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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여행지다
순천 하천가에 앉아서 막걸리에 김밥 마시다가 글써
여행 온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했거등?
근데 좋다
모르던 풍경을 볼때 얻는 아름다움이 있어
아까는 황새같이 품위있어 보이는 새 목에 달린 깃털이 바람에 날리는 걸 봤어
사진으로는 개뿔 안 담기네
2월 끝자락에 대홍동에서 우연히 두번이나 마주친 친구가 두 번째 마주쳤을 때 자기가 거주하는 순천집이 3월에 빈다며 놀러오라고 그랬어. 갑자기??? 순천???? 너의 집?????? 이랬지 당시엔??? 그러고 3월이 왔는데 봄타나 개힘든 거야,.,, 뭐라도 하면서 힘낼라고 하는데 역부족,,,, 그때 순천이 떠올랐어,,, 갈까,,, 아 너무 충동인가,,, 하다가 아무래도 가야겠더라고. 그래서 연락했는데 환영한대. 그렇게 환영을 받고 친구 집에 간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뭘 해야할지, 왜 떠나는지도 모르고 말야.
친구 집에 들어서고 내가 본 건 친구의 단촐한 세간살이. 벽에 붙어있는 약한 걸 지키겠다는 메세지와 힘찬 그림,,, 닳은 비누와 나무로 만든 칫솔, 한살림에서 산 치약, 냉장고가 없어서 베란다에 내놓은 된장,,,, 책상 위에 반쯤 닳은 초,,, 요가 매트, 그 옆에 곱게 펴놓은 이불,,,,연필로 내게 남긴 편지,,, 그 옆에 놓인 오색하늘을 나는 새를 수놓은 자수,,, 눈물이 날 거 같았어
목소리 없는 말을 듣는 기분 알아??? 나 노란 스탠드를 켜고 앉아 소리없이 말을 들었어,,,,,
다음 날엔 늦게 일어나 난이도 높은(자세 흉내도 못내겠더라) 어려운 요가를 친구 요가매트 위에서 하고 낙안온천엘 갔어. 버스를 한시간 타야했는데 좋더라고. 시간이 금방 갔어. 온천은 100원을 넣어야 작동하는 드라이기가 있는 오래된 목욕탕이었어. 거기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수영하듯 얼굴을 물 속에 파묻고 그러다가 나왔는데 세신사께서 때를 다 밀었을 때 내는 등팡팡 치는 소리가 나는 거야. 와 나도 밀까 하고 얼른 가서 여쭸는데 예약이 두명이나 있어서 등만 미는 게 가능하대. 그래서 쪼아요! 하고 등을 밀 수 있게 베드 위에 옆드려 누웠는데 다리부터 밀기 시작하시더니 내 팔까지 고루고루 밀어주시는 거야ㅠㅠ 등만 밀면 10000원, 몸 전체는 25000원이거든. 더 받으셔야 겧어여. 하니까 그럼 15000원 주시면 된다고 하셔서 그래야겠다 했는데 글쎄 배 빼고 다 밀어주신 거 있지??? 몸은 마시지 받은 것처럼 개운하고, 행복했어. 그래서 2매넌 드렸는데 5000원 차이인데 내가 거금을 드린 것마냥 기뻐하시는 거야,,,,, 부끄럽고 좋더라,,,,,,
그렇게 개운한 몸으로 식당엘 가고 공연을 보러 가고 그랬는데 가는 곳마다 사랑받는 기분을 받았어. 뭐에서 그렇게 느꼈을까??? 그냥 다정한 탕에 몸을 담구고 전해지는 온기를 시종일관 느끼는 기분이었어,,,,,,,
회복이 어떤 계기로 일어나는지 정확한 구조를 알지는 못해. 하지만, 회복은 순천에 있어,,,,,, 어제처럼 자고 밥먹고 쓸데없는 sns글을 뒤지고,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건데 왜 회복이 일어날까,,, 왜 보이는 것들이 아름다워 보일까,,,,,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히 여기에 있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것들이,,,,,
220506 상주 보호자가 되었다 (2) | 2022.0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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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2 1일엔 잠만 자서 벌써 2일이네 스벌.... (0) | 2022.05.02 |
220321 여행자의 예비기록 (0) | 2022.03.21 |
220317 그런것뿐,,,, (0) | 2022.03.17 |
220313 전환 (0) | 2022.03.13 |
🎾 선암사 - 낙안온천 - 벌교
🎾 선암사 오른 후 낙안온천에 가려고 하는데 버스가 한대래
하루에 4번 다니구
🎾 선암사에서 낙안 온천 갈때는
1시간 반 여유 두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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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안온천에서 벌교갈땐
🎾 낙안온천-벌교는 40분 여유를 두기로 하고~! 식사는 산채비빔밥을 먹을까해,
선암사도 다녀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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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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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 국가정원 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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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오케오케.,..,,,,:
🎾 기타든든
220502 1일엔 잠만 자서 벌써 2일이네 스벌.... (0) | 2022.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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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3 순천막걸리 맛있음 (0) | 2022.03.23 |
220317 그런것뿐,,,, (0) | 2022.03.17 |
220313 전환 (0) | 2022.03.13 |
220307 혼자 남자마자 (0) | 2022.03.07 |
엥간하면 안 꺼내는 노래를 꺼냈다...
