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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 된다.라고 자주 말한다고. 심리상담쌤이 그랬다. 엥??? 그런가? 그랬지만 상담 내내 "생각보다 잘 되더라고요."를 연발하고 있는 나..... 이럴 수가..... 과연.... 뭔 '생각'을 했길래????? 그것보다 잘 된다고 그러냐. 자꾸.....

 

상담에서 알아낸 나는 "p면서 j처럼 하려고 한다 /  경험을 통해 몸을 부딪혀 배워가는 타입인데 / 기대가 크다 / 근데 자신을 과소평가한다" 이 간극들 때문에 두달 전에 찍은 영상파일을 못 열어본 거여...... 쌤이 생각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했다. 그래서 상담 마치고 집에 가서 (사실 갑자기 물티슈를 꺼내서 바닥 먼지를 훔쳐가며 현실을 열심히 회피하다가 다시 정신 차리고) 암 생각 안 하고 파일을 열었다. 열고 나니까 이게 뭐라고 그렇게 힘들었나 싶고, 말끔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뭔가를 해냈다!

 

상담은 이걸 반복한다.

나 : 두 달째 영상 파일을 못 열겠어요

쌤 : 어떤 기분이 드나요?

나 : 막막하구요....

쌤 : 또 어떤 기분이 드나요?

나 : (또....? 또 있을까?) 음.... 겁이 나요.(찾으면 찾아짐)

쌤 : 왜 막막한 기분이 들까요? / 왜 겁이 날까요?

나 : 파일 양이 방대해서 엄두가 안 나요. /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쌤 : 두가지 문제가 있군요.(막막/겁) 우선 양이 방대해서 엄두가 안 나는 걸 어케 하면 좋을까요?

나 : 블라블라 (긴 말)

얘기하면서 엄두가 안나는 걸 어케 접근하면 되는지 방법이 찾아짐.

쌤 :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건 잘하고 싶어서네요. 어떻게 잘 하고 싶어요?

나 : 블라블라 (하면서 어릴 때 얘기도 꺼내고 말이 길어짐)

그러다가 역시 얘기 중에 방법이 찾아짐. 이런 식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이 방법을 써봐~~! 이왕 하는 거 적으면서 하면 좋대.(이게 바로 팩트체크) 

 

상담 결과, 두둥 나의 해결책은

"하면 생각보다 잘한다" (자꾸 생각보다 잘 되네 하는 거 보면) 

"그러니까 생각하지 말고 행동할 것"

"몸을 부딪히면서 배울 것"

"밖에 나와서 작업할 것(집은 장애물이 많음)"

"먼 곳을 보지 말고 발밑을 볼 것(작업량 전체를 보고 시작하면 질려서 시작 못함)"

"한 걸음부터(당장 할 거 하나만 보기)"

 

뻔한 말인데, 체내에 쏙쏙 흡수된다. 말이 몸으로 들어온다. 한톨이라도 주워 먹으려고 노트를 펼쳐 바쁘게 적게 된다.

 

상담하고 나오면 몸과 마음이 말끔해지는 기분이다. 목욕 다녀온 것처럼. 머리가 맑고, 몸이 가볍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 같다. 구체적인 희망이 차오른다.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친구들과도 일주일에 한 시간씩 좋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 좋은 대화가 주는 힘을 믿고서. 한 시간에 10만원에서 나온 힘일 수도 있지만....

 

 

 

+ 오늘의 노래

 

Dameer দামীর, Believe

 

 

https://youtu.be/Un5NU2eYKms?si=P_8OAxV2iBO4afsG

 

 

 

 

 

 

 

 

 

and

 
 
 
 
핸드폰 배터리가 다 돼서 이제야 할 게 없나 본다. 없다. 그래서 편 일기장.
 

밖에 있던 화분을 안으로 다 들여놨다. 0도 밑으로 내려가는 날이 왔다는 거고, 겨울이 당도해 있다. 
 


머리를 볶았다. 머리를 볶았다는 말이 웃기네. 머리 볶고 귀여움을 받고 있다.
 

파이오니아 앰프를 6년 전에 20만원에 샀는데, 고장 나서 20만 원에 고쳤다는 계산법에도 안 맞는 일이 일어났다.... 그 앰프를 집에 연결해 뒀는데 며칠 전에 그 앰프로 우리 집에 온 친구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틀었다. 크게 볼륨을 높이고 같이 들었다. 브라질 노래도 있고, 일본 노래도 있고 보노 아들 노래도 있고 그랬다. 그러고 나면 계속 비슷한 노래들을 찾아 듣게 된다. 지금은 브라질 노래를 듣고 있다. 72년도 노래고 novos baianos의 preta pretinha 라는 노래다. 들으면 내 몸이 햇빛에 잘 마른빨래가 된다.
 

