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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다 인마!
시작은 잘 살고 싶어지게 한다. 낮에 하도 심심해서 프랑스 자수를 꺼내 들었고, 재밌었다. 종종 뚜고 싶다. 고양이를 수놓고 싶어서 지금 젤 친한 고양이인 막내를 떴다.


같은 지하철에서 만난 ㅇㅂ이에게 바로 줌ㅋㅋㅋㅋ



5월엔 ㅇㅊ가 다녀갔다. 그건 공들여 일기를 쓰고픈 맘에(이러다가 안 쓰지만???) 그건 빼구….


사진첩을 뒤적거리는데 맑은 ㅈㅎ이가 보여서 넘 웃기네. 한참 웃었다ㅋㅋㅋㅋ

 

 


음악 하는 삼인방



서로 다른 하트 ㅋㅋㅋ 귀여웡



타로카드 즐겁다



이러는 와중에 밖에선ㅋㅋㅋㅋㅋㅋ 글씨 선생님이 예빈박사 붙여주고 계셔서 개웃겼네ㅋㅋㅋㅋㅋㅋ 이 가게는 뭐 하는 곳이냐




어젠 ㅇㅂ박사가 디제이로 첫 스타트를 끊은 덩치에 갔는데, 여기에 있는 모습이 웃겨서 자꾸 셔터를 눌렀다



웃기네. 힘들고 재밌게 5월을 보냈다.

 

요가를 하고 싶은데, 하고 싶다 하고싶다 하다가 5월 다 보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필라테스로 만족하기엔, 내 근육량이 아까워. 건강하고 싶다.

 

상담 쌤이 10분도 좋다! 매일 하는 성공 경험을 쌓아봐라 하고 과제를 주셔서 지금 3일째 영어 공부 행진 중. 기분 좋다. 날 기분 좋게 하는 일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스스로.

 

요즘엔 뭐가 먹고 싶으면 같이 먹으러 가자할 동네 친구들도 있고, 보드 게임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있구(그 친구들이 그 친구들이지만) 근처에 칭구들이 있어서 좋다. 근데 오늘 끝나고 농민 순대가서 막창 구워먹고 싶은데, 꼬실 친구는 없네요.... 그리고 6월엔 책 좀 읽자……

 

 

 

 

 

 

and

 
 
 
 
예빈 박사의 마지막 12월 일기를 읽는데 말미에 <저는 여전히 일기인입니다. 여러분 모두 일기 하셨으면 좋겠습니다.>하고 마쳐서 일기 뽐뿌가 왔당. 흘러가는 시냇물에서 반짝이는 돌을 건져 올려 햇살에 올려 둔 듯한 일기를 읽으면, 내 시냇물 바닥에두 뭐가 있나 뒤져보게 된다.
 
 
 
 
 
 
상담에서 듣는 얘기가 단순해서 좋다. 애들한테 상담받은 내용을 들려주면, 그렇게 순진무구하게 받아들이는 게 세상 이치에 안 맞는다고 타박하는 말을 한다. 나도 애들처럼 그렇게 생각한다. 그치만 쌤은 들은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봄에 핀 진달래처럼. 진달래를 보고 와 봄이 왔구나. 하고 느끼는 것처럼. 사람 마음을 과하게 공부했을 쌤이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라고 하는 게 좋고, 단순하고 맘 편하다. 역시....정말 그렇게 살아도 될까 싶어 찜찜하지만..... 선생님 말대로 해보고 싶다. 해보고 아니면 말고.
 
 
 
 
 
 
엄마 제사가 일요일인 줄 알았는데, 금요일이었다. 목요일에 작은 고모가 전화로 알려줘서 알았다. 바부..... 이 나이 먹도록 고모가 알려줘야 아네요. 하니가 고모는 그럴 수두 있지라고 하셨다. 우리 집 어른들은 왜케 너그러울까. 좀 미친 것처럼 매진인 srt를 새로고침해서 겨우 표를 잡았는데 존나 이른 시간이었다. 그래도 예매한 게 어디여 체념스러운 안도를 하고 아침에 중앙 시장에 들러 제사 지낼 음식을 샀다. 중앙시장 짱이다. 방금 부친 전을 사고 조금 걸으면, 생선찜을 팔고, 그 옆에 떡집이 있고, 제사 나물도 판다. 제사 거리였네 여기가. 
 