힘들다고 노아 품이 필요하다고 트위터에 썼는데 트친이 dm으로 자기가 키우는 고양 사진을 말없이 잔뜩 보내주셨다... 그래서 힘이 났다. 신기하게도. 뭔 짓을 해도 힘이 안 났는데. 고양이가 짱이다! 내가 앎.
빨래를 돌리고, 따뜻한 물이 나올 때까지 손을 씻었다.
그릇들을 설거지했다. 쓰레기 통을 비우고, 그러고나서 식물에 물을 주고 3시간 예약으로 선풍기를 틀었다. 그러고 나서 이건 이어서 들어야지. 하고 책상에 앉아 다시 틀어서 듣는다. 좀 살 거 같다. 아까보단.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봄이면 매번 힘들다. 매번 힘들어하다가 꽃샘추위까지 지나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봄이 오면 괜찮아졌다. 이번에도 그럴까. 그러겠지. 이게 내가 가진 리듬이겠지. 매번 이럴 때 노아가 있었는데 없으니까 쥰내 힘들다,,,, 식물로는 역부족,,,,,
결론은 없다,,, 쥰내 힘들다,,,,,,는 상태뿐,,,,, 그리고 고양이가 짱이고, 노래가 짱이라는 것뿐,,,,,,
+ 오늘의 노래
220323 순천막걸리 맛있음 (0) | 2022.0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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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1 아침에 (0) | 2022.03.01 |
앞집 마당에 새로운 화초가 심어져 있다. 꽃대가 달려있는 걸 보니 곧 꽃 구경을 할 수 있겠군. 부지런한 앞집 분들 덕에 내 눈이 호강한다. 비가 간만에 온다. 그 옆에 납작한 검은 색 돌 위에 빗물이 고이는 걸 보다가 큰 감나무가 봄비에 잔뜩 젖은 걸 봤다. 여기 이사 왔을 땐 주렁주렁 감을 달고 있었는데, 그게 거실 창문에 가득 보여서 여기로 이사온 걸 기쁘게 했지. 앙상하다 비가 싹이 나는데 일조를 하겠지? 언제 새싹을 달려나. 감나무는 싹을 언제 내지? 직접 보면서 알게 되겠구나.
세탁실에서 나와 the national lp를 크게 틀어놓은 거실로 이동했다. 닫았던 문을 열어 몇 걸음 걷는 것인데 문을 열자 소리가 커져 음악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스피커 앞에 앉아 내가 움직이는 발가락을 보면서 음악을 들었다. 비가 와서 좋다. 봄비는 다르네. 눈이 비로 형태를 바꿔 내려 그런지. 영하에서 영상으로 온도가 상승해서 그런지. 전환이 일어난 기분이 든다.
내가 아는 거 말고 다른 노래가 듣고 싶어 추천을 부탁했는데(노래야말로 a전환에서 b전환으로 건너가게 하는 신비의 묘책) 먕님한테 노래 추천을 받아서 듣고 있다. 그 전환이 일기를 쓰게 나를 일으켰다. 어진에게서도 노래를 받았다. 지금은 그걸 듣고(보고) 있다. 좋구만, 저마다 마음 속에 뭐가 들었는지 듣는 기분이다. 이제 일어나자. 는 생각이 든다. 움직일 힘이 생긴 게 느껴진다. 봄비가 음악으로, 음악이 마음으로 마음이 힘으로 전환한다.
