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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4. 23 가을여행 계획

 

 

 

 

1

나란 애 왜... 눈치가 없을까. 신이 소원을 두 개 들어주겠노라~~~ 하면 하나는 노래를 짱 잘 부르게 해 주세요, 딱 4곡만요. 하나는 제 눈치가 (남들 만큼만 이라도) 있게 해 주세요. 하고 빌고 싶다. 노래는 왜냐면 목소리로 내 마음대로 마음껏 표현하며 불러보고 싶어서.(소리를 너무 사랑해) 눈치는 정말 있으면 좋겠다. 그럼 언어 아닌 기호를 보내도 쩔게 읽어 낼 텐데. 언어에 꽁꽁 숨겨놓은 뜻도 찾아서 읽을 텐데. 나는 은유고 힌트고 모르겠단 말이야!  

 

 

2

친구한테 나 왜 이렇게 눈치가 없을까... 그랬더니 야 너는 티가 다 나잖아. 숨길 줄 아는 사람이 눈치도 있는 거야. 그래서 아니! 내가 그렇게 티나? 그랬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ㅋㅋㅋㅋㅋ 라고 보냈다... 아니 그 정도냐고... 친구가 나는 상대가 모를 거라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를 말래... 정말 시무룩해진다... 나 우울하니까 배경음악 깔아줘... BGM : 숨길 수 없어요 - 롤러코스터

 

 

3

고사리과 식물은 뿌리가 물에 젖어 있는 건 싫어 하지만, 잎이 물에 젖어 있는 건 좋아한다. 습한 걸 좋아하면 뿌리에도 물기가 잔뜩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얘네들도 섬세한 성격을 가진 애들이다. 열대 지역 숲에 살던 애들이니 열대우림을 상상해보면 좀 이해하기 간편해진다. 아주 크고 우거진 열대 나무들이 이미 햇빛을 선점했고, 얘네들은 심해어처럼 그 밑 햇빛 드문 지면에서 자라난다. 태양은 뜨거운데 비도 많이 오는 열대 기후므로 습도는 쎄고, 배수는 잘 되는 환경. 고사리과는 그곳에 뿌리를 내린다. 그러니 (아마도) 뿌리라도 건조하게 숨통이 트여야 하겠는 그런 환경이 고향인 친구들이다. 올해 여름에는 밖에 둬서 키웠는데 비를 속절없이 맞게 뒀다. 그래도 여름의 특별한 기운 효과인지 자주 뿌리가 젖는데도 신나게 자라는 모습이 보여 계속 두다가, 최근 기온이 많이 떨어져 추워할 애들 먼저(고사리과 애들) 실내로 들여 키우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흠뻑 물을 주고, 매일 2~3번씩 분무하며 돌보고 있다. 그랬더니 여름 지나서는 성장을 멈춘 듯 보이던 식물들이 새순을 마구 내고 있다. 2주 정도 꾸준했을 뿐인데, 내 성심성의가 전해졌나. 경계를 풀고 편하게 지내기로 한 것인가. 물을 줄 때면 꼭 새순을 찾아서 본다. 새순을 보려면 한껏 몸을 낮춰야 하고 또 곰곰이 봐야 한다. 그러면 끝을 동글게 말고 있는 귀여운 새순들이 보인다. 식물이 경계를 푼 것이 보인다. 곰곰이 바라보는 과정은 어떤 기분 좋은 상태에 이르게 한다. 내가 분무를 건넨 것에 새순으로 답하는 식물의 티 냄을 바라보는 것. 이럴 때는 언어가 없어도 알아챌 수 있다. 너네 지금 환경이 아무래도 편해졌구나?라는 것과 그렇다면 이 상태를 유지할게. 하고 답을 해줄 수 있는 상태에 이르므로 즐겁다.