산 걸 들고 동생네를 갔다. 존니 피곤한데 동생 보니까 좋더라. 동생이 날 보고 너무 좋아해서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다. 얜 왜 나를 이렇게나 좋아할까. 동생네 앉아서 갈비에 들어갈 무랑 당근 모서리를 동그랗게 자르고 있는데(왜 이렇게 하는 거여. 동생이 하라니까 함. 하고 나니 이뻐서 기분은 좋았음) 아빠한테 연락을 안 한 게 생각이 나서 아빠한테 오라고 연락했다. 아빠가 "방금 출발"이라는 답장을 바로 보내셨다.
 




가족이 다 모였다. 모여서 내가 사들고 온 음식과, 동생이 만든 갈비와 소고기 뭇국을 얹고 나니 그럴듯했다. 동생 남편이 알려주는 대로 절을 하고 제사를 마치고 나니까 아빠가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 마디씩 하자고 했다. 나는 엄마가 우리를 돌봐 주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잘 지내고 있어요. 고마워요. 그랬고, 동생은 엄마 보고 싶어요. 사랑해~ 그랬다. 아빠가 "성아 엄마" 하고 말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났다. "성아 엄마 덕분에 성아 성은이 내가 잘 지내고 이렇게 만났어. 고마워. 거기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 같은 말을 하셨는데 그땐 눈물 콧물이 다 흘러내렸다. 허공에다가 하는 말인데, 정말 엄마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맑은 말을 내뱉는 아빠를 덜 미워하게 되네. 
 



제사상에 올렸던 소주를 나눠 먹고 아빠는 취해서 가셨다. 가족이 모이는 일이 드물게 일어나다 보니 애틋했다. 
 
 
 
 
 
 
동생네서 하루 자고 집에 와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기매태가 문 열고 들어왔다. 내가 달려가서 꼭 안아주니 기매태가 날 안고 번쩍 들어 올려줬다. 진달래 꽃을 보는 것처럼 매태가 날 좋아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였다. 있는 그대로. 내가 겪는 그대로.     
 
 
 
 
 
 
+ 오늘의 노래
 
홍갑, 나는요
 
 
난 과학자가 아니야 엄마
난 선생님도 아니고 아빠
친구야 난 잘 나가는 직장인도 아니고
자기야 난 면허증도 없어
 
야 너는 지금껏 뭐 하고 살아 왔냐고 혹시 내게 물어보면
야 내가 지금껏 뭐 하고 살아 왔냐면
나는 아무 생각 안 했어 그냥 싫은 거는 안 했어
 
나는 백수예요 나는 노래해요
조금 조금 모아서 가지고 싶은 물건들을 사고요
노래를 만들고 혼자 기뻐하다가 며칠 지난 다음 다시 꺼내보면 어떡하지 합니다
 
 
 
https://youtu.be/jukpx3vpR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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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반팔티로 투과되는 5월의 오후 빛이 따사로워서 그참에 뒷산을 올랐다. 사실 좀 주저했다. 가다가 숨차서 공황이 올라오면 어쩌지 같은 걱정에. 그러나 어제 필테 운동에도 끄덕없었지 않나. 그 사이에도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산을 오르다가 바닥에 떨어진 예쁜 잎을 주워 한참 들고 다녔다.



저기까지만 오르면 벤치 나오니까 거기서 좀 쉬어야지 하는데 내 뒤로 오르시던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주머니가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건네셨다. 같이 마주보고 앉게 됐다. 이쪽(우리집하고 반대편) 아래에서 슈퍼를 하신다고 했다. 잠깐 남편한테 맡기고 종종 산을 오르신다고, 이쪽 등산로가 사람도 없고, 흙길이라 좋아서 자주 오신다고 그랬다.

