋은데,,,,,,, 할머니 모습이 너무 나쁜 상태일까 봐 무서웠다. 그리고 상주 보호자를,,, 정확히 말하면 상주 보호자가 하는 ‘일’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그러나 하루 있어보니 생각보다 나는 잘 해내었고, 있을만했다. 그치만 그게 ‘와 잘했다!’ 하면서 마음을 붙드는 게 아니고, ‘내가 안 하면 누가 하랴’하는 맥이 빠진 낙심에 가깝다. 그래도 잘하고 있다. 내가 안 하면 누가 해…. 정말 답이 없잖아…..

할머니가 말은 못 해도 들으실 테니까 이 얘기 저 얘기해드리고 싶은데, 영 안 나온다. 내가 그런 말을 할 기분이 아니라는 게……… 그래서 작전을 바꿔서 아침부터 할머니가 좋아하는 트로트를 틀어 핸드폰을 귀 옆에 두었더니 따라도 부르시고, 노래가 끝나면 ‘멋져~ 멋져’라고도 하셨다. 노래 가사는 따라 부르시면서 나는 왜 못 알아보나. 이상한 일이다.

오늘 오전에 신경과 선생님이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처음 눈을 떠서 앞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바라봤다. 그니까 그때 날 처음 본 것. 선생님이 ‘이 분 누군지 아시겠어요??’ 하니까 할머니가 나를 빤히 보시더니 ‘이쁘네유~~~ ^.^’ 하고 웃으셨다. 몰라봐도 알아봐도 할머니가 나를 이뻐하는 건 분명해.



책을 두 권 가져왔다. 한 권은 알랭 바디우 <세기> (이번 달 내가 발제자다…….) 한 권은 청년농부님이 사랑을 가득 담아서 내게 준 <사랑의 역사> 이번엔 다 읽고 돌아가야지. 근데 아까 정오에 읽다가 금방 잠들었다. 그 사이에 ㄷㅈ옹 부재중이 와있어서 전화해서 어쩐 일이냐고 그러니까 괜찮냐고 물어봤다. ㄷㅈ옹이 어제 나 병원에 있단 소식 듣고 아는 분 통해서 간병인도 알아봐주고, 어쩌겠어, 별 수 없으니까 하면서 위로도 해줬다. 그러고 오늘도 전화해주니 고마워서 좀 힘이 났다. (그렇게 얻은 힘으로 아 담배피러 나가고 싶다! 고 외쳤다… 속으로….) 오빠가 뭐하냐 그래서 책 좀 챙겨왔는데 좀 전에 읽다가 잤어요. 그러니까 넌 책 읽으면 자자나 그래서 같이 좀 웃었다ㅋㅋㅋㅋㅋㅋㅋ

현수좌 말씀 잘 들으려고 할 말도 없는데 일기를 쓰고 있다. 어디 이러저러 말하는 것도 싫어서 아까 걸려온 동생 전화도 빨리 끊었는데 쓰는 건 써진다. 그리고 쓰기 전보단 확실히 마음이 가벼워진 듯. 오 좋은 듯. 또 쓰러 올께. 상주 보호자의 세계에서 쓸 말이 뭐 생기겠냐만,,,,,,,






and





트위터에 쓴 거니까 위 내용은 생략할게. 우울증은 겪었어도 불안을 이렇게 앓은 것은(불안을 앓을 수 있는 종류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처음이지아늠?? 이젠 불안증세를 알게 되었으니까 또 겪으면 알아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면에선 좋은 점이 있군.

선생님이 일기 쓰라고 해서 쓴다. 사실 할머니 아프신 게 내가 일기를 쓴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도 아니라, 기록의 의미를 못 느꼈는데 일기를 쓰는 목적은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가벼워지지 위해서래(현수좌 언) 그렇다면 써야지. 내 상태는 마음이 무거워서 생긴 것이니깬 가벼워질 수 있다는 일이라면 해야 해. 아니 근데 불안을 느낀다고 그렇게 아플 수(힘들 수) 있는 것이군... 생전 처음 알았네,,,,, 좀 감명적,,,,,,

먹던 아침 약에 추가로 저녁 약을 타왔다. 이게 날 어떤 상태를 만들까. 궁금하다. 불안의 반대편으로 데려갈까? 불안의 반대편은 어떤 걸까??? 애초에 불안의 성질을 알지도 못했는데, 불안의 반대편까지 알게 될 나.

여튼 알게 된 것으로도 좋다.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아파서 불안에 가중되었던 불안은 일단락 해소. 똥을 시원하게 싼 기분이다. 그니까 뭘 먹었으면 소화를 시켜서 싸버려야 하는데, 먹은 게 소화가 안 된 그대로 들어있단 말이지.... 좀 이해가 된다. 소화 잘 되려면 햇빛 보고, 걷던지 운동하던지 아니면 단순노동 같은 걸 해서 몸을 움직이고, 일기를 쓰고, 약을 먹고,,,,, 일단 할 일을 알았으니 오늘은 일단 분갈이를 가열차게 해야겠다. 도움이 될 듯.