+ 오늘의 노래
나
이장혁, 봄
먕
선우정아, 비온다
NELL, Blue
브릭, 푸른너
어진
정우, 연가
https://youtu.be/PD6DvMPRE7o
220321 여행자의 예비기록 (0) | 2022.0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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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7 그런것뿐,,,, (0) | 2022.03.17 |
220307 혼자 남자마자 (0) | 2022.03.07 |
220301 아침에 (0) | 2022.03.01 |
220301 새벽에 할일 다 마치고 (0) | 2022.03.01 |
그동안은 노랠 맛있게 들으려고 꼭 노래를 틀고 피우러 갔다. 근데 오늘은 선곡도 귀찮더라 그냥 담배를 폈다. 담배가 불에 타들어가는 바스락 소리가 났다. 아 공허하다. 나는 이걸 왜 피고 있나. 오늘 투이터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확실히 이런 기분이 든다. 중력에서 벗어나는 해방감, 자아가 강조되기보다 자아가 해체될 때, 그래서 애초에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될 때, 마음은 더 평온해진다는 대목이 너무 와닿는 시간. 핑 돌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평온해진다.
담배를 태우면서 쥰내 좋은 가사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이내 좋은 가사를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는 좋은 걸 쓸 수 없는 걸. 그럼 뭘 쓰면 좋을까. 좋았던 때를 쓰면 좋겠다. 그게 언젤까.
우린 멜버른에서 애들레이드를 향해 달렸어. 사실 그게 어딘지 몰라. 거기에서 하는 내 끝내주는 락밴드 내셔널 공연을 보러 출발 한 거야. 어둠을 뚫고 달렸네. 이렇게 오래 도로 위를 달리는 건 처음이었어. 너와 난 노래를 크게 틀고 따라 부르고, 도착까진 아직도 한참 남았지.
우리를 스쳐가는 자동차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밖을 보던 네가 말했지, 달이 우릴 따라 와. 어느 새 달이 정면에서 보였고 우린 달을 향해 한참을 달렸어. 저 멀리 바다가 보이기 시작해. 차를 멈추고 우린 바다로 달려갔어. 거기에 앉아 바다 밑으로 달이 천천히 가라앉는 걸 바라봤네. 도착까진 아직도 한참 남았지.
우리가 스쳐온 시간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달려가고 있어. 단지 좋아하는 노랠 들으러. 지금
여기까지 생각이 났다. 가사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담배를 피면 이런 좋은 생각이 난다. 아직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중독은 이런 감각에서 시작되는 거겠지. 잠겼던 자물쇠가 열리고 박스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고 거기 들어있던 뭔가가 공기중에 떠오른다. 바사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매태가 대전에 오면 그만 피우려고 했는데, 아마도,,,, 전자담배로 변경하는 정도가 될 거 같으네,,,, 맛이 좋네,,,,,,
220317 그런것뿐,,,, (0) | 2022.0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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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3 전환 (0) | 2022.03.13 |
220301 아침에 (0) | 2022.03.01 |
220301 새벽에 할일 다 마치고 (0) | 2022.03.01 |
220228 생일 감상 (2) | 2022.02.28 |
+ 성인 ADHD라면 누구나 공감할 과거의 나
: 할 일이 생긴 직후부터 압박감이 시작된다.
: 압박감을 침대에서 딴짓을 하며 이겨내 보지만 패배... 몇 날 며칠을 패배....
: 이제 더 미루면 망할 때 손에 잡아보려 해보지만 아직 괜찮은 것도 같고 하면서 실패.....
: 계속 시달리지만 안 함
: 진짜 졷된 걸 느낄 때 머리가 싸해져 아 해야 해 하고 시작하는데 시작하면 못 멈춤
: 하긴 다 함. 근데 미루느라 시간을 다 써서 밤을 샌다던가, 다음 날 일을 뺀다던가 하는 식이 됨. 다음 날 스케줄에 차질 생김
: 돌입하고나면 와 이걸 왜 미뤘나 현타 옴. 이렇게 하면 하는데.
: 다음엔 미루지 말아야지 대결심!
: (다음 할 일 생김) 압박감에 미루기 시작....