줌마 : 요즘 슈퍼는 잘 안 돼요. 젊은 사람들이 다 떠났잖아, 코로나때. 그래서 우리도 8시 반에 닫아요. 일찍 닫죠?? 원래 11시에 닫았는데, 일하고 싶어서 열어놔도 소용 없더라고. 받아들여야지.

그런 얘기를 하시다가 이제 가게로 들어가신다고 가셨다. 사는데 통달한 아주머니 얘기를 듣다보니 가쁘던 가슴이 편해졌다. 받아들여야지. 이 말이 반복재생 됐다.


좀 더 걷다가 벤치에 아예 누워서 하늘을 봤다.


눈을 감으면 주황색이 보이고, 피부를 스치는 바람, 바람 소리 새소리, 눈을 뜨면 내 시야에서 자꾸 돌고있는 날개곤충(벌? 같음) 하루 중에 제일 편안해서 나도 모르게 20분은 누워있었다. 옆에 지나가는 어떤 아주머니는 신발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맨발로 걷고 계셨다. 저마다 아픔이 있겠지. 아픔에서 멀어지려고 이 산을 오르고 있겠지.


산행 문제 없음. 존나 맘 편해짐. V
예빈이 일기쓰면 좋다고 해서 쓰는데 쓰니까 진짜 좋음. 후련함 V

오늘도 이런 경험치 쌓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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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짱이다! 어제 가게 마치고 m피플로 달려갔다.(실제론 걸어갔지만 심정은 달려감) 1층 입구에서 들리는 블루스 노래에 마음이 부풀었다. m피플은 아직 한참 위인 2층에 있는데! 

 

오늘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나서 m피플 생각을 했다. 계단을 올라 m피플로 들어가는 게 무슨 음악 속으로 들어가는 길처럼 느껴졌던 것.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내부에 들어앉아서 목소리가 밖으로 나가기 전 소리를 듣는(내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낌. 음악이 모처럼 가깝게 닿으면 키스를 하는 것처럼 좋다. m피플에서 듣는 음악은 살갗이 아닌 속살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얼마 안 남은 sense8을 틀어 봤다. 첨엔 과한 연출에 폼 잡는 대사가 너무 어색해서(이런 류의 영상물을 너무 오랜만에 접했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스토리가 겁니 잘 익은 과일 여러 개를 갈아 주스로 만든 것처럼 맛있어서 존니 쭉쭉 빨아 마시듯 며칠 동안 쭉쭉 봤다.

 

이제 보는 게 마지막 편. 중반을(근데 마지막 편이 무슨 영화 한편처럼 150분이나 해서 중반이라고 해도 한 시간 넘게 남은) 보는데도 이게 마지막 편이라고?? 싶을 정도로 해결할 게 많이 남았는데, 감독은 내 맘과 다르게 여유로웠다. 아무것도 생략하지 않고, 모든 걸 다 챙겨 가면서(인권, 등장인물 8명의 등장 배분까지도) 스토리를 이어갔다. 음악이 자주 나오진 않는데, 한 번씩 음악이 나올 땐 뮤직 비디오처럼 현장 사운드는 다 끄고, 영상과 음악만 흐르게 했다.(음악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는) 음악 선택도 끝내준다. Bon Iver, Holocene 이 나올 땐 미칠 뻔했다. 너무 아름다워서. (그리고 지상에서 영원으로 영화에 헌사하듯 찍은 그 장면 때문에 지상에서 영원으로도 봐야겠음ㅇㅇ)

 

1편당 한시간을 잡아도(2시간짜리가 2편이나 있었음) 24시간인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간만에 마음이 대단히 뻐렁친다. 알뜰살뜰 챙길 거 다 챙기며, 살필 거 다 살피며, 존중할 거 다 존중하며 만들었다는 게 너무 보이고, 또 그렇게 정성 들여 끝내주게 만든 이 드라마가 하고 싶었던 말이 사랑이라는 게 졸라 좋다. 마지막에 '팬들을 위해' 라는 문구를 띄우고 마치고, 자막 올라갈 땐 같이 만든 스태프들을 비춰주는데 그것마저 사랑이더라. (사랑을 방해하는 놈들을 다 죽여버리는 것도 너무 통쾌했다ㅋㅋㅋㅋ) 

 

 

 

음악이 짱이고, 사랑이 짱이다.  

