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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21.03.22
    20210322 잘 정돈된 스산함

 

 

 

 

4월이 오면 노영심 1집 <4월이 울고있네>를 들어야 한다. 이것은 아득하게 오래된 나의 의식 같은 것. 아 사는 거시 왜냥 힘들다냐.... 하고 보면 4월이 와있다. 그럴 때 이 앨범을 틀고 눈물을 또르르 또르르 흘리며 듣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지녔던 슬픔이 맑아진다. 맑은 슬픔이라는 거 너무 좋지 않은가. 노영심 1집은 슬픔을 맑게 통과시키는 성질이 있으니 내 4월을 그 영향권에 슬그머니 놓는 것이다. 화분을 봄 햇빛 속에 내놓듯. 맑아진 슬픔은 창에 내려앉은 뽀짝한 햇살 온기에도 마른다. 그래서 자주 슬퍼도 괜찮다. 맑은 건 이미 가볍고, 눈물은 이내 마를 테니까.

 

왜 1번 트랙에, 앨범 제목에 <4월이 울고있네>를 뒀을까. 왜 당신은 4월을 두고, 울고있다고 했을까. 그다음 트랙 <꿈에 본 겨울>은 왜 이렇게 행복할까. 행복을 왜 겨울에서, 꿈에서 봤을까. 봄에는 없을까? 테이프로 이 앨범을 들은 내게는 자연스럽게도 <눈물이 마를때까지만>이 앨범 A면의 실질적 마지막 트랙이라 여겨진다. 실제로는 < 별걸다 기억하는 남자>가 A면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이지만, 타이틀곡으로는 훌륭하나 별걸다를 빼야만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막힘 없이 흘러가는 한 편의 소설을 얻을 수 있다. A면의 소설 1장은 그렇게 끝난다. 

  

B면으로(?) 돌려 틀면 <프롤로그>로 시작해서 <미련>, <잊혀지기 전에>, <나>까지 장장 네 트랙이 피아노 연주곡으로 이어진다. 너무 너무 좋다. 좋아서 차 한잔이라도 해야지 안 되겠다고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맑은 봄 햇살에 마음이 이렇게나 뒤숭숭해질 수 있다니 여기에 놓인 나를 흔들어대서 과거 어느 시절을 너울너울 깨워버리는 젊은 피아니스트의 뜨거운 감정선은... 말없이도 내 마음을 저기로 저기로 데려가버린다. 차로 여기 마음을 깨워야지 그냥 두면은 안 되겠는 것... 연주가 무겁고 비장하진 않은데(앨범 자체가 슬프고도 가벼운 게 신기. 피아노라는 악기의 표현인가, 노영심의 표현인가 알 수 없음) 서예가의 필력처럼 짜릿하게 전해진다. (게다가 <잊혀지기 전에>는 가사가 있는 곡인데, 실제로는 연주곡이다, 이 점이 완전소중포인트라고! 여러분!) 그렇게 흘러 흘러 최종 마지막 트랙 <안녕>에 도착하면, 세상 다산 아저씨와 세상을 이제 시작하는 뽀얀 20대의 대화에 아아 이 앨범 뭐람. 나를 어디까지 데려간담. 하고 자포자기가 돼서는 내 4월을 이 앨범의 영향권에 놓구 속수무책으로 앨범의 궤도를 타고 돌며 4월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참 근사한 일이다. 이 앨범이 매년 4월마다 내게 가져다주는 만끽이.

 

 

추신

과거 내 고향 대천에 언니가 공연하러 온다는 소식에 보러 갔다, 가기 전에 대천바다에 가서 부서진 조개 모래를 투명한 비닐에 담아 입구를 종이 리본으로 묶어 동그라미 초록색 스티커를 한쪽에 붙여 호주머니에 넣어갔다. 공연 끝나고 그걸 드리러 대기실로 갔고, 대기실 입구에서 막혔으나 인기척을 듣고 언니가 나왔다. 내가 드린 선물과 사인을 요청하느라 내민 오래된 1집 2집 테이프를 보고 언니는 "이 예쁜 마음을 제가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다음에 앨범 만들 때 지금 받은 고마움을 담아서 만들게요." 라고 인사해주셨다. 그 말 꼭 품고 20대를 지나왔다. 그러하게 하나로 이어지는 마음을. 

