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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떻게 되도 뭐 어쩌겠냐는 포기에 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게 슬픈지 종일 입은 (알바)유니폼 곳곳에 눈물이 떨어져 무심하게 밴다.



거의 모든 게 이어져있다고 느끼던 친구A 는 매년 내 생일이 되는 00시에 축하문자를 보내줬다. 그러다 어느날 쯤 남친이 생기고 어느날 쯤 아기가 생기는 동안 내게 아무런 소식을 전하지 않았더라도, 그리고 이제는 내 생일에 문자가 오지 않더라도 뭐 어쩌겠냐는 마음이 든다.



스무살 초반 무렵에 늘 내 힘든 마음을 들어주기만 하고, 제 힘든 맘은 깊은 곳에 넣어두던 친구B의 마음을 헤아릴 만큼 내가 괜찮아지기도 전에 친구B는 아기를 가지고 결혼을 했다. 나는 웬지 굉장한 서운함에 친구B의 결혼식장에서 내내 울기만 하다 밥 한술 뜨지 못하고 식장을 뛰쳐나와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울었다. 그러고나선 서서히 연락이 끊겼다. 세월이 지나 이제야 갈 곳 없던 그 친구의 맘을 헤아리기 시작했더라도, 그립다고 연락하고 싶더라도 연락이 닿지 않지만 뭐 어쩌겠냐는 포기에 가까운 마음이 든다.



내가 성장하는 내내 아빠가 준 것 이라고는 어두움과 힘겨움, 외로움밖에 없다. 나는 성장하는 내내 어두웠고, 힘겨웠고, 외로웠지만 나보다 더 먼저 나보다 더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할머니께서 나를 보고 웃어주고 안아주시는 통에 나는 힘들어하기만 할 수 없었다. 이겨내고 싶어졌고 이겨냈다. 아빠가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이겨낸 건 다 할머니와 아빠를 제외한 모든 것 덕분이다. 이겨낸 과정엔 아빠가 제공한 건 티끌만큼도 없다. 그러다 불현듯 거기에 화가 나서 봄이 오는 풍경속에서 내가 자아내는 움직임이 고통에 뒹구는 모습 뿐이라 하더라도 끝내 뭐 어쩌겠냐는 낙심에 가까운 마음이 든다.



집을 위해 희생만 하던 친구 C는 오히려 내가 힘들때마다 그 무거움을 덜어주곤 했다. 친구C는 긴 시간이 지나 그 어느날 집에 모든 책임을 마치고, 드디어 제 자신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자기 자신을 위해 떠난 길이라해도 외롭고 힘들었을 거란걸 아는데도 내가 하는 연락은 더뎠고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다 연락이 아예 끊겼다. 그 과정이 모두 내 탓이고, 내가 해주지 못한 모자람 때문이라 생각하더라도 그래서 내가 미워지고 미워지더라도 뭐 어쩌겠냐는 한심함에 가까운 마음이 든다.

 


고단한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고 나서야 오늘이 우리가 만난지 8년이 되는 날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걸 알게 된 순간 곁에 네가 없더라도 뭐 어쩌겠냐는 싸늘한 마음이 든다.



알바 중간에 잠깐 나가 저녁밥을 먹다 읽은 시에 목이 메었다.

집에 오는 길에 비가 조금 왔고, 그걸 맞으며 들은 노래는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

뭐가 어떻게 되도 뭐 어쩌겠냐는 낙심을 하며 앉아있지만 이 노래를 실컷 듣고나서 정지버튼을 누르고 나면 나는 텀을 짧거나 길게 둔 다음에 다른 노래를 찾으러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내 다음 마음또한 그러한 움직임을 가질 수 있을까. 뭐 어쩌겠냐는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이어질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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