 

 

 

+ 오늘의 노래

 

Bon Iver, Holocene

 

 

https://youtu.be/TWcyIpul8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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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을 땐, 내가 유키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하고 살피거나. 하 계속 같이 있으니까 힘드네. 그런 생각에 빠져 있었는데, 막상 헤어지니까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인간은 왜케 어리석냐....

 

3일째 되는 날, 존나 피곤해서 유키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려는데 옆에 누운 유키가. 성아.. 내가 일정을 너무 힘들게 짰지. 그래서 힘들었지. 미안해... 라고 했다. 이 말을 다음 날 아침에도 했다. 너무 힘들었지?? 오늘은 탑만 보고 설렁설렁 다니자. 그래놓고 2만보 걸었지만.... 유키도 나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같은 걱정을 했던 거다. 근데 떠나는 비행기 타려고 아침 7시 반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힘드니까 나오지 말래두 데려다주고 싶어. 그러면서 옷을 챙겨 입고, 지하철 역에 같이 같이 갔다. 성아가 과연 지하철을 잘 갈아탈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계속 나를 챙기던 유키는 내가 지하철 타려고 할 땐 성아 가지 마~~~~~ 그랬다. 사실 이때까진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서 안 갈래~~~ 라고 못하고, 나 또 올 거니까 유키,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같이 웃었다. 

 

그래놓고 혼자 남자마자 유키가 좋아서, 헤어진 게 싫어서 엉엉 울었다. 진짜 왜 이러냐 인간은. 있을 때 잘해라. 

 

비행기 타서 이륙하는데, 유키 생각만 났다. 날 위해서 휴가 내고, 2월부터 일정 짜고, 여행 내내 나 끌고 다니고, 자기 얘기를 한국말로 열심히 말하던 유키를 계속 생각했다. 고맙다는 얘기를 쓴 다음, 일본어로 번역해서 유키한테 보냈더니 번역기 일 잘 하네. 울었어. 하고 답장이 왔다. 유키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자기가 여행 계획을 이렇게 잘 짤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았고, 더 좋은 사람이, 야사시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랬다. 이런 여행은 처음이라면서. 내게 이번 여행이 어땠냐고 물으면, 어디 온천이 끝내줬고, 뭐가 맛있었고가 아니고, 누가 내게 마음을 다해주는 경험을 한 여행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런 시간을 살고 나니 더 잘 살고 싶어졌다. 힘을 내서. 유키랑 다시 반갑게 만나 또 어떤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건 가서 찍은 영상 편집 한 건데, 생각보다 안 나와서 맘에 안 들지만 또 편집을 했다는 게 어딘가 싶네요.

 

https://drive.google.com/file/d/1pBuqUYRdnjkORgHezAKMPQY2SyItLRh-/view?usp=share_link 

 

20230416-20 일본 유키랑 성아 - HD 1080p.mov

 

drive.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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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눈물 콧물 흘렸다


조금 가라앉고나서 좀 졸다가 깼는데,
잠이 안 와서 책 읽었다



 

 

 

 

+ 오늘의 노래

Angel Olsen - Nothing's Free 

 

 

 

 

Here it comes feel it break that old cell 
The one you thought had kept you safe
But nothing's free
Like breaking free
Out of the past these chains I know 
I’ll never be more sure of anything 
 
Here it comes no way to stop it now 
I’m broken
Down for you like no one else
Like no one else 

 

 

 

 

 

https://youtu.be/5srg8uNwU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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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를 게 없는 하루인데, 깨닫는 게 있다.