 오늘 심리상담에 다녀왔다. 메뉴판을 완성했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박수를 치며 좋아하셨다. 잘 했다고, 너무 좋다고 하셨다. 이게 내가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받았어야 했던 긍정경험이구나. 그걸 선생님이 해주신다. 내 일에 누군가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이 감동이고, 기쁘다. 선생님은 내게 긍정경험이 부정경험보다 먼저 떠오르면 좋겠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에 힘입어 시작을 목도하면 온몸으로 두려움을 느끼던 성아 아이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하고 싶다는 긍정이 생겼답니다. 하는 예쁜 동화를 만들고 싶다. 선생님이 응원하면 힘이 생긴다. 1시간에 10만 원도 넘는 힘이.
 
여튼 메뉴판을 만들었다. 만들면서 내가 더 좋아졌다.
 
손님이 다 나가셨다. 끗
 
 



+ 오늘의 노래
Novos Baianos, Preta Pretinha
나 나나나나 나 나나나나~~~~
 
 
https://youtu.be/0FVPQzKw9bk?si=PmZ-gMFr5ARkeD03

 
 
 
 

and

 

 

지난 일기를 읽어보니 참 재밌다. ('참'이라는 말을 오랜만에 써본다?) 일기를 왜 쓰나 싶다가도 이 맛있는 추억팔이 맛에 하는 거구만.

 

 

좋은 얘기를 써볼까. 나중에 다시 읽을 나를 위해. 좀 전에 손님이 가슴에 손을 얹고 올해 가장 맛있게 먹은 게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우리 가게) 하이볼이고, 하나는 (우리 가게) 김말국이라고 그랬다. 그 말을 하고는 눈을 질끔 감으셨다. 내가 연극배우라면 진심을 말하는 대목에서 지금 이분의 표정을 짓겠다 싶은 표정으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나도 진심으로 말했다. 그러고 잠시 후에 그분의 옆테이블 손님들이 가셔서 테이블을 치우러 가보니 주문하신 김말국을 거의 남기셨더라고. 평소 같으면 주눅 들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분의 진심이 주눅 들려는 나를 일으켰기 때문에. 진심은 사람을 일으키는구나. 그래서 좋은 거구나. 해해.

 

일기를 진탕 써보려고 했는데, 손님이 다 가셨다. 이럴 땐 지체하지 말고 문을 닫고 나서야 한다. 누구보다도 빠르게. 번개처럼 쉭쉭. 하루종일 기다린 건 퇴근하는 나이기 때문에 그런 나를 만나러. 쉭쉭. 종일 별 거 안하지만, 문을 열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종일 있다. 그 중압감을 내려놓는 순간이 바로 지금! 쉭쉭.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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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까지 세상에 지녔던 모든 열의를 잃은 것처럼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렇게 누운 지 14시간.... 날 소생시키려는 의지까지 잃던 그때쯤 인스타를 보다가 흠모하는 옷 브랜드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한 걸 보고 갑자기 열의에 차서 옷 목록을 빠른 속도로 훑고 옷 세장을 주문했다. 정신 차리고 나니 참 우스웠다. 자본주의의 술수에 넘어가서 그런 게 아니라, 열의라는 거 그냥 계속 내 안에 있던 거라는 게. 
 

그 우스운 마음을 일기를 쓰는 걸로 좀 만회해 보려고 쓴다. 사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열의를 잃었다는 둥,,,, 그러느라 안 쓰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안 쓰기 때문에 쓰이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쓴다.
 




어젠 11월 1일 ㅇㅂ이랑 두번째 등산길에 올랐다. 출발시간을 두 번 늦춘 ㅇㅂ을 보며 내 욕심에 등산을 가는 것인가,,,, 그걸 쫓아와 주는 ㅇㅂ이 측은할 수도,,, 하는 생각을 하며 가차 없이 솟아오른 경사길을 헐떡이며 올랐다. 그러다 능선 어느 벤치에 앉았는데, 시원한 바람이 한참 쏴하고 불어와 온몸을 스치며 지나갔다. 좀 잊을 수 없는 순간인데???라는 생각을 하는데 옆에 앉은 ㅇㅂ이 "좋네"라고 했다. 나도 "좋다"라고 했다. 잔뜩 오른 열기가 바람에 식었다. 시원하고 눈앞은 가을이 무르익었다는 표현이 정말 잘 맞는 풍경이었다. 계절과 우리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기분이었다.
 
