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곡은, 마음을 듣는 일이라는 생각이 신청곡을 받을수록 더 강해진다. 저는요, 지금 이런 마음이에요. 이 노래에 위로를 받아 살 수 있었어요. 라던가, 저는 이런 노래를 듣는 취향인데요... 이런 게 좋아요... 라던가. 이 노래가 저를 기쁘게 해요, 라던가... 이 노래 짱인데, 들어볼래요. 라던가... 틀면서 여러 추측 섞인 마음을 들을 수 있다. 그러면 가실 때 음악 잘 들었습니다. 라고 인사하고 싶어 진다. 마음을 들려준 데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인사를.
여러 사람들 마음이 들어오면, 내 마음은 희석된다. 내가 신청곡을 하게 된다면, 들었던 것 중에 마음에 남은 그런 곡을 신청하게 되겠지. 마음을 듣는 일은 그런 일이네. 너를 채우고 나를 더는 일.
에뎃치 증세가 나를 하나에 과몰입하게 한다는데, 그게 뭔가 생각해 보면 듣는 것. 듣는 게 좋고, 자꾸자꾸 듣고 싶다. 그게 왜 좋은가를 생각해 볼 틈 없이 듣다가 오늘은 왜 좋은지 생각해 보는데, 우리는 자꾸 보여주고 싶잖아. 그걸 가만히 듣는 게 재밌다. 세상에 역할이 있다면, 그래서 내가 세상을 떠나면 누군가 성아는 세상에서 들었던 사람이라고, 듣다가 떠난 사람이라고 얘기해 주면 좋겠다. 왜 이거 적는데 찡하지. 그만큼 사랑하나 봐.
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게 되면은,,, 그 사람들이 들려주는 걸, 집에서 듣는 음악을, 일상에서 자주 하는 감탄사를, 눈으로 하는 말을 담고 싶다. 나는 듣고, 마음에 담는 걸 잘 하니까. 그걸로 살아가니까.
내가 듣다가 듣다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건 네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유독 이 이야기가 내 마음에 남았어. 들려줘서 고마워. 잘 들었습니다. 라는 말.
+ 오늘의 노래
노영심, Thank you
너에게 난 너무너무 많은 얘길 했나봐
나도 모르는 내 속에 끝없는 욕심의 말들
내 마음을 앞서 내가 말을 앞서 숨이 차
그래도 남아 있는 것 같아
왠지 해도 해도 내 맘 알아줄 것 같지 않아서
자꾸 겹겹이 칠하다 덧나기만 하는 상처
차라리 그것보다 모자란 게 나아
그래도 꼭 하고 싶은 말 고마워 정말
너에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너무 많이 돌아와 잊고 있었던 말
정말 고마워
너무 멀리 돌아와 잊을 뻔했던 말
정말 고마워 고마워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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