 

이젠!!! 일주일에 2만 원씩 내고 배운 덕에!!!! 무기력에서 탈출할 줄도 알면서!!! 일부러 탈출하지 않은 어제는,,,, 게임만 붙잡았다. 시간~~~ 잘~~~~ 가고, 기력도 소진하지 않는데. 그게 내가 원하던 바였는데도 내 모든 게 허무해졌다. 불만만 생생했다. 시간을 때우는 게 아니라 시간을 살아야 한다. 속속 떠나는 뮤지션의 부고에 그들의 음악을 틀어 들으면서 생각했다. 시간을 살아야 한다. 이들이 뿌려놓은 음률을 제대로 들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배경음악으로 틀어놓는다고 듣는 게 아니다.

 

재무부장이 퇴근할 때 오늘 하루는 망했다고 한탄을 했더니, 왜! 오늘 가게 문도 열고! 그것만 해도 해냈지. 그랬다. 맞는 소리네.... 무의미한 하루라고 그래버렸더니 애를 써서 한 것들마저 하락했다. 바로 저번 주에 심리상담쌤이 평가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줬다. 판단은 '구별'과 '평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중에 평가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래서 평가하지 않고 그대로 보는 법을 알려주신 것임. 수업 말미에 평가가 난무한 이 시대의 태도는 우리에게 해가 되나요? 하고 물으니, 그렇죠.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해가 되지요. 사회적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대로 인지할 줄 알아야 해요. 그게 이해예요.라고 그랬다. 그러나 배움이 무색하게도.... 어제 무의미한 하루라고 평가하고 만 것이다. 그랬더니 쌤 말대로 정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기분만 망쳤다. 오늘 일어나서 어제를 그대로 보니 어느 땐 힘을 냈고, 어느 때는 무너졌다고 구별이 되었다. 이제야 날 이해했다. 어제 ㅇㅂ박사가 해준 건 이해구나.

 

그래도 그런 하루를 보낸 덕에, 집에 가봤자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가게에서 도망갈 곳이 집일 뿐. 그렇게 도망 온 집에서도 도망만 다닐 뿐. 어디에서도 살고 있지 않다. 도망은 이제 재미없다. 도망만 다니면 아무것도 없다. 

 

 

 

 

 

 

+ 오늘의 노래

 

Yo la tengo, More Stars Than There Are in Heaven

 

 

Running from the pull of tide
Fumbling from the creeping time
Running out...of whim and rhyme
We'll walk hand in hand
Till we understand
And everything to be despised
Right before our very eyes
Forced before our very eyes
Dies before our very eyes
We'll walk hand in hand (we'll walk hand, hand in hand)
We'll walk hand in hand (we'll walk hand, hand in hand)
We'll walk hand in hand (we'll walk hand, hand in hand)
We'll walk hand in hand (we'll walk hand, hand in hand)
Hand in hand (we'll walk hand, hand in hand)

 

 

 

 

https://youtu.be/ThwWfrELi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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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어제) 기매태가 갑자기 불러서 예빈박사가 놀러 온 오후를 보내게 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꿀참외 먹으면서 예빈박사 오디오에 블루투스가 연결되길 기다리는 시간이 좋았다. 밝은 햇빛 아래에 앉아서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벌이 날아다니는 걸 보면서 담배를 피웠다. 이틀 동안 비처럼 내리던 벚꽃이 오늘 보니 다 졌다. 
 
 
해가 다 졌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빈이 돌아가고, 집에 왔는데 잠에서 막 깬 기매태가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기매태 배웅을 하는데 코가 찡하게 눈물이 찔끔찔끔 났다. 인사를 하고 돌아와 혼자 남은 집에서 찔끔찔끔 울다가 잤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눈부시게 만들던 태양빛이 사라진 밤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고 어두움만 남는다. 어두움이 남았다고 말해도 되나? 빛이 사라져 빈 곳일 뿐 아닌가. 남은 건 뭔가. 쓸쓸함이 남았다고 말해도 되나?? 채워졌던 게 사라져 빈 곳을 느낄 뿐 아닌가. 빈 곳에 서서 꿀참외 껍질이 접시 위에 남아있는 것, 씻고 벗어 둔 기매태 옷가지들이 욕실 앞에 남아있는 걸 본다. 
 