+ 치료 과정에서 미루는 원인 파악 1
: 예를 청소로 들어보자. "청소를 하자"고 생각했을 때 내 머릿속은 ->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걸로도 모자라 그동안 쌓인 책장 밑 먼지까지 다 닦는 상상을 하고 있다. 아주 완성도 높게 완료된 청소를 떠올리며 "청소하자"라고 결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청소를 미뤘기 때문에 정리할 게 산더미다. 저걸 다 정리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경험상 집중력과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뇌도 그걸 안다. 아무 때나 발휘할 수 없는 집중력이라는 걸. 시간도 많이 들지,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지. 그걸 발휘할 수 있는 상태는 아무 때나 찾아오지 않는다. 준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시간도 확보해야 하고, 에너지도 확보해야 한다.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부담이 된다. 결국 지금은 아닌 것 같아... 못해... 하고 미룬다.
+ 해결 방법 1
: "청소를 하자" 고 떠올렸을 때 내 머릿속은 -> "오늘은 바닥에 떨어진 휴지만 줍자, 이것도 청소라고 부를 수 있다" 고 생각해야 한다. 시작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이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일은 3분이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휴지를 다 줍고도 더 청소할 수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있다면, 그리고 청소할 기분이 여전히 난다면 더 청소하면 되는 것이다. "욕실 하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치우자"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그걸 하고도 더 청소할 수 있다면 "욕실 유리를 닦자" "변기를 솔로 닦자" 정도로 행동을 한다. 결코 "전부 다 정리한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계단 한 칸만 올라가 보고 '잉? 더 올라갈 수 있겠는데??' 하면 한 칸만 더 올라가 보는 정도로 이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떤 날은 청소를 대 완료할 수도 있고, 중간에 멈출 수도 있다. 그래도 한 달 내내 청소해야 하는데.... 하고 미루면서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방도, 내 마음도.
+ 치료 과정에서 미루는 원인 파악 2
: "헬스를 가자" 고 떠올렸을 때 내 머릿속은 -> "가서 한 시간을 운동해야 해. 근력운동 40분 유산소 20분...." 하면서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러면 벌써 압박이 밀려온다. 그걸 어떻게 해... 지금 체력이 좀 없는데...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흘러 운동 갈 시간을 놓치고, 자책을 하고, 내일은 꼭 가야지 이 의지력꽝아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무기력해진다.
+ 해결 방법 2
: "헬스를 가자" 떠올렸다면 내 머릿속은 -> 일단 운동복을 챙겨입고 현관문을 여는 것만 떠올려야 한다. 조금 더 할 수 있다면 헬스장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까지만 생각해야 한다. 그것만 성공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다음을.
완벽한 완료점은 생각 할 필요가 없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 때 기타 왕의 연주를 보며 저 정도로 쳐야지. 하고 돌입했다간 포기하기 십상이다. 기타만 잡자. 기타만 잡자. 하고 매일 조금씩 치다 보면 실력이 느는 것이지. 기타 왕의 연주 실력이라는 목표는 내 실력을 늘려주는 게 아니고, 시작도 전에 압박감으로 시작도 못하게 괴롭히기만 하는 일이다.
+ 이러고 사는 이유
: 성인 ADHD는 집중하기까지 힘이 많이 든다. 일을 시작하기까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쓴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그래서 시작이 어렵다. 뇌에서 '다음 수행할 할일' 자체를 잘 떠올리지 못한다. '다음 수행할 할 일'이 떠오르더라도 그걸 왜 실행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일은, 실행을 할까 말까 하는 고민을 해선 안 된다. 그냥 실행에 돌입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걸 뇌가 지시한다. 그러나 우리 성인 ADHD는 그 뇌기능이 약하다. 그러니 많은 다짐과 의지력, 자책, 압박을 느껴야만 실행해야 할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시작에 힘이 많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시작만 한다면 할 수 있다. 그러니 시작의 문턱을 낮추자. 오늘은 한 걸음만 걷자. 헬스장 입구까지만 도착하자. 바닥에 휴지만 줍자. 그래도 된다. 그래도 한 거다. 그렇게 오늘 한 걸음만 걷자.
