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ㅁ이랑 점심을 먹고 대청호에 갔다가 쎈 바람에 치는 작은 파도결을 보게 되었다. 호수도 파도가 치네?? 응 바람이 쎄면 호수도 파도쳐. 수온이 낮아지면 물이 투명해진다는 걸 알려주는, 물에 밝은 이의 얘기니 그렇구나... 하고 수긍했다.
집에 와서 설거지를 하는데, 그 잔파도가 눈에 밟혔다.
집이 조금씩 깨끗해지고 있다. 온갖 노력에(왜내겐이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가 존나슬픔) 묘수를 짜내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이만큼 깨끗하게 해 놓으면, 무기력이 찾아와서 다시 엉망이 된다. 그 반복을 지겨워서 몸이 배배 꼬일 만큼 거듭하고 있다. 심지어 오늘 상담에서 "내 루틴을 지키려면 우선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라는 선생님 질문에 "텅 빈 설거지통, 텅 빈 책상 위"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이번 주 숙제는 '바로 설거지를 마칠 것, 책상을 떠나기 전에 책상을 비울 것'이 두 가지이다. 쌤이 작은 결심을 하라고 했다. 당장의 고통을 피하지 말고(설거지 고통,, 정리 고통,,,) 내 가까운 미래를 위해 당장 행동하라는 것, 말이 거창하지만.... 먹은 후에 바로 치우기, 책상 쓰고 바로 치우기.... 이 두 가지를 해보라는 것....
이걸 지키려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원래는 누우려고 했지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설거지를 한 것이다. (ㅎㅈ이 집에 가자마자 설거지를 바로 하던 >충격적< 풍경도 떠올리며...) 설거지를 하면서 아까 본 대청호의 잔파도를 떠올렸다. 이런 떠올림... 설거지를 하면서 할법한 일이라 웃기지만. 하루를 사는 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오라고 하면 그 잔파도를 찍어가면 되겠다 싶을 정도로 그 풍경이 가깝게 왔다. 그냥 담겨있는 그릇 속 물도 쎈 바람을 가하면 파도가 칠 것이다. 그대로 두면 고요할(정지...아무일 없음... 죽음같은...) 하루에 바람을 가해서(작은 결심, 의지, 용기, 살아가고자 하는 열띤 마음) 파도를 치게 하는 것. 흔들리고 동요하고....
나는 자꾸만 정지하려고 하고(드러눕기) 나를 자꾸만 일으키고 싶어한다....
월요일엔 존나 껴입고 둔산동 은하수 네거리에 가서 응원봉을 든, 피켓을 든 사람들과 함께 서서 구호를 외치고 왔다. 그랬던 일을 바람을 일으켰다라고 쓰고 싶어지는 기분이다. 바람은 고인 물에도 파도를 일으킨다..... 존나......알겠냐.........
그 파도가 물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하더라도(파도칠 뿐) 물 자체를 동요하게 한다...물에 떠있는 오리도 파도 따라 몸이 흔들린다.... 일단 그래보자... 그 파도가 무슨 결과를 호수에 가져다줬는지 같은 결산은 나중에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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