하산을 하고, 우리집에서 ㅇㅂ과 헤어졌다. 문을 나서는 ㅇㅂ의 뒤통수를 보는데 ㅇㅂ이 "다음 주에도 가자고" 그랬다. 먼저 가자고 해줘서 내심 기뻤다. 우리가 걸은 길이 귀찮음을 앞섰구나. 네게도 좋았구나. "그래 가자"고 대답했다. 다음 주에도 간다. 우리와 연관되어 있는 계절을 또 한 번 온몸으로 겪으러. 온몸으로. 겪으러. 
 




기매태 어머니께서 맛있는 떡을 먹었는데 내 생각이 났다며 보내주셨다. 받아보니 술떡이었고, 술떡이 100개나 있었다.... 저녁에 마실 오신 글씨 선생님을 보니 술떡이 생각나서 좋아하시냐고 물으니 좀 주쇼 하셔서 이번 주에 들르라고 말씀드렸다. 그 떡을 좀 전에 20개 챙겨 담았다. 여기저기 나누고 나니 이제 50개가량 남았다. 
 



심리상담 선생님이 내 무기력의 원인을 무리한 운동에서 찾으셨다. 정답이었다. 어제 낮에 등산하고, 오후에 필테에 다녀와서 일하고 집에 와 세상 피곤한 몸으로 골아 떨어진 후 조금 전 블랙 프라이데이 전까지 엄청난 무기력에 아무것도 못했으니까. 무리하면 탈이 난다. 쇼핑할 수 있을 정도로만....이지만....
 


기타 연습을 하고 있다. 좋아하지도 않는 노래를 연습하고 있지만(쉽기 때문에) 좋다. 치고 있으면, 내가 좋아진다. 상담쌤은 이걸 놀이라고 했다. 잘 놀아야 한다고. 그래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그랬다. 
 



그래도 11월을 잘 시작하고 있다.
평온하다. 평온하고보니 평온한 게 짱이다. 
 
 
 
+ 오늘의 노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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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게 문을 열고 이 노래 저 노래 듣다가 요 라 텡고 앨범을 틀었다. 아 듣는데 비 오는 이 가을 날씨와 찰떡이라 아 스발 너무 좋다. 하고 혼자 방방거렸다. 그러나 사실 언제 어느 날씨에 틀어도 잘 어울림. 그게 요 라 텡고임.


문 연지 얼마 안 돼서 글씨 선생님이 오셨다. 오늘 목욕을 했다고 하셨다. 냄새가 날까 싶어 옷을 싹 갈아입었다고도 했다. 그래도 선생님한테선 냄새가 났다. 그게 참 서글퍼지는 지점이다. 영화 기생충 냄새 어쩌구 대목을 끌어오지 않어두… 가슴 저린다. 충분히. 나는 선생님한테서 냄새가 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 타박은 어디서든 들으실 테니까 더 얹고 싶지 않다. 그 대신 김치통을 열어 김치를 썬다. 그게 내가 이 상황을 푸는 방식. 오늘도 선생님이 오신 덕분에 김말국용 김치통 꽉 채웠다. 이득.


가게 창으로 보이는 ㅇㅇㄷ 바테이블 3면에 사람이 다 차있다. 가게 마치면 나두 오뎅 먹어야징.


어제는 ㅇㅎ이랑 ㅅㅇ랑 밤시간에 같이 있었다. 어쩔 줄 모를 만큼 감정이 솟으면 서로의 손을 부여잡고 흔들었다. 근데 그걸 몇 번이나 했다. 헤어지고 다들 잘 잤을까. 안부가 심하게 궁금해지는 밤이었고… 가슴이 심하게 아프고……



ㅅㄹ이가 오늘 낮에 놀러와서 같이 우리집에서 얘기하다가 ㅁㅂㅈ에 커피 마시러 갔다. 거기 있는 ㅎㅈ, ㄱㅈ하고 담타하자고 밖으로 나왔는데 비가 많이 왔다. 우산을 쓰고 시야 앞 나무에 앉은 까치를 같이 바라봤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니까 좋다고 느껴지네. 뭔가를 같이 보는 거.


ㅅㄹ이가 기타를 쳐서 나도 치고싶어졌다. 옮는 거 좋다.





ㅇㅂ이가 좀 전에 송편을 가져다줬다. 한가해서 몇 개 쪄서 먹는데. 맛있고 기분 좋아서 아까 낮에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배운 촬영 기법을 이용해 송편을 찍었다. 이 (과하게) 진지한 결과물이 웃기고 좋네.