220630 특명! 잠을 잘 자자 (0) | 2022.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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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4 불안이 심해진 성인 ADHD의 경험 (0) | 2022.05.04 |
220124 잘하고 있다 (0) | 2022.01.24 |
211209 우울증 + 성인 ADHD 치료 5개월차 상담+체중증가로 약 변경한 후기 (0) | 2021.12.09 |
211203 우울증 + 성인 ADHD 치료 5개월차 후기 (0) | 2021.12.03 |
향을 피우고 책상에 앉았다. 어제 늦게 잤는데, 몸이 아픈 이틀 동안 많이 자둬서 그런지 일어나는 시간에 눈이 자꾸 떠졌다. 어제 자기 전에 결심한 간짜장을 주문했다. 30분이면 온다고 한다. 그 사이에 뭘 할까. 빨래를 걷고, 따뜻한 황차를 마셔야지. 요즘 자꾸 요가가 하고 싶다. 새벽엔 비가 왔다. 내가 이런 온도에 태어났겠군. 어제 식물 거래를 하고 나서 거래해주신 분께 "오늘 제 생일이라 제게 주는 생일 선물로 구입했는데 너무 좋아요" 같은 말을 채팅으로 보낸 게 좀 부끄럽다. 빨래가 잘 말랐다. 다음 빨래를 돌려야지. 세탁기가 물을 채우는 소리, 돌아가는 소릴 들으며 간짜장을 먹어야지.
220313 전환 (0) | 2022.0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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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7 혼자 남자마자 (0) | 2022.03.07 |
220301 새벽에 할일 다 마치고 (0) | 2022.03.01 |
220228 생일 감상 (2) | 2022.02.28 |
20220208 뒤척이기 (2) | 2022.02.08 |
담배를 피느라 창밖으로 내밀고 있던 손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렇게 만나는 비도 좋네. 하고 생각했다. 왜 글이 쓰고 싶어지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걜A 왜 좋아했지 싫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너B는 나를 좋아했던 걸까 이제야 궁금해졌는데 물어볼 수가 없네. 노아는 나랑 사는 동안 행복했을까? 내가 행복했으니까 노아도 행복했겠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가게에서 끝내주는 뮤비나 라이브를 몇 개 모아 음감회를 열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눈앞에 보이는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보문산으로 통하는 산책로가 나올까? 언제 가봐야지. 혼자하는 등산은 위험할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앞 집 마당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에 어서 잎이 달렸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자야지. 아닌가 분갈이를 하고 잘까.
+ 오늘의 노래
Tomberin, Happy accident
220307 혼자 남자마자 (0) | 2022.0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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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1 아침에 (0) | 2022.03.01 |
220228 생일 감상 (2) | 2022.02.28 |
20220208 뒤척이기 (2) | 2022.02.08 |
20211218 일기 (0) | 2021.12.18 |
마태가 생일 선물로 데이빗 보위 space oddity LP를 받았다.
마우스 배터리가 다 돼서 연결이 자꾸 끊기길래, 마트 문을 닫기 전에 건전지를 사와야 곤란하지 않을 게 생각이 나서 급하게 일어나 잠바를 걸쳐 입고 나가 건전지를 샀다. 사는 김에 에쎄 체인지도 하나 샀다. 두 번째 사는 담배다. 집에 들어와 잠바를 걸어두고 무슨 의식처럼 lp를 틀고 1번 트랙(존나 현명해 사람 꼬실 줄 아는 분) space oddity에 바늘이 잘 놓이는지를확인했다. 바늘이 시작 3초쯤 후에 놓이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 이어 향을 피우고 담배 한 개비 들고 세탁실로 갔다. 어떻게 피우는지 아직도 서툴러 재를 어쩌나 연기를 어쩌나 하다가 창문을 조금 열고 밖으로 연기를 내뿜었다. 먹다 남은 과자봉지에 재를 털었다. 아직 추우니까 옆집 윗집 창문은 안 열려 있겠지? 걱정이 됐다. 머리가 점점 핑 돌았다. 음악이 존나 맛있게 들렸다.
가게에 손님이 놓고 간 담배에 2주 전부터 손을 대기 시작했다. 가게에 손님이 다 빠져나가고 나면 마음이 공허했기 때문에. 그렇게 마감할 때마다 하나씩 피웠는데, 음악이 존나 맛있게 들린다는 걸 알게 됐다. 알면 안 되는 진실을 깨달은 것 같다. 일주일쯤 지나 다 피우고 나니까 이름도 모르는데 뭘 사야 하나 일단 편의점에 갔다. 카운터에 홍보로 크게 붙은 에쎄 체인지 광고사진을 가리키며 이거 주세요. 라고 했다. 그렇게 가게에 하나 놨는데, 오늘 집에도 하나가 생겼네. 아침에 목이 아픈 게 싫어서 계속 피우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음악이 맛있게 들리는 게 좋아서 마태한테 여분 전자담배를 놓고 가라고 했다. 이건 목이 안 아파? 하니까 안 아프다고 했다.
