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좋아... 오ㅐ 좋냐면... 이제 시작....
거짐 1년 만에 다시 시작한 요가는 ㅇㅂ이가 다녀온 위빳사나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었다. (ㅇㅂ박사의 위빳사나 명체험기 https://www.postype.com/@nanyebin/post/16852656)
호흡에 집중할 것, 내 몸에 일어나는 고통을 알아차리고 흘려 보낼 것, 한 자세 그대로 오래 있을 것 등등.... 몸은 요가 동작을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위빳사나를 하고 있는 상태와 다를 게 없네???? 싶어져 내가 하는 게 도를 닦는 거랑 같다고 도취된다.
오랜만에 움직이는 몸은 이전보다 굳어 있었고, 시간이 흐를 수록 몸이 퇴보하고 있단 게 증명되는 것 같아 울적해졌다. 수업을 마치고 나서 선생님한테 "와 오랜만에 하니까 요가가 진짜 안 돼요" 했는데, 쌤이 "요가는 늘 잘 안 돼요"라는 현답을 하셔서 대꾸도 못하고 네ㅇㅇ.... 하고 귀가했다는 이야기....
이전에 요가 했을 땐 고통스러운 자세를 유지한다는 게 나를 미치게 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자세를 풀고 송장자세를 홀로 시전 하기를 여러 번... 이 고통이 반복되자 저절로 요가를 포기하게 되었고. 그 후로 러브 요가라는 티셔츠를 입고 다닐 때마다 주변 친구들에게 성아는 사실 요가를 안 좋아해. 요가를 좋아하고 싶단 의지만 있을 뿐... 같은 놀림을 받았지만, 분하게도 반박할 수가 없었음....
요가를 포기한 사이에 오래 달리기를 시작했다. ㄷㅂ과 같이 뛰면 중간에 힘들다고 멈추고 싶다가도 끝까지 뛰고 싶어진다. 그렇게 느린 속도로라도 완주를 하고 나면, 아 이렇게 힘들어도 사람이 도중에 죽진 않는구나. 뛰어지는구나. 그니까 인내하고 뛰면 끝까지 뛸 수 있다는 진리를 맛보게 된다. 도중에 포기하는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된다. 마음에 달렸구나. 마음에 달렸구나. 하면서 끝까지 달렸구나. 하게 된다.
이 경험이 요가에도 적용될 거란 믿음이 생겼다. 수업 때마다 선생님이 그랬지 않은가, 포기하고 싶은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마음이 겁을 먹은 거다. 겁을 먹고 나는 못할 거야라고 말하는 거다. 하지만 몸은 끝까지 할 수 있다. 몸을 믿고 끝까지 버텨봐라. 편한 건 이따 집에 가서 해라. 지금은 불편하러 온 거니까, 불편함을 바라봐라. 그러고 흘려보내라.
다시 간 요가는 정말 이전과 달랐다. 끝까지 할 수 있다고 믿기로 했다. 그치만 몇 번 포기는 함.... 그치만 이전보다 더 잘 되는 걸 느꼈다. 동작을 할 때마다, 이 동작을 하고 나면 이 동작에서 쓰인 부위는 어제보다 나아질 거라 믿었다. 다리를 길게 늘이고 나면, 이 다리는 어제보다 유연 해졌겠다.라고 생각했다. 포기는, 나아지길 포기하는 일과 같았다.
그러고 나니까 하나하나 해가 보자는 파이팅이 생겼다. 어제보다 못하겠어? 하는 마음. 그게 오늘도 요가를 가게 하고, 내일도 요가를 가게 했다.
자세를 완벽하게 하려하지 마세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에서 조금만 더 나아가세요. 자세가 낯설다고 겁먹지 말고, 용기를 내보세요. 이 자세가 될 때 해야지 하고 미루지 말고, 지금 하세요. 지금 해야 나중에도 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자세에 익숙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불편함을 알아차리고, 흘려보내세요. (동작이 달라짐) 불편함을 알아차리되, 아까 했던 방식으로 습관처럼 받아들이려고 하지 말고, 새롭게 알아차리세요. 새로운 건 새롭게 느끼세요. 지금 불편하세요. 불편하러 온 거니까. 편한 건 집에 가서 하세요. 같은 말들을 들으며 요가를 한다. 마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거나 진배없다. 지금 하세요. 새롭게 받아들이세요. 지금 불편하세요. 같은 말들이 지금에 살아있게 한다.
이렇게 좋았는데, 요 며칠 요가 가는 일을 미뤘다. 졸음이 계속 쏟아졌다. 오늘 상담을 갔는데, 상담 선생님이 "성아 씨가 지금 정말 원하는 게 뭔지에 귀 기울여 보세요. 이번 주 숙제~!"라고 하셨다. 상담을 나서면서, 마음 말을 들으려면 몸 말을 듣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편하려고 하고 싶은 걸 미루면 후회가 남는다. 몸을 좀 불편하게 하더라도, 마음이 하자는 걸 하자. 지금 불편하자, 지금 하자. 요가 매트 위에 누워 끙끙대는 내가 되자. 하지만 내일은 필테 가느라 요가에 못 가네??? 이것 또한 인생.....
+ 오늘의 노래
트친 용크님이 요가원에서 들었던 노래라며 공유해준 요가송
Sampa the great, Healing
https://youtu.be/P_6tXThKY8I?si=Uzl8ag2-3fPMQ7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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