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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라고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오늘이 국민연금 납부 마지막 날이라는 게 생각나 벌떡 일어나 납부를 했다. 분납 신청 하길 몇 차례,,, 더 이상 분납 신청조차 안 된다고 엄포를 들은 터라 이번 분납을 놓치면 골치가 아파진다.
일어난 김에 유튜브로 노랠 틀어놓고, 기록할 걸 기록하고(상담숙제), 치울 걸 치웠다. 아빠가 준 소금을 꺼내 소리도 내봤다. 아리랑을 한소절 부를 수 있었다. 어릴 때 단소를 곧잘 불었는데, 그 감각이 아직도 살아있어 신기했다. 뭘 하나 잘 단련해 놓으면 몸이 기억한다는 게.
노랠 틀면 눕기보단 일어서있을 맛이 생긴다. 기록은 매일 할일을 했는가 체크하는 건데, 정서 기록하기란에 x가 계속 이어지길래 일기장을 열었다.
어젠 ㅁㅈ이 떠났다. 난 누가 떠나면 어릴 적부터 그렇게 눈물이 난다. ㅁㅈ을 안고 배웅하는데, 눈물이 났다. 내가 울어서 ㅇㅂ도 울었다. 왜 우냐고 했더니 ㅇㅂ은 누가 울면 눈물이 난대. 부산 친구들이 각자 있던 곳에서 이탈하고 있다. ㅇㅊ는 연극에서, ㅁㅈ과 ㅇㅂ은 한국에서 떠나거나 떠나고 있다. ㅇㅂ은 우리가 나이를 먹고 있단 게 실감 난다고 했다. 이동은 달라지는 기분을 준다. 한 페이지가 끝난 기분도 주고. 들뢰즈가 하도 탈영토를 노래해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머물던 곳에서 떠나는 일이 내 삶에 내가 할 수 있는 혁명이라 여기고 있지만,,,,, 그런데도 이별을 눈물 없이 할 방도는 없다.
나는 여기에 있다. 나는 떠나봤고, 돌아와봤다. 아니 이곳은 내가 있던 곳에서 떠나서 도착한 곳이다. 그런데도 고정되어 있다는 기분을 진하게 준다. 도착한 곳에 오래 머물면 또 고정이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팟캐스트를 듣는데, 한 영역에 오래 계신 분이 "여러분의 가장 찬란한 시기가 지나더라도 이 자리에 계속 머물러주셔라"는 말을 했다. 그렇게 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겠지. 거주지에서 탈영토하는 것만이 들뢰즈가 말한 이동은 아닐 것이다.
며칠 전 토요일 가게엔 사람이 없었다. 그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내가 너무 고정되어 있던 것이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환기를 하는 전환이 필요한데, 가만히 있었다. 내 일상도 그렇다. 하던 일만 하고 있다(며칠 전 사진 촬영하고 온 거 빼고). 그치만 10월에 처음으로 영상촬영을 하러 간다. 불안하고 설렌다. 새로운 걸 한다는 마음이 그렇듯. 이번에 할 촬영은 혁명 같은 일이다. 내 삶의 일부를 전복시키는. 기대가 된다.(불안하기도 하지만....)
ㄱㅇ언니가 ㅇㅂ에게 화장실에 가면 하늘을 보라고, 구름이 예쁘다고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난다. 그런 말이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소중해.....
기매태가 쉬는 날이 하루뿐인데도 대전에 왔다. ㅁㅈ이한테 인사할 겸 나를 볼 겸 왔다. 사실 택배 가지러 온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기매태는 마음이 참 그대로네, 뜨겁거나 차가워지거나 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부표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찾기 쉬워진다. ㅇㅂ을 내려주고, 뒤숭숭한 마음을 소비로 해갈하려 현대 아울렛에 구경갔다.....가 보라색 점퍼와 보라색 신발을 샀다. 기매태는 자꾸 나보고 사라고 예쁘다고 했다. 그렇게 후한 마음을 내게 주는 게 좋았다. 기매태가 너무 좋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돌멩이를 만지면 으레 느껴지는 일정한 온도가 있는 것처럼 같은 온도로 있다. 그래서 쇼핑을 마치고 날 집에 데려다주고 일터로 떠나는 기매태를 보면서 조금 서글퍼졌다. 뽀뽀라도 더 하고 보낼 것을....
