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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보듬교실에서 매일 느낀 기분을 적는 숙제를 주셔서 그걸 매일 하는데, 기매태가 집에 있는 날엔 ‘기쁨’에 적는 숫자가 크다. 그런 줄 몰랐었고, 그런 내가 귀여움.
 
 
 
빈햄이 ㅇㅌ에서 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안도 동시 정말 기뻤고 웃겼다. 담날 그런 말을 왜 술 마시고 하냐고ㅋㅋㅋ 놀렸더니 쑥스러븐게. 라고 답했다. 그런 빈햄이 귀여움.
 
 
 
빈햄이 쓴 가사 졸라 좋다.... 마음 속에 담아놓고 오래 익혀 써냈을 가사를 읽으니 행복감이 덮으면 체온이 2도 상승되는 따뜻한 담요처럼 찾아와 내 온 몸을 덮음, 빈햄이 써서 소중함.
 
 


빈햄이랑 같이 먹으면 맛있겠다 싶어서 김밥을 말았을 뿐인데(어디서 파는 음식이 아니라 만들어야 해서 만든 건디), 그 과정이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종종 간단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요리가 재밌다니, 귀찮아서 손 놓고 있던 일이 다시 재밌어지는 거 소중함. 
 

 
 
빈햄이 ㅇㄹㅌㄱ를 떠나는 때를 생각했다. 떠나는 일은 같이 있었으니까 생긴다. 떠나면 어쩔 수 없이 슬프겠지. 같이 있는 게 좋았던 만큼이나 생기겠지. 그래도 같이 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떠나는 일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좋다. 그런 슬픈 만족감. 
 
 
 
 


덩치 레코오드 졸리 좋다. 초반인 줄 알고 구입했는데 2판이라는 비틀즈 LP로 예스터데이를 틀어 주셨다. 신나게 말하던 중에 예스터데이가 나왔고, 아 너무 끝내줘서 나도 모르게 말을 멈췄다. 모두 귀 기울여 예스터데이만 들었다. 살면서 한 400번은 들었을 노래인데, 그동안 접어둔 부채로 부채질했구나. 쫙 펼친 부채로 일으키는 바람을 맞는 것처럼, 소리 하나하나가 쫙 펼쳐진 스펙트럼을 느끼며 한음 한음 음악을 들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 음악을 좋아하는 나, 음악을 좋아하는 싸장님. 음악뿐인 공간에 음악뿐인 순간에 음악.
 
 
 
택시를 같이 타고 대흥동엘 가는 길이었다. 높이가 낮아진 오후 태양빛이 택시 안으로 눈부시게 들어왔다. 앞자리에 앉은 ㅇㄷ님이 올해 중순에 정규를 낼 건데, 모아보니 9곡이라고 했다. 그 중에 ㅇㄹㅌㄱ 곡도 있다고 했다. 카카오톡으로 노래를 보내주셔서 이어폰을 꺼내 눈 감고 들었다. 햇빛이 주황색으로 보였다. 노래는 첨부터 끝까지 같은 멜로디가 이어지는데, ㅇㄷ님이 어디에 머무냐에 따라 멜로디가 다른 기분이 됐다. 그랬을 ㅇㄷ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 그리고 ㅇㄹㅌㄱ가 음악으로 영원히 남게 됐다. 주황색으로 스며든 감동. 
 
 
 

어제 ㅅㄹ님하고 ㅇㅎ님하고 맛있다고 소문만 들었던 감자골에 가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노란 호박 식혜 한 병을 샀다. 살 때 반쯤 얼어있던 식혜가 오늘 아침엔 다 녹았다. 잘 흔들어 한 잔을 따라 마셨는데 어제 맛봤을 때랑 다르게 호박앙금이 진하게 담겨서 맛이 황홀했다. 그런 생생한 단맛.
 
 
 
 
생생한 단맛들....이 한 잔 꽉 채워지면 그걸 쭉쭉 마시면서 지낸다. 나 우울증 치료 완료인가 봐....
 
 
 
 
+ 오늘의 노래
 
요조, 모과나무
 
너는 오늘 아침 그 많은 나무들 사이를
보이지도 않게 자꾸 왔다 갔다 하며
나를 찾아보세요
이 담장 너머에
약을 올리면서
아름답네
 
나는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어 서서 음
고개를 들고 두리번두리번하다가 흠
아이고 못 찾겠네
대체 어디에서
이렇게도 고운 모과 향기가
 
 
어디선가 날아오는 오래전 내가 주문했던 소원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나가야지요
떠미는 바람의 마음도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마냥 멈춰 서서
아이고 못 찾겠네
대체 어디에서
모과 향기가
 
 
어디선가 날아오는 오래전 내가 주문했던 소원
 
 
 
 

https://youtu.be/0EBgpAEvj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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