 

 

 

 

 

 




4

나보고 노아에게 유난스럽게 해 준 것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곰곰이 바라보다가 노아가 싫어하는 내색이 보이면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꼭 해야 하는 발톱 깎는 일, 양치하는 일은 해야 했지만, 그것도 노아가 너무 싫어하면 멈췄다가 기분 좋아 보일 때 해치웠다. 노아가 뭘 좋아하는지는 크게 알아채지는 못했는데(좋아했다가도 금세 싫어함), 고양이라는 동물은 싫은 티는 잔뜩 내므로 싫어하는 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노아가 하기 싫어하는 걸 하는 건 나도 싫다. 노아의 행복이 나의 행복. 예전에 나랑 오래 살자고 (내가 봐도 드럽게 맛없어 보이는) 건강 생식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노아가 정색하고 싫어하길래 한 달 반쯤 지나서는 야, 너도 먹는 행복이 젤 크겠지? 내가 뭔데 그 행복을 뺐냐. 좋아하는 거 마음껏 먹으면서 살아라 하고 그때부턴 간식을 잔뜩 주며 지냈다. 그러길 잘한 게 요즘 그때 찌워 둔 체중 덕에 노아가 버티는 것 같다. 안 먹어서 몸무게가 1.4키로 빠졌으니까... 이런 말 없는 동물을 키우려면 곰곰이라도 봐야 미세한 변화를 읽어 낼 수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아픈지, 기운이 약간 더 회복되었는지, 밥은 얼마나 먹었고 얼마나 쌌는지 바라보고 읽어내야 노아가 사는 동안 즐거울 수 있다.

 

 

5

눈치가 없어서 나란 애는 곰곰이 바라보게 된 것이 아닐까. 어떻게든 읽어내고 싶으니까. 읽어서 대답하고 싶으니까. 그치만 그렇게 바라보는 걸로 알아낼 수 있는 건 극히 적다. 그나마 말 없는 생명체 한테나 먹히는 읽기 방법이다. 천만다행 안 질리고 오래 짙게 바라보는 일엔 진짜 자신 있다. 그러니 말을 할 줄 아는 인간이 내게 무엇을 말하고 싶다면 말하는 게 좋다고. 말을 도저히 못 하겠을 땐 동일한 기호를 오래오래 보여달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내가 언젠가는 읽어 낼 거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당신을 아무 평가 없이, 아무 잣대 없이, 아무 추측 없이, 있는 그대로 읽는 건 내가 잘할 수 있고, 무척 즐거워하는 일이니까. 그러니까 감추지 말아 줘. 내 곰곰한 시선에 너를 보여줘, 새순이든 싫은 것이든 무엇이든. 그러면 내가 볼게. 그러고 나서 네게 꼭 대답할게. 나도 있는 그대로 꼭 대답할게.

 

 



+ 오늘의 노래
나란 책

 

 

youtu.be/ca4-zrEkxCY

 

and

 

 

요즘 계속 이런 표정 상태라서 (밑에 그림) 

가게 노래 책에 계속 이 표정 그리고 있엉.....

 

 

and

 

 

 

 

몸에 뭐가 남기에 충분한 1년 남짓 기간 동안 했던 규방 글방 모임 시절(?)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묻는다면 물질 형태의 증명 가능한 것을 꺼내 보일 순 없지만.

지금 그 시절(시절이라고 쓰는 거 오래된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쓸 때마다 웃긴ㅋㅋ) 추천받은 책을 읽고 있다. 읽다 보면 문장 어느 쯤에서 그분이 좋아하는 향기같은 게 나서 추천해주신 분 생각이 난다.  몸 한쪽에 글 쓰는 근육이 있을 사람들. 그 근육으로 써낸 글들, 모니터에 뜨던 활자, 들뜬 동시에 적당히 긴장한 표정, 다른 이의 문장을 몇 번 곱씹던 눈을 기억한다. 그리고 써온 서로의 글을 깊게 읽고 나서 정확하게 칭찬하려 애쓰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목소리의 높낮이를 기억한다. 글은 말과 달라서 그 사람을 글로 읽으면 새겨지는 감각이 든다. 휘발되는 소리의 재질과 달리 글은 눈에 담긴달까. 