친구 결혼식을 알릴 포스터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내 생일이었고, 내일은 ㄷㅈ옹 아기 100일 사진을 찍어주러 서울에 간다. 뭘 만드는 일이 이어져 좋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근데 좋은 게 먼저다. 부담은 내가 이겨내고 싶은 감정이다.
어젠 옥천 장련산 휴양림에 가서 친구들과 하룻밤 잤다. 6만 원에 이렇게 좋은 곳을 예약하냐며 칭찬을 들었다. 친구들이 불러주는 생일 노래에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마태가 천안에서 유명하다는 뚜쥬르 빵집에서 맛있는 쌀케이크를 사 왔다. 딸기 와르르라는 이름을 가진 케이크라 맘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엔 재운이 챙겨 온 커피를 마시고 하늬가 챙겨 온 커피를 밖으로 들고나가 마셨다. 애들이 치는 배드민턴에 끼어 나도 배드민턴을 쳤다. 조금만 쳐도 힘들어 금방 라켓을 던졌다. 하늬랑 농구대가 없는지 찾으러 더 높이 올라갔다. 숨이 또 금방 찼다. 숙소에 새로 사서 받은 올인원 클렌징 샘플을 놓고 왔다. 귀가길에 좀 속상해했는데 매태가 또 사면 되지. 그랬다. 그러게 근데 그래도 속상해. 그게 생겨서 보면서 예뻐했단 말이야. 근데 두시간 후에 휴양림에서 클렌징 놓고 가신 걸 맡아두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어보셨다. 택배비가 더 비싼데, 보내달라고 했다. 장련산 휴양림 아주 좋은 곳이다. 퇴실할 때는 옥천에서 쓸 수 있는 5000원권 지역 화폐도 줬거든.
40살 생일도 별 거 아니군. 담배를 집에서 엉거주춤하게 피워보고, 축하를 받고, 떨어진 컨디션을 회복하고, 새로 산 식물을 보며 좋아하고, 할 일을 한다. 사람들은 40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정에 개입시키는데 내가 겪는 40에는 별 게 일어나지 않는다. 다 뻥인가. 오바인가. 왜 나는 이전과 같지. 좋아하는 건 여전히 좋고, 예전보다 더 좋아지는 게 있고, 몸이 힘든 건 싫다. 식물을 사러 가는 길에 운전하는 마태에게 몸이 힘들어서 힘들어. 하니까, 힘들면 힘들구나 하면 되지. 왜 힘드냐고 했다. 그러게. 힘을 내야 하는 게 힘들었나 봐. 오늘은 쉬는 날이고, 힘 낼 일도 없는데.... 네가 운전하는 옆에 앉아 힘을 빼보았다. 매태가 편하게 있어요. 쉬는 날이니까. 그랬다. 한결 편해졌다. 생일이 좋군. 사람들이 내게 하는 말에 다정함이 가득하다. 태어나서 좋다. 고 생각했다. 별 게 없어도 좋다. 아니 별 게 있다. 근데 그건 계속 있던 거. 없던 말을 적고, 거기에다 방점을 딱 찍는 게 아니라. 혜성처럼 등장한 대 명곡에 온몸이 저리고 들어오던 음악이 무용지물처럼 느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해 오던 플레이리스트를 소중하게 듣다가 오 이것도 좋네, 하고 한 곡 더 추가하는 거. 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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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익은 김치를 물에 세 번 씻은 후 물기를 꼭 짰다. 잘게 잘라 큰 그릇에 담고 올리고당 조금, 참기름 많이, 다진 마늘 한 스푼 듬뿍 넣어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주물주물 거렸다. 많이 주물 거릴수록 맛이 좋아진다. 단맛, 마늘맛, 참기름 맛 밸런스가 좋은지 맛을 본 후 ‘음 좋아’ 하고 유리로 된 반찬통을 꺼내 담았다. 미리 사둔 두부를 꺼내 3등분을 한 후 나박하게 잘라 접시에 담았다. 내가 좋아하는 두부김치 완성. 오랜만에 만들어봤네. 침대에서 6일 만에 쉬는 꿀맛을 느끼던 매태군을 불러 테이블에 앉히고. 뭘 보면서 먹지? 하다가 서울 체크인이 생각났다. 매태는 예전부터 <여배우들> 같은 미디어를 좋아하니까 아마 좋아하겠지, 나도 보고 싶었구. 하고 틀었다.