 

 

 

 

+ 오늘의 노래

노영심, 4월이 울고있네

youtu.be/uRUj7571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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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한쪽 어두운 구탱이를 볼 때마다 ‘저기에 조명 뭔가를...’ 하고 고민해오다가 투이터에서 괜찮은 조명 도는 걸 보고 구입했는디,,,, 이미 다른 멋쟁이 가게들이 이 조명을 쓰고 있었다. 끙,,, 획일화 노잼 복제 자본주의에서 하나 뿐인걸 기대한 건 아닌데... 이렇게나 많이 쓰고 있을 줄은 몰랐징.... 나 역시 노잼 복제를 하고만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건 뼈아프다....

사람이 우르르 빠지고 한 방에 한 테이블만 남았을 땐 그 방 (갈 일이 있어도) 방문을 늦추고는 한다. 한창 사진 촬영 중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슬쩍 보고 그 턴이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간다. 근처 자영업자 친구는 자기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손님들이 사진 찍는 게 너무 싫다고 그랬다. 한 날엔 우리 가게에 놀러 와서 그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길래 마음 좀 풀어 질라나 싶어서 이런 저런 각도로 얘기를 꺼내봤던 적이 있다. 물론 내 얘기는 전혀 도움이 안 됐고, 나중에 들어보니 촬영금지하는 쪽을 선택햇떤데. 그 편이 그 친구와 어울리기도 하고, 부디 스트레스가 줄었길 바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그 친구는 왜 사람들이 가게 사진 찍는 것을 싫어했을까. 근원적인 생각을 해봤다. 그러다가 나는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나는 사진 찍으면 사진 찍나보다.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가게 문을 열어놓은 동안은 여러 사람들이 와서 돈을 내고 잠시 묵는 거주지 같은 게 된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재현하고, 서로의 사이로 움직이고, 서로를 견디고 경험해야 한다. 이따금은 사람들이 어떻게 찍어갔나 검색을 해본다. 잘 찍은 게 있으면 오 잘 찍는구만, 나도 담에 이렇게 찍어보고 싶다. 고 생각한다. 그 친구 말로는 너무 오랜시간 많이 찍거나 플래쉬 터트리면서 찍으면 주변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니까 싫다고 했다. 그 말도 맞다. 근데 좀 싫을 순 있지만 상황은 테이블 사이사이로 그냥 저냥 알아서 돌아가다 망각되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사실 친구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 넌, 누군가가 가게 내부와 테이블을 멋드러지게 사진 찍는 그 행위가 너무 세속적이라 싫었을 거라고. 네 가게를 그런 방식으로 소비하는 물신성에 네 일부가 기만당한 기분을 느꼈을 거라고, 사람들이 특별한 것을 대하듯 네 가게를 조심스럽게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라고. 난 그 친구 말을 이렇게 해석했고, 그렇게 우아한 산책자인 체를 했다....

그런 내가 날 찍으세요. 라고 적극적으로 내보이는 이 조명 녀석을 여기에다가 사놓고선, 다른 곳에서 포토존으로 잔뜩 쓰이는 걸 보며 꽤 실망을 했다... 고 하는 건 더이상 산책자인 체를 할 수 없게 만든다. 그 친구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주는 게 싫어서 사진 찍는 게 싫다고 했을 뿐 다른 얘기는 하질 않았다..... 그 친구가 이렇게 느꼈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한 얘기는 내가 생각해낸 얘기고, 내 생각의 일부인 것이다... 나는 그(사진 찍는) 상황을 그 친구보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유형인 뿐인 것인데... 욕망의 물꼬를 막는다고 가둬지나... 그러면서 고고한 척을 해버렸다. 게다가 애초에 이 조명을 산 게 투이터에서 본 사진 속 조명 모습이 멋졌기 때문이면서....