할머니 얘기는 쓰기 싫다. 고통.... 대신에 다른 얘기를 자주 일기로 써봐야겠다. 끗.









and




아 디지게 힘들다. 체력 왜 그지 됐지,,,, 한 시간 후에 요가 가야 한다. 아 가고는 싶은데, 가려면 씻어야 하고, 나갈 채비를 해야 하는 게 너무 아득하게 느껴져서 막막하다. 다녀오면 더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걸 안다. 아는데......

그래도 요가에 갈 수도, 앉아서 글을 쓸 수도 있을 만큼 회복이 되었다. 딱 그 정도지만.........

친구가 출산한 쌍둥이 아기 둘 다 너무 아프다... 평생 아플 거래... 그 소식이 너무 괴롭다. 어제 친구가 죽고 싶다고 전화를 했고,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내겐 그 말이 네가 너무 힘들다고 들려. 그러겠지 ㅠㅠ 하고 대답했다. 죽고 싶은 건 아니고 그만큼 힘들다는 말일 거야. 로 우회한 위로였는데 아무 소용도 없는 말이다. 친구는 남편이 귀가하는 소리에 전화를 급하게 끊었고, 밤에 '내가 한 말은 잊어. 네게 심한 말을 했어, 미안해' 하고 카톡을 보냈다. 너무 가혹하다. 세상 돌아가는 게ㅜㅜ

친구는 중학교 2학년 때 내 앞자리에 앉았다. 처음 등교날이었고 번호 순서로 앉았을 건데, 그렇게 앉았다. 2교시 정도 지났나? 뒤돌아 날 보며 내게 천사 같다고 했다. 세상에 그런 감탄사가 있나? 처음 들어보는 말... 천사라니... 친구가 내게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고, 차가워 보이는 애가 내게 그렇게 말하니 처음 본 애랑 친하게 지내는 방법이 뭐지?? 하고 수업 시간 내내 생각했다. 그렇게 단짝처럼 지내게 된 친구. 물론 내겐 단짝의 개념이 없고, 반 애들 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보는 애들도 다 재밌어 보이고 말 걸고 싶었기 때문에 친구가 내게 짜증을 많이 내고, 편지도 많이 썼지만 그래도 단짝이 뭔지 내가 몰라줬지만,,,, 친구에게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 몸이 디지게 힘들다. 내 몸이 힘드니 자고 일어나면 죽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가보지도 못하고 코로나 검사나 하고 앉아있다. 한 줄 나왔다,,,,

어제 하루 종일 침대에서 자다가 해질 때쯤 되어서 필살기가 필요해져서(선생님 저는 하루에도 필살기가 여러 번 필요해요....) 옥상에 올라가 에어팟 양쪽에 끼고 볼륨 키우고 음악 들으면서 해 지는 거 보면서 담배를 피우는데, 뒤에 인기척이 느껴져 보니까 강아지를 데리고 올라온 아저씨가 서있고 강아지가 냄새를 맡으며 내게로 왔다. 꼬리에 분홍색 염색이 있는 하얀 강아지였다. 담배를 끌까 하다가 그것도 멋쩍고, 아저씨한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아저씨가 인사를 받아주길래 강아지가 귀여워요. 하니까 씁쓸한 표정으로 애가 시력이 없어요. 눈이 안 보여요. 라고 하셨다. 네??? 담배 한 대 드릴까요? 할 뻔.... 어디가 아픈가요? 하니까 백내장이래. 사람은 백내장 낫잖아? 그래서 낫는 거겠죠? 하니까,,, 아니요 계속 안 보인대요. 그랬다. 인생 존나 슬프다 진짜. 속상하시겠어요 하고 뒤돌아 담배를 한 번 빨고 다시 뒤돌아보니 데리고 내려가셨는지 안 보였다.

피검사도 하고, 아프다고 다른 친구한테 징징거렸는데 친구가 야 잘 챙겨먹어 해서 뭐 먹어야 하냐? 하니까 장어소고기삼계탕 그래서 그래 삼계탕 재료 사러 가야겠다 하니까 뭐?? 재료를 산다고??? 미쳤냐 주문해머거 하면서 삼계탕 먹으라고 배민 5만 원권 상품권을 보내줘서 그걸로 삼계탕 두 번이나 먹었다. 이젠 요가 가야지. 이제 30분 남았다. 그래도 이렇게 무슨 얘기를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쏟아내니까 씻을 기운이 생겼다. 친구도 내게 죽고 싶다고 쏟아내놓고보니 씻을 기운이 생겼네. 그랬을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점점 체력이 나아지는데 얘는 삼계탕도 소용없고, 시간도 소용없고 뭘 해야 나아지나ㅠㅠ 존나 괴롭다.


'늘 → >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531 5월의 마지막 날에  (0) 2022.05.31
220506 상주 보호자가 되었다  (2) 2022.05.06
220323 순천막걸리 맛있음  (0) 2022.03.23
220321 여행자의 예비기록  (0) 2022.03.21
220317 그런것뿐,,,,  (0) 2022.03.17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