각지에서 만난 분들이라, 종종 봬는 분도 있지만 다시 만날 기약이 없는 분도 있다.(좀 울적) 그래도 눈 안에 잔뜩 쌓인 글 더미를 떠들다 보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고밀도로 새겨진 이 무형의 것이 살면서 만나기 어려운 빛나는 순간이라는 것을 이해하므로.(그러다가도 너무 그리우면 연락해서 더 쓰신 것이 있다면 내놓으라고 구슬리기도 하고, 없다고 하면 좀 쓰시라고 재촉도 하고)  지금은 없어도 과거의 것을 품고 지내는 정도로도 만족감이 차오르니 어느정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돌아가신 엄마가 나를 소중하게 꼭 안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는 것처럼. 그 시절 분명하게 존재했던 무엇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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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테이프, 마이마이 시절엔 원하는 트랙으로 넘기기 귀찮아 쭉 들었다. 한 곡 반복 재생, 트랙 넘기기 같은 기능이 있긴 했지만(없는 것도 있고) 실패율이 있었다.(그러게? 두 트랙 넘어가고 그랬음) 돌아가는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고, 불편하니 잘 안 쓰게 됐다. 애초에 세간에는 앨범 쭉 다 듣는 거지 라는 개념이 강하기도 했고, 한 곡만 반복해 들으면 테이프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공포도 한 몫했다. 이런 식으로 카세트테이프는 기계적 기능 보단 화학반응 물질과 닮아있었다. 듣는 방식은 음악 청취에도 영향을 줬다. 들을수록 타이틀 트랙은 옅어지고 내가 좋아하는 트랙에 강한 잔상이 남았다. 이소라 1집 <그냥 이렇게>가 그러한 트랙.

나에게 이소라 1집은 <난 행복해>나 <처음 느낌 그대로>보단 <그냥 이렇게>가 우선으로 일으켜진다. 그냥 이렇게를 들으려고 테이프를 틀고, 테이프를 틀으면 그냥 이렇게를 기다리는 마음이 되는 그런 상태. 체념 가득 찬 여름밤 같은 분위기가 좋다. 여름밤은 열띠고 유연하고 경계가 녹아내려 끈적한 것인데, 이 노래는 건조하고 경계선이 날 서있고 열띰이 있다가 금세 식는 불안이 있다. 그런데 뉘앙스가 여름이잖아? 듣다 보면 오묘하게 그어진 금 위를 걷는 기분이 된다. 다 듣고 나면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가서 익숙하지 않은 곳에 도착한 모습이 된다.(5번 트랙 <더위>도 좋아하지만, 분명한 여름 낮이라 다 듣고나도 분명한 여름 낮)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냥 이렇게가 아픔에 도착하게 한 적은 오늘이 처음이라서. 오늘 듣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 이제야 이 노래가 어디로 가는 건지 아는 건가. 이제야 들리는 건가. 그러고 있어서 쓴다. 흑흑. 썅썅바....

 

 

 

 

 

이소라 <그냥 이렇게>

나의 맘 모두 준다 해도
우린 다시 그 자린 걸

 

youtu.be/gtSv56 LXy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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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쓰기로 하니 할 말이 계속 생겨서 일하는 중에도 마음속에선 타자를 치고 있다. 막상 쓰려면 물이 수증기 되어서 다 날아가버린 상태. 그렇지만 쓸 말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갈 길 없이 고여있던 물에 물꼬를 터주자 쏟아져 내리는 모양새입니다. 그걸 내가 몰라준 거 같아요. 트위터가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겨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나??? 하지 못한 말이 많았다는 걸 이제서야 느끼고 있다. 그런데 블로그에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쓸 수 있냐 물으면 그건 모르겠네. 그 이전에 솔직한 게 중요한가? 모르겠는데,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하고 싶은 말을 많게 하니까 <솔직 = 많은 글을 쓰는데 효과>공식이 적용되는 것 같은데. 그런데 공개하려고 쓰는 거잖아?(비공개면 일기장에 쓰지 않겠음??) 공개하는 글을 솔직할 수 있어?? 으아 모르겠... 그렇지만 이전보단 할 말이 아주 많아. 하고 싶은 말이.