내가 좋아하는 걸 곁에 붙들어 놓고 싶은 마음과(수집욕) 그들의 삶 속으로 진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별) 이 사이에서 사랑과 내 욕심과 응원과 내 고정됨을 느끼네~~~~~~~~
오늘은 정서 기록하기에 o를 치겠네.
230923 새벽 세시 반에 맞담 (1) | 2023.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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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 올리 없는 (0) | 2023.09.20 |
230906 알아차리기를 열심히... (1) | 2023.09.06 |
230712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0) | 2023.07.12 |
230703 7월을 시작했어 (1) | 2023.07.04 |
상담에서 내 준 이번 주 과제는 <알아차리기>다...
어제는 뭘 알아차렸냐면, 빡센 필라테스를 하면서 아 나 체력 늘었구나... 하고 알아차렸다. 체력이 알게 모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근육통으로 몸이 쑤시지만 기분 좋다. 강해져라 나야.
그리고 내게 해리 증상이 있다는 걸 어제 앎. 멍해지는 게 현실감 상실이었나 봐. 오늘 일어나서 멍하게 부유하는 나를 현실에 부착시키려고 이불 커버를 교체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접착력 다한 테이프처럼 지금에서 자꾸 떨어지는 나를 <지금>에다가 가져다 붙여야 한다. 자꾸만 그래야 한다. 그러려면 떨어졌다는 걸 알아차리기....
오늘은 가게가 한가해서 문을 닫고 싶지만,,,,, 문을 계속 열어놓으면 손님이 들어온다는 걸 알아차림,,,, 오늘 꺼내놓은 얼음은 다행히 다 썼다,,,
약속시간이 다가오면 초조해했는데, 두시간 전부터.... 안 초조해도 된다는 걸 알아차림... 초조해하면 남은 시간을 쫄쫄쫄 나오는 수돗물처럼 쓰게 된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저번 주엔 헬스장 가는 게 그렇게 지루하지도 힘들지도 않는 일이란 걸 알아차림... 헬스장 방향으로 쌓여있던 마음의 벽을 좀 무너뜨렸다....
스우파를 보면서.... 춤을 배우고 싶어하는 나의 수줍고 거친 욕망을 알아차렸다.....
듀오링고로 영어가 좀 많이 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대방 마음을 보느라, 내 마음을 못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티켓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번 주에 존니 바쁘다는 걸 일정을 다 잡아둔 다음에야 알아차렸다....
그만 쓰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을 지금 알아차렸다....
끗.....
20230919 올리 없는 (0) | 2023.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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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1 안녕~~~~~ 이라고 말하지마 (0) | 2023.09.11 |
230712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0) | 2023.07.12 |
230703 7월을 시작했어 (1) | 2023.07.04 |
230622 날카로운 소리 (3) | 2023.06.22 |
매태 사촌동생 성은이가 대전에 와있다. 예전에 코스트코에 가고 싶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어젠 같이 코스트코에 갔다. 쇼핑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수줍게 살짝씩 구경했다. 이거 저거 어떠냐고 물어보면 좋다고 했고, 몇 개는ㅋ 사주려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사주려고 담은 건데 쇼핑을 다 하고 나왔을 때 내게 굳이 굳이 10만 원을 카카오톡으로 보냄. 안 받을 거라고 얘기했는데도 그렇게 하는 게 너무 귀여웠다.