 
아침에 일어나 마저 비웠다. 그릇을 치우고, 옷가지들을 빨래통에 넣으면서 흔적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노란 꿀참외 껍질과 작은 포크 두 개, 기매태가 옷가지를 벗어둔 모양이. 뭐가 다녀간 자리엔 흔적이 남는다. 글씨 선생님이 숨어 사는 쥐도 소리를 낸다고 했다. 채워줬다가 비워진 자리에 음악을 틀어 듣는다. 이땐 음악이 제대로 채워진다. 음악을 사랑한 이유가 또 있었군. 
 
 
오늘은 뭐가 다녀갈까. 그 후엔 뭐가 남을까. 오라고 부르지도 않고, 가는데 잡지도 않으면서, 오는 걸 기다리는 나는, 빈 곳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내가 남긴 건 볼 수가 없다. 내가 떠나온 자리라서.  
 
  
어제 오후엔 예빈박사랑 라디오를 틀고 코스트코 갔다. 가서 장을 보는데, 내가 안 듣는 사이에 흘러갔을 라디오 노래들을 못 듣는 게 아쉽단 생각을 했다. 내가 거길 떠나온 거면서.
 
 
아침에 일어나 류이치 사카모토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난 이제야 그의 음악을 꺼내 듣는다. 아니 이따가. 우선 이것부터 듣고.
 
 
 
 
 

+ 오늘의 노래

Bon iver, hey ma

 

 

I waited outside
Then you took me in the room
And you offered up the truth
My eyes crawling up the window to the wall
From dusk 'till dawn
Let me talk to em
Let me talk to em all
 
...
 
You're back and forth with light

....

 
 

 
https://youtu.be/HDAKS18Gv1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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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거나 수영을 하고 있다.

 


주로 걷는다. 걷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숨이 차오를 뿐이다. 숨이 차면 힘들 뿐이다.

나무에 꽃피고 잎나는 변화를 보면서 걷는 건, 거대한 개념이랬다. 상담쌤이. 내게도 시간이 흐르는데 여기도 시간이 흐르네. 하는 연결감. 여긴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하네. 하는 우리의 차이. 걸으면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느끼는 건, 우울증으로 정지된 나를 다시 움직이게 일깨운다고 했다. 연결감. 그런 게 일어났는가. 아직 모르겠다. 다만 꽃을 보면 기분이 좋다. 세상에 아름다운 게 다행히 아직 유지되고 있단 걸 확인한다.




아까 어느 구간에선 새가 규칙적으로 울었다. 도시에서 듣는 날카로운 울음소리와는 달라 안심이 됐다. 좋은 일이다. 새 좋아하는 친구가 생각나 집에 와서 새도감이 가득 들은 보드게임 윙스팬을 샀다.


걸으면 힘들 뿐인데, 내일도 걷자고 생각하는 건 날씨가 좋고, 햇빛이 따뜻하고, 숲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연결되고 싶은 쪽으로 가고 싶은 것이다. 내일도 거길 가서 진짜 여길 또 왔네. 하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걷다 보면 어느 쯤엔 심박수 180을 넘지 않고도 수월하게 도달하는 몸이 되는지 확인하고도 싶다. 걸으면 뭐가 좋을까 싶어서 망설이는 걸 그만두고, 걸으러 나가는 내가 돼보고 싶다.

 

 

내일은 걸으면서 이장혁, 봄을 들어야지. 그래서 < 작은 벌레들은 깨어나, 아무도 몰래 집을 짓고. 주어진 만큼의 날들을 위해 힘을 다해 싸우네. 그리고 난 다시 자전거를 꺼내 봄이 오는 언덕을 향해 페달을 밟아> 이 가사를 들어야지.