며칠 전에 ㄱㄱ님이 소주를 잔뜩 마시고 오랜만에 가게에 왔다. 신나서 ㄱㄱ님 테이블에 껴앉아서 한참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같은 얘기로 흘러 갔는데. ㄱㄱ님이 혀 잔뜩 풀려선 남탓 할 게 아니고 뭐... 우리 책임이죠. 우리나 잘 해야죠. 이러는데 존나 멋지다고 생각했다. 대중이 멍청하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대중에 속한 줄은 모르는 바보짓 이제 고만 해야하는데,,,, 고고한 체 하는 버릇 고친다고 고쳐도 하수에 끝없이 흘러 들어가는 똥물처럼 나의 어딘가에서 끝없이 구린내 총량은 채워져있구나.

lampchop 라이브 공연 영상 중에 캡모자 쓴 보컬 할아버씨가 무대 중앙에 앉아 노래 부르다가 보컬 없는 연주 구간에 다다랐을 때쯤 할아버지 양쪽을 채운 악기들이 현을 출렁거리며 소리를 잔뜩 채워내고있고 아저씨는 담배를 꺼내 가만히 피우는 영상 있었는데, 삭제 되서 이제는 더이상 찾을 수가 없다. 오늘같이 내 구린내에 헛구역질 나는 날엔, 속에 있는 걸 토하긴 한듯 속이 잔뜩 허해져서.... 그런 아름다운 광경과 소리를 잔뜩 집어넣고 싶은데..... 아쉬운 대로 음반을 찾아 듣는다.....



+ 오늘의 노래
Lambchop, is a woman

https://youtu.be/5jfaqxcu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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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터에서 습관이 <강한 의지>에서가 아니고, <같은 장소+시간>에서 생긴다고 하는 말을 읽고 머리가 띵했다. 완전 맞말이잖아!

안약 넣어야지 넣어야지 해도 안 넣다가 컴퓨터 책상 앞에 올려둔 후로 자주 넣게 되고, 영양제도 집에 둘 땐 죽어도 안 먹었는데, 가게에 놓으니까 먹는다. 왜냐면 밥 먹고 바로 가게 여는데, 영양제는 밥 먹은 직후에 먹어야 하고, 일 하려고 보니 힘이 없어서 으아 영양제!! 하고 찾게 된다. 인간이 커피를 찾듯이.

 

이 이야기에 정말 동의하고, 이렇다는 인간의 구조를 빨리 읽어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겧다....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구조를 못 읽어내는 사람이지만, 구조가 재밌고 궁금한 사람이니까 남이 파악해놓은 거 부지런히 줍줍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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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totalaudio.net/entry/파이오니아-SX-980-대형-리시버-입니다-A급  [All about Antique Home Audio <종합전자>]

 

 

 

 

아끼던 파이오니아 앰프를 가게에서 쓰다가 고장 나서 한동안 못 썼다. 그러다가 최근에 대흥동 가까운 곳에 앰프 수리 장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들고 가서 고쳤다. 고치시는 사장님, 의사 쌤 같은 면 너무 재밌음. ㅁㅌ가 들고 가서 이거 어디 어디가 고장 났다고 말하려는데, 자기가 보면 아니까 두고 가라고 그러셨대ㅋㅋㅋㅋ 그땐 허세인지, 찐 인지 구분이 안 돼서 물음표 달고 나왔다고.

 

찾으려 가는 날 비가 왔음. 가보니 다 고장인지 몰랐던 부분까지 고쳐주셨대. 라디오 음질이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옛날 주인이 가지고 있을 때 이걸 수리했던 것 같고 그때 라디오 부분을 좀 망가뜨려서 회복할 수 없다고. 그렇지만 지금도 듣기 나쁘진 않으니까 안테나 달아서 쓰라고 그러셨대.(라디오 상태 매롱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ㅁㅌ가 안테나 달면 더 잘 들리냐고 했더니 그렇다면서, 근데 안테나 길다고 잘 잡히는 거 아니니까 딱 1m 길이로 달라고 그랬대ㅋㅋㅋㅋ

 

그리고 전원코드가 옛날 꺼라 접촉이 좀 안 좋아서 교체하면 어떠냐고 물으니, 원래 나온 그대로 써야 소리가 좋은 거라고. 만들 때 전원에서 들어오는 전력까지 다 어울리게 만드는 거라고 그러셨다고ㅋㅋㅋㅋ전력과 사운드의 연관성 얘기 들을 때마다 너무 재밌음ㅋㅋㅋㅋ 여하튼 그러하니 고장 나지 않는 한 그대로 쓰라고 그랬대. 치과 의사쌤이 치아 뿌리 살아있는 한 최대한 살려서 쓰는 게 좋다고 하는 거 같음. 비 오니까 물 안 들어가게 잘 싸서 주셨대. 이 에피 좋아해. 음악과 관련된 사람들의 특성 재밌음. 