우리 집에 와서 좀 쉬다가 같이 수도산을 걸었다. 같이 하는 걷기 게임을 켜고. 걸을 때마다 심어지는 꽃을 같이 액정으로 구경하면서. 성은이는 걸으면서 "요즘엔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요. 자꾸 망설이기만 해요." 라는 말을 했다. 이 얼마나 맑은 고민인가. 그 아이의 마음이 투명하리만큼 얇은 꽃잎 같았다. 마음이 간지러웠다. 실패는 나한테 더 연습하라는 말 같아. 안 되네? 더 연습해야겠다. 하고 계속 연습해 보는 기타 같아.(성은이는 기타 레슨을 받고 있다) 근데 실패할까 봐 안 하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겠지? 아무 일도 안 생기면 마음은 편하지만, 새로 좋아하는 것도 안 생기고, 더 할 줄 아는 것도 안 생기고... 일단 해봐. 성은아. 그런 뻔한 말들을 해줬는데, 성은이는 내 말을 들으면서 감명받을 때 내는 감탄사를 냈다. 잠시 후엔 언닌 좋아하는 사람한테 먼저 다가가요? 어떻게 해요? 같은 것도 물어봤다. 귀여워..... 쓰러져.......
오늘 성은이한테 전화가 와서는, "언니, 다시 서울에 가야 하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가면 현실로 돌아가야 할 기분이 들어서요. 자꾸 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어제 언니한테 좋은 얘기를 들었는데두, 오늘 다시 이렇게 되네요."라고 말했다. 아 이 귀여운 아이를 어쩔고. 전화 와서 기분이 이상해요. 하는 말을 하는 이 아이는 전혀 모를.... 이 예쁜 마음을... 갑자기 사는 게 존나 소중해진다. 동시에 인간의 삶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시간이 흐르면 이 마음도 어느새 지나갈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니 벌써 조금 슬퍼진다. 그러니 이렇게 적어서 기억을 잡아두는 수 밖에 없네...
+ 오늘의 노래
장필순, 제비꽃
제비꽃 들어면서 엉엉 울고, 출근하려 눈물을 닦고 일어선다.
230911 안녕~~~~~ 이라고 말하지마 (0) | 2023.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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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6 알아차리기를 열심히... (1) | 2023.09.06 |
230703 7월을 시작했어 (1) | 2023.07.04 |
230622 날카로운 소리 (3) | 2023.06.22 |
230621 예쁜 이름이 내리네 (1) | 2023.06.21 |
금요일에 꾀가 났다. 일하기 싫어 몸이 배배 꼬이는데, 예빈하고 매태가 고갈비가 맛있다는 청운집에 가자고 했다. 가게를 일찍 마치고 어깨춤을 추며 놀러 나갔다.
청운집 참 좋더라. 사람 마음엔 ->인심이 짱이다.(같은 말 아님??) 사장님이 그릇 가득 담아주는 잘 익은 김치에 마음이 녹아 국물이 되었다….. 또 가야지….
1차 하고 mㅍㅍ가는 길에 따로 걷는 기매태
예빈이 쓰고 쭉 내민 신청곡을 등으로 한껏 외면하는 싸쟁님ㅋㅋㅋㅋㅋㅋㅋ
Mㅍㅍ에서 두 번 울었다. 신해철 얘기할 때 한 번. 담타하면서 떠올린 머릿속 노아 모습에 또 한 번. 좋은 곳에 가면 눈물이 난다.
3차로 간 ㄷㅊ레코오드에서 류복성 엘피 선물 받고 행복햤자나 나
토요일 새벽 4시까지 놀고 은채랑 카톡하다가 새벽 5시에 잠든 나는 빌빌거리기 최고조를 찍는데…. 월요일까지 머리 댈 곳만 생기면 누워 버렸다. 그치만 기매태가 내미는 캠핑장 유혹에 홀랑 넘어가서 라하 ㅇㅇ님하고 저녁 캠핑을 떠나는데….
간단하게 이거 저거 구워 먹다가 불멍을 시작했을 때, 오늘 유난히 크다는 달이 산자락 너머에서부터 떠오르는 걸 다 같이 바라봤다.
