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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3.29
    20210328 집에서 음악

 

 

 

 

사진 출처 : https://totalaudio.net/entry/파이오니아-SX-980-대형-리시버-입니다-A급  [All about Antique Home Audio <종합전자>]

 

 

 

 

아끼던 파이오니아 앰프를 가게에서 쓰다가 고장 나서 한동안 못 썼다. 그러다가 최근에 대흥동 가까운 곳에 앰프 수리 장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들고 가서 고쳤다. 고치시는 사장님, 의사 쌤 같은 면 너무 재밌음. ㅁㅌ가 들고 가서 이거 어디 어디가 고장 났다고 말하려는데, 자기가 보면 아니까 두고 가라고 그러셨대ㅋㅋㅋㅋ 그땐 허세인지, 찐 인지 구분이 안 돼서 물음표 달고 나왔다고.

 

찾으려 가는 날 비가 왔음. 가보니 다 고장인지 몰랐던 부분까지 고쳐주셨대. 라디오 음질이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옛날 주인이 가지고 있을 때 이걸 수리했던 것 같고 그때 라디오 부분을 좀 망가뜨려서 회복할 수 없다고. 그렇지만 지금도 듣기 나쁘진 않으니까 안테나 달아서 쓰라고 그러셨대.(라디오 상태 매롱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ㅁㅌ가 안테나 달면 더 잘 들리냐고 했더니 그렇다면서, 근데 안테나 길다고 잘 잡히는 거 아니니까 딱 1m 길이로 달라고 그랬대ㅋㅋㅋㅋ

 

그리고 전원코드가 옛날 꺼라 접촉이 좀 안 좋아서 교체하면 어떠냐고 물으니, 원래 나온 그대로 써야 소리가 좋은 거라고. 만들 때 전원에서 들어오는 전력까지 다 어울리게 만드는 거라고 그러셨다고ㅋㅋㅋㅋ전력과 사운드의 연관성 얘기 들을 때마다 너무 재밌음ㅋㅋㅋㅋ 여하튼 그러하니 고장 나지 않는 한 그대로 쓰라고 그랬대. 치과 의사쌤이 치아 뿌리 살아있는 한 최대한 살려서 쓰는 게 좋다고 하는 거 같음. 비 오니까 물 안 들어가게 잘 싸서 주셨대. 이 에피 좋아해. 음악과 관련된 사람들의 특성 재밌음. 

 

이 앰프는 겉면이 나무색이고(나무색 시트지를 붙인 것 뿐이지만) 전원을 켜면 노란 불이 들어오는 게 맘에 든다. 아날로그 자동차 계기판에 속도 가리키는 초침같이 생긴 게 여기에도 두 개 달렸는데, 빨간색이고 작지만 좌우 볼륨 크키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정말 좋아하고, 앰프 전원을 켠 즉시 스피커로 소리가 나오지 않는 점도 좋아한다.(아날로그라 출력에 약간 시간이 걸림)

 

여튼 앰프를 고쳐서 집으로 가져왔다. ㅁㅌ가 집에서 음악을 듣고 싶다면서. 가게에서 잔뜩 듣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네가 좋다면 해라' 라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몇 주 후 ㅁㅌ가 중고로 마란츠 스피커를 5만원 주고 사서 퇴근한 새벽에 안 자고 앰프와 스피커를 두꺼운 스피커 선으로 연결했다. 나는 그걸 보다가 잤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모양이 꽤 그럴싸하게 잡혀있었다. ㅁㅌ가 나 깬 거 보더니 dvd플레이어에 9와 숫자들 <수렴과 발산> cd를 넣고 틀었다. 첫 곡이 재생되면서 방에 음악이 퍼지는데, 너무 좋았다. 사운드 질감이 다르다?? 이런 기분 뭘까. 공기에 질감 좋은 소리 입자가 가득 찬 기분이었다. ㅁㅌ는 왜 집에서 음악이 듣고 싶었던 걸까. 아직 이유는 모르지만, 좋은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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