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에서 돌아왔다. 집에서 좀 뒹굴거리다가 피곤한 몸을 책상에 앉히고 손톱을 잘랐다. 손톱 틈에 어젯밤에 피웠던 숯, 군고구마,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게 여전히 끼어있는 기분이 들었고, 다 자르고 나서야 여행이 정말 끝난 것 같은. 그런 종결.
여행은 생전 처음 가보는 예천엘 갔다. 여긴 모두 처음 온 곳인데도,,,, 아는 걸 시종일관 말하길 좋아하는 일행은 예천 예습을 해와서,,,,, 어딜가든 계속 아는 걸 말했다. 지금 검색만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들을,,,, 그래서 그 일행이 진짜 아는 전문적 분야 얘기까지도 가볍게 들리고 마는,,,,, 나는 여행 내내 사람은 왜 자기가 아는 걸 얘기하길 좋아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보냈다,,,,
그래도 그 예습 덕에 강 세 줄기가 만나 삼강이라는 곳에 가서 조선시대 마지막 남은 주막이라는 삼강주막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류강은,,,, 아름다워,,,,,
아는 걸 말하길 좋아하는 일행의 이야기는 여행의 주가 되었고, 그래서 내내 좀 지루하게 있었는데, 그래도 헤어질 때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러고 집에 와서 손톱을 자르고 나니, 사람들과 함께 가는 여행은 무엇인가,,,, 끝나지 않는 술자리는 무엇인가,,,, 그래도 그런 만남이 유의미한 까닭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들이 드네,,, 이 생각을 길게 풀고 싶지만 피곤하고 이제 곧 출근이라 생략,,,,,,
아름다웠던 강 풍경이 계속 가슴을 흔든다. 내년엔 강 하류에 가서 시간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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