요 라 텡고 들으니까 살 거 같다. 혼자 있어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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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은 거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데 뭐 이렇게 티가 나냐. 마음 든자리가 난자리 되면서 생긴 공백 때문에 때문에 미쳐버릴 거 같았다. 그치만 나는 어엿한 어른. 허튼짓 안 하고 이 구멍을 메워보자! 결심함. 사실 자극을 자극으로 메운다고 허튼짓을 좀 하고 싶었는데, 이내 부질없게 느껴졌다. 그래봤자 나를 갈아먹는 짓이지. 원상복구가 더 귀찮음…. 그래서 세상 건강하게 운동 가고, 책도 읽고 사람들하고 얘기도 나누면서 며칠을 보내니까 좀 익숙해진다. 역시 시간이 짱이다.

그치만 입이 자꾸 쓰다. 내 맘대로 안 된(뭘 원했는데) 섭섭함…… 헛된 짓을 하고 난 후의 허탈함…… 마음 빈 곳에 딱히 채울 게 없어 에잇 하고 마는 헛헛함……… 때문에……………

쓸데없는 짓을 한 달이나 하고 나니 역시 쓸데없는 짓이 젤 재밌고, 젤 남는 게 없구나 하하하.

뇨즘 가게가 계속 한가하다. 딱히 슬프진 않고, 힘들지 않은데. 어젠 갑자기 울적해졌다. 세상에서 제외된 기분이 들었다. 아님 남의 집 잔치에 배가 아픈 건가…… 속이 이렇게 좁았나… 그러고 있는데, 약을 안 먹어서 그런 거였다. 이렇게 약이 중요하다. 속 좁은 사람 안 되고, 울적한 사람 안 되려면 잘 챙겨 먹자.

그래도 그 울적함을 떨치려 헬스에 갔지. 러닝을 30분 하고, 레그 컬, 암 풀 다운, 체스트 프레스 머신 같은 이름처럼 생긴 것도 낯선 기구에 내 몸을 고정하고 특정 근육을 조졌다. 생각보다 안 힘들고, 죠지는 기분이 좋다.
 
 

 
 

헬스 (유료)어플을 쓰는데, 팔 뒤편 근육 죠지는 무슨 기구 무게는 내가 40대 여성 중 상위 20%라고 했다. 첨 해봤는데 상위 20%에 든다는 사실이 날 좀 우쭐하게 만들었다. 강하다는 거 기분 좋다.

 

밀물 썰물의 조차에 정신이 없는데, 시간은 잘도 흐른다. 오늘 한달 반만에 인바디 쟀는데 근육이 더 생겼다고 나왔다. 시간이 근육을 남겨줬다. 운동 열심히 해서 강해질래. 마음에 생긴 공백 같은 거, 오늘 아침 숙취 같은 거 거뜬하게 치워버리게.



위아피클스 전시에 갔다. ㅇㅅ작가, ㅂㄹ작가가 하는 전시였다. ‘보존’이 주제였다. 요즘 사전을 보면 이렇게 안 써있다는데, 옛날 사전에는 ‘보존’ 뜻이 ’잘 지니고 있음‘으로 써있댕. 잘 지니고 있음.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전시엔 작가들이 보존해온 것, 앞으로도 보존하고픈 것을 풀어놨다. 거기에는 ㅇㅅ작가가 나를 그린 그림도 있었다.

5번

 
 
감명깊은 순간이었다. 내가 여기에 있다니말야! ㅎㅇㅅ작가가 만들어낸 나를 마주하니 내가 꽤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져서 좀 많이 감동 받았다. 고마워 작가님~~~~~~~


ㅂㄹ작가가 뿌린 찌라시를 들고와 가게에 붙여놨다. 나를 잘 보존하는 방법이 써있다.



 들어차고 빠져나가는 사이에 나약하게 서서는 보존하는 마음을 보고오니 역시 운동이나 하며 사는 게 짱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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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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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매태가 간만에 대전 (우리)집에 왔다. 보자마자 귀여워서 볼을 꼬집었다. 오자마자 자길 위한 웰컴 드링크는 어딨 냐고 당당하게 굴어서 토마토 주스를 내줬다. 맛이 어때?? 하니까 새침하게 먹을 만하네. 그랬다.

ㅅㄹ이네 집에 건조기를 옮겨야 해서 자고 있는 기매태를 깨워 부탁했다. 필요할 때 바로 와주고, 옮겨줬다. 고맙다고 하니까
 


ㅅㄹ이한테 나 더 잘 놀아주라고 부탁했다. 귀엽다. 세상에 이런 생명체가 내게 있다니. 볼 때마다 귀엽고 날 위해 움직여주고, 날 시도 때도 없이 웃게 해주는 애가 내 곁에 있다니. 정말 세상이 내게 부린 마법 같은 일.

