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게 필요한 건 기매태와 같은 이불을 덮고 그 옆에 눕는 것. 기매태와 내 체온이 합쳐져 열기가 차서 후덥 해진 이불속 공기를 느끼는 것이다. 기매태가 자고 일어났을 때 나는 잠냄새를 귀여워하며 맡는 것이다. 기매태의 보드라운 피부를 쓰다듬다가 피부 표면에 내 입술을 대고 바람을 불어 방구소리가 나게 하는 것이다. 그러고서 깔깔 웃는 것이다. 기매태가 시도 때도 없이 하는 농담에 넘어가 어이없이 웃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에서 나는 열기가 필요하다. 죽음이 내는 정지, 차가움에 몰려있다. 열기가 차서 후덥 해진 이불속 공기로 그것을 밀어내자. 그러기까지 이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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