달이 떠오른다 가자.(오디로????)
ㅇㅇ님이 찍어준 우리
불빛에 주황빛이 된 ㅇㅇ님
빨개진 기매태
내가 트는 이 노래 저 노래 듣다가 노래방 18번을 물어보고 틀었다. ㅇㅇ님은 처음 느낌 그대로, 이별 여행. 기매태는 18번은 아닌데 조용필의 걷고 싶다. 나는 이상은 언젠가는, 노영심 그리움만 쌓이네.
노래가 남아 장작을 더 넣었다. 불이 먼저 꺼질까, 노래가 먼저 꺼질까. 듣고 싶어 패닉,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를 듣고 자리를 마쳤다.
돌아오는 길엔 왼손잡이, UFO, 달팽이를 들으며 크게 따라 부르다, 말미에 정류장을 기매태랑 같이 열창했는데, 가사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기매태한테 축가를 듣는다면 이 노래가 좋겠다 싶었다. 나 이 노래를 들으면 기매태가 생각나. 내가 사준 옷을 또 입고 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렸잖아. 그러니까 기매태가 째성아 내가 많이 기다렸지ㅇㅇ 그랬다. 손을 뻗어 운전하는 기매태 손을 잡았다. 큰 달이 뜨는 밤엔 기분이 요동치는 구만.
숲길 산책을 하고, 내리 4시간 넘게 수다 떨고 돌아오니 피로가 풀렸다. 이상하지????? 시들 거리던 식물한텐 휴식을 주는 게 아니고, 물을 줘야 한다는 교훈을 얻고 팔팔해진 몸과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니 글쎄 이제 자야 할 시간이여,,,, 드디어 뭐든 할 수 있겠고만,,,,, 힝,,,,
ㅇㅇ님하고 요즘 시들시들해서 산단 얘길 했다. 그러게 만개는 못해도, 다음 잎을 낼 만큼은 쌩쌩해야 하는데. 비료를 줬더니 유난히 베고니아가 쌩쌩해져 요새 새 잎을 내고 있다. 시들해진 우리에게 필요한 건 뭐지???? 그걸 알아내야 한다.
+ 오늘의 노래
패닉,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https://youtu.be/OlOenif2vVw
230906 알아차리기를 열심히... (1) | 2023.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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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2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0) | 2023.07.12 |
230622 날카로운 소리 (3) | 2023.06.22 |
230621 예쁜 이름이 내리네 (1) | 2023.06.21 |
230612 말을 하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3) | 2023.06.12 |
저녁엔 심심해서 덩치에 갔다가, 가게 마치고는 m피플에 갔다.
이러고 있는 게 왜케 좋냥
ㅇㅌ에서 2차를 했다. 실제로는 3차지만?
해가 뜨기 시작했다. m피플 사장님이 집에 가려고 가방을 품에 안고 앉아 15분가량 더 있었다. 웃김.
ㅇㅂ이 집에 간다고 하고 굿바이 인사를 하는데, ㄷㅊ 사장님이 ㅇㅂ쪽으로 가서 나도 모르게 날카로운 톤으로 "사장님은 왜 그쪽으로 가요?" 라고 쐈다. 이내 발걸음 돌리는 ㄷㅊ 사장님... 순둥이...
ㄷㅊ 사장님과 같은 방향이지만 혼자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아가 앞으로 질주해 가는데, 비둘기가 꾸구 하고 울었다. 부안밥집쯤 가니까 이름 모를 새가 키오이 키오잇 하고 날카롭게 울었다. 이제 곧 이 거리를 침범할 사람들을 경계하듯.
바람을 가르는 맛이 좋아서 숨을 길게 내뱉으며 페달을 밟았다. 성모 오거리에 신호가 걸려 서있는데, 머리가 백발인 할아버지가 꽉 찬 커다란 빨간 배낭을 메고 어깨를 잔뜩 굽혀가며 걸어갔다. 신호를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에어팟을 귀에 꽂고 뭐가 나오려나 하고 재생버튼을 눌렀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소리가 날카롭게 다가왔다.