그런데 그러는 동시에 내게 내민 그의 뺨을 쓰다듬은 그때를 떠올린다. 그때 기분을, 그때 우릴 감싼 공기의 온도와 조도를 떠올린다.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싶어 다시 감기를 해 차곡차곡 떠올려본다. 진한 술기운에 기억이 흐릿한데, 뭐가 더 생각날까 싶어 담배를 피우며 그때로 가본다.

어떤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터질 것 같은 마음을 누르려고 ‘나는 인내심이 강하지’ 하면서 인내심을 끌어올려본다. 헛된 짓이다. 그 실패의 결과로 이렇게 일기장에 쏟아내고 있는 것….

세상에 왜 이렇게 됐을까. 헛된 걸 지니고서 이걸 어쩌나 하고 있네. 정말 복이 차고 넘치는데, 미치게 갈증 난다……

이러다 말겠지. 근데 그게 언젠데???  혼자 불을 내고, 이거 저거 타들어가 폐허가 되어가고 있는데 앗뜨거 앗뜨거 하면서 불은 안 끄는 난 왜 이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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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사랑과 취기



담배 피면서 즐거운 순간은,
고뇌에 빠졌을 때 담배를 꺼내 드는 걸로 더 시리어스한 제스츄어를 했단 만끽감이 찾아들 때. 그리고 새벽에 아직 잠들지 않은 친구에게 찾아가 깊은 맞담을 했을 때이다.

담배 연기를 내뿜는 만큼 이야기가 깊어진다. 연기가 흩날리는 만큼 내 고뇌가 덜어지는 기분(!)이 든다. 덜어지지 않지만…

욕심이 가득 차오르다가도 한순간에 꺼진다. 현타를 맞으면…. 현타에 장사 없다. 담배만 늘었다.

방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팬티만 입고 이불속에 폭 들어가 있다. 쌀쌀해진 공기가 피부를 적당히 차갑게 만드는 촉감이 좋닽 그리고 햇빛에 널어둔 이불을 갓 거둬 덮은 기분이 든다. 그를 생각하면 깨끗하게 씻고 싶어 진다. 그런 후 옆에 누워 그의 냄새를 맡고 싶다. 그러던 와중에 그가 인스타 스토리로 올린 갓 일어난 얼굴을 한 사진을 보게 되어서 하염없이 봤다. 막 잠에서 깬 냄새랑 이불 냄새가 나서 너무 좋다. 정말 미쳤나 보다………

취했다. 취하고 싶었는데 취해서 그래서 좋은데 서글프네. 취하면 왜 눈물이 날까. 그렇지만 울지 않았다…. ㅇㅂ이 엄마는 우셨지만… 우리 엄마도 계셨다면 날 위해 울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엄마를 봤다면 너무 싫었을 거 같다. 마음이 아픈 동시에 내가 내 인생 사는데 그게 슬퍼도 어쩌라고… 엄마 날 거부하지 마…. 같은 생각이 들 거 같다. 소중해하는 만큼 달아나고 싶어지는 마음. 그게 독립이겠지. 그러니 저러니 ㅇㅂ이 고달프겠어…. 참…. ㅇㅂ이가 갈마동 빌라에 살길…. 간절히 바라본다.

이모한테 낮에 전화가 왔다. 이모 목소리에 울음기가 가득했다. 동생이 28년 전에 떠났어도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내겐 엄마인데도 이모가 동생을 떠나보낸 슬픔이 가늠되지 않는다. 난 엄마 영정을 봐도 울지 않는데, 이모는 품에 가득 안고 엄마 얼굴을 어여삐 쓰다듬으며 운다. 나는 그런 이모를 봐야 그제서 눈물이 난다… 이모가 명절에 어디 안 가면 이모가 너 좋아하는 거 해줄 테니까 놀러 와. 그랬다. 이모 음식은 엄마가 한 음식과 닮았을까?? 알 길이 없다…..

나는 취해서 내게서 먼 사람들 얘기만 잔뜩 하네. 야속하다. 내게서 멀리 있을 거면 소중해지지나 말지……. 이불을 코끝까지 끌어 덮고 자야지. 모든 슬픔을 이불속에 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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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없는 연락을 기다리는 마음 뭘까.

떠올릴리 없는 나를 오늘 한 번쯤 떠올렸을까 생각해보는 마음 뭘까.

 

 

이이언 그냥 찾아 들어야겠다. 이럴 때 들으라고 세상에 있는 노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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