 

이 앰프는 겉면이 나무색이고(나무색 시트지를 붙인 것 뿐이지만) 전원을 켜면 노란 불이 들어오는 게 맘에 든다. 아날로그 자동차 계기판에 속도 가리키는 초침같이 생긴 게 여기에도 두 개 달렸는데, 빨간색이고 작지만 좌우 볼륨 크키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정말 좋아하고, 앰프 전원을 켠 즉시 스피커로 소리가 나오지 않는 점도 좋아한다.(아날로그라 출력에 약간 시간이 걸림)

 

여튼 앰프를 고쳐서 집으로 가져왔다. ㅁㅌ가 집에서 음악을 듣고 싶다면서. 가게에서 잔뜩 듣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네가 좋다면 해라' 라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몇 주 후 ㅁㅌ가 중고로 마란츠 스피커를 5만원 주고 사서 퇴근한 새벽에 안 자고 앰프와 스피커를 두꺼운 스피커 선으로 연결했다. 나는 그걸 보다가 잤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모양이 꽤 그럴싸하게 잡혀있었다. ㅁㅌ가 나 깬 거 보더니 dvd플레이어에 9와 숫자들 <수렴과 발산> cd를 넣고 틀었다. 첫 곡이 재생되면서 방에 음악이 퍼지는데, 너무 좋았다. 사운드 질감이 다르다?? 이런 기분 뭘까. 공기에 질감 좋은 소리 입자가 가득 찬 기분이었다. ㅁㅌ는 왜 집에서 음악이 듣고 싶었던 걸까. 아직 이유는 모르지만, 좋은 결정이었다. 

 

 

 

 

and

 

 

 

 

 

 

 

 

 

술 이름

Finlaggan Cask Strength

핀라간 캐스크 스트렝스

 

타입

Islay Single Mait Scotch Wisky


제조사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핀라간(이라는 이름의 섬이 있다고) 글래스고 빈티지 몰트 위스키 컴퍼니 

도수
58%

용량
700ml

 

가격

??

캐스크 스트렝스(오크통에서 꺼낸 그대로 병입한 위스키. 도수가 높다. 보통은 불순물 제거등의 이유로 위스키를 꺼낸 후 냉각해서 거르고 물로 희석한대)는 확실히 매력있다. 다른 건 음미할 틈을 주는데 캐스크 스트렝스는 음미할 틈을 안 주고 미각을 마비하듯 장악함. 넘길 때도 목을 쎄게 치고 내려간다. 이 위스키는 피트향과 단맛의 밸런스가 기분 좋음. 피트향이 자연스럽다는 선에서 부드럽게 나고 단맛이 돈다. 단맛은 카라멜 맛 보다는 달콤한 꿀에 가까운 맛이다. 스파이시한 맛이 끝에 약간 남는데 단맛 여운이 더 길어서 덮힌다. 위스키 자체의 여운이 길어서 입에 남은 맛을 다시 음미해보게 된다. 강한 도수에 부드러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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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책상을 정리하다가 버리지 못하는 빈 술병을 못 버리고 치여서 아 마신 거 기록해놓고 버리자! 결심한 후 쓰는 글.

 


술 이름
Berry bros. & Rudd

베리 브로스 & 루드 (비비앤알 BBR)
쉐리 캐스크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 위스키

 

타입

Sherry Cask Matured Blended Malt Scotch Whisky


제조사
영국 Houston Bottling & Co-pack

도수
44.2%

용량
700ml

 

가격

???

 

세 종류가 있었는데 쉐리 캐스트로 구입했다. 카라멜 맛이 압도적으로 맛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진했던 기억이 있으나 먹은 지 오래돼서 더 다른 특징은 기억이 안 남. (이래서 기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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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서빙하다가 문득 사람들 사이사이를 물 형태로 흐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다가 이런 생각이 왜 들었지. 그냥 사람들이 여기에서 하고 싶어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반응은 물처럼 하면서. 중간에 바위가 놓여있으면 그 표면을 타고 지나가는 냇물이, 스밀 공간이 있으면 스미고, 털면 털리고, 뜨거워지면 운동이 빨라지고, 온도가 떨어지면 얼고. 닦일 수 있는 오염은 내게 오염물이 생기더라도 닦고 지나가고. 표면 장력은 흙바닥보다 강한. 그런 말도 안 되게 교훈적인(ㅋㅋㅋㅋ으ㅋㅋㅋ결론 이런 거 싫지만ㅋㅋㅋ) 물이. 물은 이름부터 그렇고 그냥 신기하다. 신비 그 자체.