이효리가 방송 시스템에서 자기만 동떨어진 기분을 얘기하고, 엄정화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언니는 언니 없이 어떻게 버텼어? 몰라 술마셨어. 둘 다 우니까 매태가 술 얼마 안 마시고도 같이 울면서 대화하는 여자들을 부러워했다. 그래 너넨 이런 대화할 줄 모르지? 영상은 중반을 훌쩍 넘겨 마마 무대를 화려하게 마치고 엄정화 집에서 간단한 술자리를 한 후 술자리 정리를 홀로 하고 자기 방(임시)에 들어가 침대에 풀썩 눕는 이효리가 나왔다. 아이고 아이고 끝났다. 하고 누웠다. 그 간극이 컸다.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난 이효리가 보이차를 마시는 장면이 나와서 매태에게 차 줄까? 하니까 좋다고 했다. 구수하고 뜨끈하게 우려진 황차를 마시면서 이효리가 요가하는 모습을 봤다. 황차를 마시다가 매태군 전담을 빌려 피우다가 하니까 몽롱하고 뜨끈하고 좋았다. 영상은 이후 김완선, 보아, 화사를 불러 브런치를 먹었다. 별 감정선은 없었는데 매태가
매태 : 쓸쓸해 쓸쓸해서 못 보겠어요(하고 눈물을 보였다)
나 : 뭐가 그렇게 쓸쓸해?
매태 : 모르겠어요. 영상이 너무 쓸쓸해.
나 : 간만에 같이 모여서 브런치 먹는 장면인데?
매태 : 지나간 시간이 자꾸 느껴져요.
나 : 네 지나간 시간도 같이 느껴져? 그게 슬퍼?
매태 : 응…
그러더니 영상을 멈추고 잠깐 다른 걸 보자고 했다. 누나도 기뻐할 거라고. 레드핫칠리페퍼스 신곡이 나왔는데 존 프루시안테가 다시 합류해서 원 멤버라고 했다. 틀자마자 californication 전주 같은 사운드가 시작됐고, 짜릿했다. 존 프루시안테가 기타 솔로 할 땐 서로를 보고 우아 존나 죽인다. 이거다잉! 하고 감탄했다. 떠났던 과거가 고스란히 돌아온 기분이었다. 옛 모습을 품고도 현재를 보여주는 밴드가 리스너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ㅠㅠ 그들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상태가 우릴 쓸쓸함에서 구제해줬다. 같이 짜릿해져서 아 존나 멋지다. 몇 번 한 후 매태는 양치질하러 가고 나는 마저 남은 서울 체크인을 봤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과거가 많아졌다. 과거란 대부분이 현재와 연결이 끊긴 게 많고, 그나마 개중에 현재까지 이어지는 몇 안 되는 요소를 붙잡고 내가 시대의 중심이던 시절이 지금도 살아있긴 함을 느낀다. 왜 과거 특정 시기의 문화는 내 꺼였고, 지금 시기의 문화는 내 것이 아닌가. 아니 내 것이라고 느끼지 못 하는가. 언제 (내가) 제외됐고, 어떻게 (나 자신을) 제외했는가. 영문도 모르고 지나 보니 그렇게 되어있다.
그러나 자기만 동떨어졌다고 느낀 방송 시스템이 준비한 무대에 이효리가 오르면 정말 멋진 걸. 레드핫이 앨범을 내면 바로 존나 죽이는 걸. 과거와 동떨어지고 자시고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걸.
이효리를 보며 레드핫을 보며 그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 멋있는데 동떨어졌다느니 왜 그런 기분을 느끼세요??? 하면서도 정작 나는 동떨어진 기분에 쓸쓸해지는 시간. 영문을 모르는 시간. 이런 건 배운 적이 없다. 황차를 다시 우려 마시고, 전담을 한 모금 더 들이키고. 뭐로든 제외된 공간을 채우려 뒤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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