집까지 오면서 또 쓰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거 같은데, 더 이상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귀에 여전히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에어팟을 끼고 있다. 아 맞다. 페달을 밟는데, 어제 빡세게 운동해서 생긴 근육통이 잔뜩 느껴졌다. 그게 열심히 산다는 증거처럼 남아 우쭐하게 만든다.
230712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0) | 2023.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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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3 7월을 시작했어 (1) | 2023.07.04 |
230621 예쁜 이름이 내리네 (1) | 2023.06.21 |
230612 말을 하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3) | 2023.06.12 |
230610 갈 길이 끝없어 보이는 요가인생 (1) | 2023.06.10 |
노래를 듣다가 좋아서 제목을 보니 계절은 이렇게 내리네라고 써있었다. 힝. 좋구만.
이름이 예쁜 추목 수영장에 다녀왔다. 가는 길부터 좋았다. 한적하고 우거진 길. 이런 곳에 아무렇지 않게 거주하며 살 수 있는 사람들의 한적함이 부러웠다. 여러 종류의 여유가 한적하게 만나야 이런 곳에 여유로운 공간을 얻어낼 수 있다. 운전하던 예빈이 이런 곳에 살고 싶다고 했다. 예빈에게 어서 여러 종류의 여유가 깃들길. 그래서 이 풍경 속에 마음 편히 발 뻗고 누워 뒹굴 거리길. 마음 깊이 바래.
마음이 깊은 것과 물이 깊은 건 영 감정을 발생시키네.... 수영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긴장으로 배가 아팠다. 발이 안 닿으면 물이 이렇게나 무서워지는구나. 피의 게임에서(요즘보는 생존게임예능) 게임 시작할 때 상대를 흔들려고 기세 싸움부터 하던데,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물과의 기세 싸움에서 처참하게 졌고, 멘탈이 깊게 흔들렸다..... 안 먹던 물도 몇 번 먹었다. 예빈이 내게 찬찬히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동작들을 알려줬다. 내게 동작을 알려주느라 물속을 오가는데 물에서 태어난 물개같이 보여 귀여웠다. 물속에서 편한 사람이 지닌, 여유로움 한적함은 자유에서 생겨난 해방감이 있다. 오늘 몇 번이나 부럽네그려....
그래도 가보지 못한 땅을 내 발로 디뎌보고 온 기분이다. 그것만으로도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맛있게 맛본다. 수영을 마치고 같이 먹는 던킨 도넛과 커피처럼. 며칠 전 다녀온 여름야구장처럼. 가슴에서 새로운 뭔가가 피어난다. 이 모든 게 사랑으로 가는 길이구만.
+ 오늘의 노래
조덕배, 어쩌다 때때로
세상에 모든걸 모두 아름답다 얘기 하지만
어쩌다 때때로 아주 가끔씩 내눈에 보이는
지나간 시간이 흑백사진처럼 내게 다가와
오래된 사진처럼 내마음을 두근거리게 해
이세상에 그 어떤 이쁜꽃보다 더 내맘에
남아 있는데 지나가면 이렇게 그리운걸
잊어버린 어릴때 내 사진처럼 잊을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고 또 볼수도 없는
지나버린 시간을
230703 7월을 시작했어 (1) | 2023.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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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2 날카로운 소리 (3) | 2023.06.22 |
230612 말을 하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3) | 2023.06.12 |
230610 갈 길이 끝없어 보이는 요가인생 (1) | 2023.06.10 |
230609 점심 먹으러 공주로 (1) | 2023.06.09 |
라고 시작하는 백현진 빛을 유튜브로 틀어 듣고 있다. 백현진은 이상한 춤을 추고 있다.