 

리사 해니건 홈 듣고 싶어져서 틀었다. 홈은 이 영상으로 들어야 찐이다. 리사 해니건이야 말로 물 같은 목소리라고 생각해. (데미안 라이스 워터 때문이 아니고...) 꽃도 보고 싶으고, 바다도 또 가고 시프고, 섬진강 모래 위를 뒹굴고도 시프고... 예전에 그레이트 오션 로드 갔을 때. 나는 좀 촌스럽게 투어 차에 끼어서 갔는데(친구가 투어 가이드였심) 투어라서 30분 자유시간입니다. 하는 동안만 거기에 있을 수 있는디, 오션 로드 중 가장 그레이트했던 곳은 정말로 너무나 간절하게 떠나기 싫었다. 주저앉아서 일주일은 있고 싶었는데 30분이 웬말ㅠㅠ 근데 거기에 비치타올 깔고 몇은 책 읽고 몇은 누워있는 사람들 있었는데 쏘 굿 쏘 그레이트했다. 붉은 돼지에서 주인공 돼지가 비행기 정박하는 곳을 여기를 모티브로 해서 그렸다는데. 정말....(내친김에 사진 찾아보는 중)  그럴 만두해. 여기 밑에 찾아놓은 사진 오른쪽에 동굴같은 곳이 보이는데, 정말 동굴이고. 내가 갔을 땐 여기에서 누가 땅에 닿는 알프호른 같은 나팔을 불고 있었다. 여기가 유명하긴 하지만 인적 드물고, 대천 해수욕장처럼 주변에 횟집이 즐비하고 그런 곳도 아닌데(횟집은 커녕 가게 하나 없고, 보호하려고 수영도 금지함) 동굴 같은데 가볼까? 하고 가보니 나팔 부는 히피같은 사람이 앉아있음. 더 있고 싶은데 나는 조금 있으면 투어 차에 올라타야 하는 쭈구리 인간1...  내 처지야. 근데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고사하고 섬진강이나 가고 시프다... 꽃 지기 전 평일로 해서. 서대전역에서 9시 50분 기차타면 한번 환승하고 2시간 40분만에 간다는데 갈까.

 

 

 

 

 

 

 

+ 오늘의 노래

Lisa Hannigan, Home

(사랑햄미다....리사 해니건)

 

 

youtu.be/csaHks2gydQ

 

and

 

 

 

 

요즘 술을 연속으로 몸에 쏟아부었다... 식물도 물 주고 비료 주는 때가 있다구 (틀리게 주면 되려 죽음) .. 맨날 일기예보 확인하면서, 술은 때를 모른 체하고 마셨다. 그랬더니 신체 기능 반이 죽은 거 같다. 몸이 너무나 힘듦... 식욕이 감소할 정도다. 그치만 오늘도 가게 끝내고 술 마시고 싶은 생각뿐. 계속 취하고 나를 더 괴롭히고 싶다. 더 많은 허전함을 내게... (못, 카페인 가사 중)

 

봄꽃 보러 가고 싶다. 내가 살던 홍은동 안산엔 벚꽃이 한창일까. 수많은 벚나무 사이에 서있던 수양벚꽃 한그루, 그거를 참 좋아했는데... 그 밑에 하염없이 앉아서 맥주를 마셨는데. 과거의 것을 그리워만 하네. 지금 사는 곳 (어딘가에 있을) 수양벚꽃을 찾으면 될 텐데. 근데 찾아도 안산 수양벚꽃 그리워하겠지 그러고 싶은 거니까 

 

 

 

 

+ 오늘의 노래

못, 카페인

www.youtube.com/watch?v=mbV3vpJ8Whw

 

and

 

 

 

 

 

 

난 지금이 좋당... 현재는 직접 느낄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을 이르는 말이라는 데, 어쩜 정말 그렇지?? 내가 >>>뭘 느끼고 있는<<< 그 상태가 좋다. 그렇다는 건 느꼈던 과거나 느낄 수도 있는 미래는 별로 흥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가끔 추억에 젖어들고 미래를 계획해보기도 하지만 금방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 맛있는 걸 입에 넣고, 듣고 싶은 음악을 트는데 그럼 바로 재밌다. 몸을 찌르르하게 관통하는 흥미로운 자극 그것은 지금에 있네. 우우우~

