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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거나 수영을 하고 있다.

 


주로 걷는다. 걷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숨이 차오를 뿐이다. 숨이 차면 힘들 뿐이다.

나무에 꽃피고 잎나는 변화를 보면서 걷는 건, 거대한 개념이랬다. 상담쌤이. 내게도 시간이 흐르는데 여기도 시간이 흐르네. 하는 연결감. 여긴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하네. 하는 우리의 차이. 걸으면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느끼는 건, 우울증으로 정지된 나를 다시 움직이게 일깨운다고 했다. 연결감. 그런 게 일어났는가. 아직 모르겠다. 다만 꽃을 보면 기분이 좋다. 세상에 아름다운 게 다행히 아직 유지되고 있단 걸 확인한다.




아까 어느 구간에선 새가 규칙적으로 울었다. 도시에서 듣는 날카로운 울음소리와는 달라 안심이 됐다. 좋은 일이다. 새 좋아하는 친구가 생각나 집에 와서 새도감이 가득 들은 보드게임 윙스팬을 샀다.


걸으면 힘들 뿐인데, 내일도 걷자고 생각하는 건 날씨가 좋고, 햇빛이 따뜻하고, 숲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연결되고 싶은 쪽으로 가고 싶은 것이다. 내일도 거길 가서 진짜 여길 또 왔네. 하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걷다 보면 어느 쯤엔 심박수 180을 넘지 않고도 수월하게 도달하는 몸이 되는지 확인하고도 싶다. 걸으면 뭐가 좋을까 싶어서 망설이는 걸 그만두고, 걸으러 나가는 내가 돼보고 싶다.

 

 

내일은 걸으면서 이장혁, 봄을 들어야지. 그래서 < 작은 벌레들은 깨어나, 아무도 몰래 집을 짓고. 주어진 만큼의 날들을 위해 힘을 다해 싸우네. 그리고 난 다시 자전거를 꺼내 봄이 오는 언덕을 향해 페달을 밟아> 이 가사를 들어야지.


 

 

 

 


+ 오늘의 노래


이장혁, 봄

바람이 불어오고
철새는 날아가고
그대는 없는 봄에 난 흠뻑 취해
할 일도 잊어가네

작은 벌레들은 깨어나
아무도 몰래 집을 짓고
주어진 만큼의 날들을 위해
힘을 다해 싸우네
그리고 난 다시 자전거를 꺼내
봄이 오는 언덕을 향해 페달을 밟아

미칠 듯 꽃은 피고
슬픈 저녁이 찾아오고
우린 저마다의 식탁에 앉아
쓸쓸히 밥을 먹지

할 말이 많았는데
항상 난 머뭇거렸었어
어쩌다 그대를 만난다해도
건넬 수 없는 말들

미쳐가는 봄밤 그댄 또 어디서
나도 없이 잘도 지내고 있는 건지
그리고 난 여기 부는 바람 속에
쓰라렸던 지난 겨울의 탄식들을 씻어가


https://youtu.be/FZeFve5jP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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