파채를 먹으면 입에 파맛이 남아서 곤란하다. 그래두 참기름과 소금을 넣어 무친 파채는 맛있다. 파채를 먹고 나서 탄산수를 먹었다. 탄산수를 먹으면 트름이 자꾸 나와서 곤란하다. 그래도 탄산수는 맛있고, 지금 나는 혼자 있다. 밥 먹은 걸 치우고 양치질을 간단하게 했다. 책상 위에 생긴 쓰레기를 버리다가, 거실 군데군데 있던 바짝 말라버린 오래된 꽃들을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꽃을 꽂아놨던, 기능을 일찍이 잃은 물통도 버렸다. 오래도록 저 자리에 뒀던 물통인데, 내가 지녔던가도 곧 잊어버릴 것이다. 매일 다니는 골목에 있던 건물을 부수고 공사 중인 걸 봤다. 어떤 건물이 있었더라. 생각해 봤지만 기억이 안 났다. 요가를 3일 내리 갔다. 요가 일기도 3일 내리 썼다. 그중 둘째 날 일기는 하루 지나서 썼더니 무슨 동작을 했었는지 거의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런 식이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말이지. 사라졌다는 건 알 수 있어도, 무엇이 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기억해 낼 수 없다. 그래서 기억해둬야 한다면 그때그때 기록을 해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어 곤란해진다. 그리고 기록한 나머지는 지나가도록 둬야 한다. 안 그러면 더 곤란해진다. 지나 보낼 수 있어 얼마나 다행 인가 싶다. 종일 해가 떠있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노래를 틀어놓고 이상한 춤을 추고 싶다.
+ 오늘의 노래
백현진, 빛
말을 하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말을 잃어서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리니 저기 모서리가 있네 세 갈래 빛이 거기서 고요히 흐르네
그 빛을 따라 고개를 젖히니 창문 밖에 있는 태양이 보이네 그 태양 아래에는 바로 네가 서 있네 너로부터 오묘한 다정한 세 갈래 빛이
내 눈 속으로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아주 깊숙이 스며서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온통 머무네
내 눈 속으로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아주 깊숙이 스며서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뱅뱅 머무네
https://youtu.be/Sjd5PcpqmFQ
230622 날카로운 소리 (3) | 2023.0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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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1 예쁜 이름이 내리네 (1) | 2023.06.21 |
230610 갈 길이 끝없어 보이는 요가인생 (1) | 2023.06.10 |
230609 점심 먹으러 공주로 (1) | 2023.06.09 |
230608 슬픔의 삼각형을 봤슈 (스포 없음) (0) | 2023.06.08 |
요가 인생 다시 시작! 2회 차이다. 동작을 하다가 번번 포기한다. 애를 쓰고 해도 아 못하겠다! 하고 포기할 땐 좌절감이 든다. 패배자는(나)… 송장자세를 취하고 주윌 둘러봅니다… 그럼 다들 무난한 과정을 무난하게 해내고 있다는 듯 동작을 유지하고 있다. 멋지다. 다들 몇 십 번 좌절했을까?? 그러다가 어느 날 번쩍 해내게 된 걸까???
난 못해 같은 패배감을 지우려고 머리로는 요가일기를 써야겠다. 같은 생각을 하며 동작을 낑낑댔다. 요가 일기를 쓰면 오늘은 포기한 동작을 적겠지만 어느 날엔 해냈다고 적겠지.
그래도 같은 동작 두 번 다 실패했지만, 두 번 째엔 조금 더 버텼다. 작은 성공!
요가를 마치고, 내가 고수라고 생각하는 분께 오늘 너무 힘들었다고 어리광을 부렸다. 그분도 힘들었다고 대답하셨다. 에 정말요??? 아까 내가 포기한 동작들…. 원래부터 잘하셨냐고 물어봤다. 아니~~ 요. 처음엔 안 됐죠. 하다 보니까 되는 거예요. 그러셨다. 좀 위안이 된다. 저렇게 잘하는 분도 처음엔 나 같았을 걸 생각하니…..
집에 와서 인상 깊었던(잘 해내고 싶은) 동작을 그려봤다.
그 틈에 오늘 느낀 절망도 적어놨다.