 

 

 

 

 

 

 

and

 

 

 

ㄱㅁㅌ는 잘 시간쯤 내 피부에서 열이 나면 팔 다리 피부를 여기저기 만져보다가 ㅊㅅㅇ 졸리네~~~ 한다. 몸이 뜨거워지면 졸린거야? 물어보면 그렇대. 그런 건 어디서 배워오는지. 내가 졸린 걸 열로 감지하는 ㄱㅁㅌ 재밌고 귀여워서 몸을 더 붙여 안으려고 하면. 으~~~ 뜨거워. 붙지마. 하고 도망간다. 뭐지 방금 전에 다정하지 않았나? 고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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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깐 할 말 안 나오더니 그땐 얼어있다가 이제 녹은 건지 자야하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자꾸 생긴다. 새로운 것엔 적응절차가 (이런 하찮은 블로그 행위에두) 필요하네.


2

오늘 들은 노래가 좋아서 왜 평소보다 더 좋을까 생각했다. ㅎㄴ님이 운전하는 차안으로 가을 햇빛이 쏟아지고, (창문을 열고 달려) 바람에 가을 냄새 같은 것들이 왁왁 들어왔다. 외부에서 밀려 들어올 수 있는 것들이 다 밀려 들어 나를 치는데, 외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것들은 나 말고도 내부의 모든 것 그러니까 사운드 진동과도 마찰을 해서 외부와 내부의 소리가 섞여 내게 들어왔다. 마찰마다 소리가 났다면 뿅뽕 소리나느라 정신없는 핑퐁(게임) 사운드가 났을 것 같아(그 정신없는 소리 좋아해서 잘 하지 못하는 핑퐁을 열심히 했는데) 내부에 앉아 외부와의 마찰을 느끼는 게 좋았다. 그렇게 몸에 모조리 부딪혀 다가오는 것에 넘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마침 노래 볼륨을 굉장히 높혀놔서 더 속수무책이었을듯. 오늘 들은 노래들을 집에 와서도 계속 들은 거 보면 그랬다는 걸 아주 확실하게 반영한다.


3

순간을 이렇게 길고 자세하게 남기는 게 재밌다.(트위터와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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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연애해도 이만큼은 재밌는데,

여자와 연애하면 진짜진짜 재밌겠구나.

아 난 그런 것도 모르고 살았네.

 

 

요즘 성적 정체화한 친구들을 보면 자기가 살아갈 삶을 더 자세히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 같아 반짝반짝해 보인다.

 
지지하는 동시에 한 켠에 남는 부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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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로그 써야지. 하고 결심하고도 시일이 꽤 흐른 후 시작하는 내 모습을 내가 보며 오. 또 그러고 있군. 했다. 뭘 시작하든 시작할 때 모습이 매사 같고, 한심. <결심!-다시결심!-고민-다시결심!-최종결심!-시간흐름...-더이상못미루겠다!-시간흐름...-갑자기시작!> 과정이고 적어놓고 봐도 한심.(하지만 크게 낙심하지 않는다는 것...)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과정이 활활 타오르는 쪽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 꺼져가는 모닥불에 고구마는 안 익을 테니 뒤늦게 마시멜로나 굽는 모습 같은 것이다. 이 과정을 자진해서 매번 치른다는 것에 (내가 그래 놓고도) 심통이 난다. 몰입은 주변까지 다 태워버릴 정도로 활활 타오를 때 나타나는 게 아닐까. 블로그를 몰입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때를 지나친 건지 모르겠다.