 

예측대로 일이 흐르지 않고 다르게 흐르면 마치 변주 같아서 더 재밌기 때문에 예측을 안 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버린 지금의 내가 그런 내가... 요즘은 자꾸 끝을 생각하게 되었다... (힘빠진 두듕...) 노아가 떠나고, 활동가들이 뮤지션이 젊은 여성들이 세상을 떠나는 부고를 빈번하게 접하고, 할머니가 예전보다 약해지시는 걸 보면서 생긴 습성인가 싶기도... 자꾸 내가 죽으면 내 물건은 어쩌나 좀 줄여놔야 하는딩... 하고 생각하고, 어제는 ㅎㄴ님이 여름의 욜라탱고는 더 좋을 거 같아요.라고 했는딩 그 말에 끈적한 공기가 달큼한 주황색 빛과 겹쳐져 음악소리가 웅웅 퍼지는 끝내주는 욜라탱고가 진하게 떠오르면서도 이렇게 좋은 욜라탱고는 언제까지 있을까 같은 말을 뱉어버렸다. 이건 내가 살아오던 유형이 아니다.... 그리고 이상해.... 미래라면 몰라도 자꾸 끝을 생각하고 마는 것은.... 그것은 정말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인뎅.

자꾸 무너지고(오늘도 일하다가 혼자 갑자기 무너짐) 끝을 떠올리는 건 노아를 잃은 상실이 큰 영향일 거 같은데, 나는 그 상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여전히 도저히 모르겠고, 일상은 아무 일 없이 살아지고... 아무 일 없이 살아지는데 갑자기 울고 불고 할 수 있는 노릇이 아니고. 좋은 걸 접하면 그 순간은 또 겁니 좋고 그러는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지... 하면서도 도움이 된다는 일은 모조리 해버려서 나아지고 싶고 그렇다. 그래야 사려 깊은 노아도 언니 해피? 그럼 나도 해피~~~ 하고 좋아핼텐뎅. 근데 네가 없는 게 나눈 너무나 싫고 슬픈뎅 어떻게 해피해... 너는 지금에 없는뎅 어떻게 지금이 좋냐고... 마음의 준비를 그렇게 많이 해놨는데도 아무 소용없이 힘들다. 사람 마음이라는 거 어떻게 이렇게 생겨 먹었냐... 여전히 지금이 좋지만, 도저히 지금을 긍정할 수가 없는 모순에 갇힌 상태이다. 이런 밤이 오면 지금을 깨우려고 달리러 나가거나 'Il me semble que je serais toujours bien là où je ne suis pas' 저는 항상 제가 없는 곳에 있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이 나오는 토성의 영향 아래를 들으러 간다. 오늘도요

 

 

 

 

+ 오늘의 노래

 

거기 누구 있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알레고리의 숲

꿈의 미로

우린 어디에 있나요

 

 

도재명, 토성의 영향 아래

www.youtube.com/watch?v=8-EZBysYH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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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일 많이 듣는 곡이다.
장필순보다 후디버젼보다 이 버전으로 듣는 게 마음이 더 스산하다. 눈치 없이 발랄하게 뛰어노는 사운드 사이로 쓸쓸한 가사가 흐르는 게 감정 누르는 포인트가 되어준다. 스산해질 대로 되어놓고 울고불고하며 마음을 어지럽히는 게 아니라 떠나려고 잘 정돈해놓은 방 같은 이별 얘기라 더 서글프다. 단정하게 닦아놓은 방에 앉아 방바닥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짐짓 식어버린 방 온도를 침착하게 확인하는 일을 하면서도 어수선해진 마음까지는 정돈하지 못하는 질감을 딱 뭐라 한 단어로 표현할 순 없지만, 이 곡으로 설명할 방법을 알게 된다. 정의할 수 없고 찰나처럼 지나치고 마는 지점을 노래하는 것이 되려 놀랍고 그렇다.


널 위한 나의 마음이
이제는 조금씩
식어가고 있어

하지만 잊진 않았지
수많은 겨울들
나를 감싸 안던 너의 손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엔
또다시 살아나

그늘진 너의 얼굴이
다시 내게 돌아올 수 없는 걸 알고 있지만

가끔씩 오늘 같은 날
외로움이 널 부를 땐
내 마음속에 조용히 찾아와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https://youtu.be/X8PiSU-8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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