연습해 봐야지. 그리고 어느 날 되면 성공에 도취되어 밝게 빛내고 사그라드는 섬광처럼 환하게 웃어야지.
오기가 생겨서 좋다. 하고 싶다는 거니까. 고꾸라져서 시들어 버리겠다는 게 아니고, 더 잎을 내고 싶다는 거니까. 성장을 희망하는 거니까.
230621 예쁜 이름이 내리네 (1) | 2023.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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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2 말을 하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3) | 2023.06.12 |
230609 점심 먹으러 공주로 (1) | 2023.06.09 |
230608 슬픔의 삼각형을 봤슈 (스포 없음) (0) | 2023.06.08 |
230607 심심한 날 친구가 필요한 날 나는 나는 친구를 만들조 (5) | 2023.06.08 |
ㅇㅂ을 데리고 공주에 갔다. 막국수가 맛있다는 매향에 점심 먹으러. 사실 요즘 존니 심심하기 때문에 오전에 뭘 할까가 큰 화두다. 먼지가 검은색을 입고 있는 것처럼 심심함은 막막함을 입고 찾아온다. 평생 이렇게 심심할까 하는 생각을 해버리면 막막해져서 이걸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괴로움에 숨이 잠시 막힌다. 그 기운을 떨쳐 내려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뭐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얘기를 며칠 전에 기매태한테 하니까 째ㅅㅇ 뭐 하고 싶은데~~~ 해서 매향에 가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가게 되었다.
꼭 소풍 갈 날로 세팅해놓은 것처럼 날씨가 좋았다. 펼쳐진 풍경에 내가 놓인 것만으로도 행복함에 젖는 그런 날씨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이 풍경에 놓였다는 생각을 하니 콧노래가 나왔다. 가면서 푸 파이터스, my hero / 롤러 코스터, 가만히 두세요 / 비틀즈, girl 같은 노래를 들었다.
매향
매향 셀프코너와 피카츄??? ㅋㅋㅋㅋ 왜??? ㅋㅋㅋㅋ
ㅇㅂ이 말하는 40대 패션과 초여름 햇빛
커피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며 !
ㅇㅂ이 가진 맑은 정신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내가 얼마나 훼손되었나 비춰주는 ㅇㅂ의 맑음(훼손되지 않은 상태). 왜 나는 굴복하고 말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이다. 훼손되지 않고,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사람은 상대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 그래서 놀리다가도(그게 그렇게 분해??? 하면서) 이쁘네 하면서 그 마음이 소중해진다.
ㅇㅂ이 내려주고 ㄱㅁㅌ가 돌아오는 길에 째ㅅㅇ 머리 기르면 어때요? 그랬다. 옛날에 피카츄 들고 있던 머리. 그랬다. 2006년 우리가 사귀기 전 제주도 갔을 때 내 머리를 얘기하는 거구나???? (사진 뒤적뒤적)
머리 가지고 의견을 내는 편이 아닌데, 의견을 내는 게 신기했다. 아 나 그때 귀여웠는데. 호주머니에 내가 좋아하는 피카츄 인형을 넣고 다니던 시절. 그랭 머리 좀 길러 봐야징~~~~
집에 와서 심심하기도 하고, 만든 렌즈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나 궁금하기도 해서 언능 편집을 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재밌네. 그 사진으로 이 일기를 쓴다.
그나저나 이 일기도 지금 또 심심해서 언능 쓰고 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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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준나 웃긴데 슬픈 영화를 간만에 보니 마음이 뻐렁치네
제목도 진짜 잘 지었다. 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영화 보면서 저절로 수긍하게 되네.
첫 시작부터 개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 사운드 트랙도 좋았음. 음악을 너무 잘 썼다. 아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혼자 보고 나온 게 내 슬픔의 삼각형이다. 재밌네. 재밌는 걸 만들고 싶어졌다.
심심한 아침에 영화 보러 가는 루틴 아주 좋은 거 같아. 종종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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