 

 

 

2

오늘 가을 햇빛을 쬐며 같이 먹고 마시고 걸은 ㅎㄴ님은 뭐가 생각날 때마다 내게 양해를 구한 다음, 걸음을 멈추고 서서 적어놓아야 하는 것을 적었다. 빠른 손가락 터치로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고개 숙임으로. 하던 것을 멈추고 하고 싶은 쪽으로 바로 돌입했던 적이 없는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여기에서 거기로 건너가는 ㅎㄴ님 모습을 보며 가장 뜨거울 때마다 당장 고구마를 던져 넣는 모습은, 몰입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에 없던 작은 소용돌이가 마음에 일어났다. 다음에 만나면 비법을 물어봐야지.(그리고 나 신경 쓰지 말고 바로 여기에서 거기로 가라고 해야지. 방해하는 건 싫어) 기술은 그 기술을 터득한 숙련자에게 물어 익히는 게 가장 좋다. 뒤늦은 사람은 그렇게라도 배워서 속도를 쫒아가야 한다. 휴.

 

가감 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가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한다. (트위터에선 가감 없이는 못 하겠...) 그러나 과연 솔직하게 쓸 수 있을지???? 지금도 쓰고 싶은 말이 398742개 되는데, 말이 안 나와서 완료 버튼 누르기 직전이다. 이러는 모양새를 보니까 또 모닥불 피워놓고 마시멜로 굽고 있겠다.

 

 

 

3

그래도 오늘은 오늘이 궁금하면 ㅎㄴ님이 쓰신 글을 읽으면 된다.(우악) 어딘가에 굉장하게 기록이 되어있다는 데에서 안도와 기쁨이 오늘 쬔 가을 햇빛같이 새새 틈틈 찾아든다.(기록이란 무엇이길래ㅠㅠ) 실로 오랜만에 느낀다. 아니 아닌 게 아니라 요 근래는 이런 식으로 오랜만에, 혹은 처음 느끼는 게 많아 마음이 뛴다. 특히 사람을 만나는 일에 새로운 인식이 추가되었다. 늘 핫팩 10개 붙인 듯 맘이 뜨끈뜨끈한 친구들의 아량 덕분에,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는 법 없이도 유대를 좀처럼 잃지 않고 살아왔는데, 대전에 와서 친구 만날 일이 연중행사가 되어버리니 한동안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쓸쓸하게 지냈고. 그러다가 라하 ㅇㅇ님께 술 마시자고 청하고 즐겁게 마셨던 계기로 아, 이거구나. 를 이제야 깨달아 만남을 청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방자하고 교만하게 나 혼자 맘 편히도 살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친구들의 마음이 헤아려지고, 고맙다. 앎이 포함된 고마움은 급이 다르네... 여하튼 스스로 만남을 청해서 만나는 일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 보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것도 생소하고, 그리고 내가 만나자고 한 것이라 상대가 나를 만나 즐거운지 염려하는 일이 생긴다. 마음이 졸여지는 생소한 감정에 당황을 하고, 한편 흥미롭다. 흥미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내 만남에 즐거움을 가감 없이 표현해주는 상대 덕이다. 마음이 졸여졌다가도 펴지는 것이다. 납작했던 게 동그래져서 비눗방울처럼 방울방울 반짝이며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다. 

 

 

 

 

*

오늘 들은 것

신승은 헝
논스톱 ost 처음 보는 나, 그댄 달라요
김추자 빗속의 여인
혜은이 새벽비
델리스파이스 챠우챠우

엄정화 눈동자
o.o.o 눈이 마주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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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에 가기로 했다.

오예.

한달에 만원씩 모으는 모임인데, 미리 술 사놓는다고 돈을 어서 내노라고 했다.

바람직한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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