 

 

 

 


+ 오늘의 노래


이장혁, 봄

바람이 불어오고
철새는 날아가고
그대는 없는 봄에 난 흠뻑 취해
할 일도 잊어가네

작은 벌레들은 깨어나
아무도 몰래 집을 짓고
주어진 만큼의 날들을 위해
힘을 다해 싸우네
그리고 난 다시 자전거를 꺼내
봄이 오는 언덕을 향해 페달을 밟아

미칠 듯 꽃은 피고
슬픈 저녁이 찾아오고
우린 저마다의 식탁에 앉아
쓸쓸히 밥을 먹지

할 말이 많았는데
항상 난 머뭇거렸었어
어쩌다 그대를 만난다해도
건넬 수 없는 말들

미쳐가는 봄밤 그댄 또 어디서
나도 없이 잘도 지내고 있는 건지
그리고 난 여기 부는 바람 속에
쓰라렸던 지난 겨울의 탄식들을 씻어가


https://youtu.be/FZeFve5jP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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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가 생각났다. 그건 우리 집 마루에서 바라보면, 대문 나가기 전 왼쪽에 놓여 있었다. 거기서 할머니는 소에게 줄 여물을 삶거나, 사료에 먹다 남은 음식을 모아 넣고 개죽을 쑤거나, 밭에서 캔 나물을 찌거나 하셨다. 할머니가 뭘 삶냐에 따라 마당에 퍼지는 냄새가 달랐다. 마루에 앉아서 햇빛 쬘 때, 마당에 빨래를 널 때, 등하교하러 대문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 냄새를 맡았다. 아궁이를 땔 때 보통은 나무 태우는 흰 연기가 나는데, 어느 날은 매캐한 검은 연기가 났다. 할머니가 엄마 옷가지를 태우고 계셨다. 사진도 태우고, 물건도 태웠다. 그걸 보고 달려 나갔지만, 엄마의 일로 슬픈 표정을 보이지 말잔 이상한 결심을 했던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어색한 표정으로 호기심이라는 듯 할머니한테 이건 왜 태우는 거냐고 물어봤다. 사실은 화가 나서 따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치만 내색할 수 없었다. 할머니는 사람이 하늘나라에 가면 그 사람이 썼던 물건을 태워 하늘로 같이 보내주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나머지는 성아가 마저 태워라. 하시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좋은 일을 내게 넘기는 것처럼 하셨기 때문에 나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엄마가 찍힌 사진들을 이어 마저 태웠다. 주로 독사진이거나, 아빠랑 찍은 사진이었다. 타들어가는 사진을 다시 얼른 꺼내들고 (불을 끄고)다시는 볼 수 없는 걸 보는 듯 한참 보기도 했다. 그러나 태우는 걸 멈출 수 없었다. 할머니가 시킨 일이었다. 그리고 이걸 태워야 엄마나 외롭지 않게 지내실 거 같았다. 태울 수록 마음이 아파 엉엉 우는데 쪼끄만 동생이 와서 언니 뭐 해 하고 옆에 앉았다. 응, 엄마 물건을 태워야 하늘나라에서 엄마가 이걸 쓴대. 동생도 같이 태우면서 울었다. 나는 다시 태연한 척 했다. 엄마 지갑을 태웠던 차례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숭고한 일을 하는 어른처럼 엄마 지갑을 들고 그 안에 꼽혀진 것들을 기억하려고 하나씩 빼서 한참씩 바라본 다음 태웠다. 엄마 주민등록증을 볼 땐 주민번호를 외워보려고 숫자를 몇 번이나 읽었다. 엄마 물건이 불 속으로 사라질수록 엄마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다시는 기억 못 하겠지. 나도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 엄마가 차고 다니던 시계를 태울 차례가 오자 이건 태우지 말자. 동생에게 말하고 내 호주머니에 넣었다. 엄마 증명사진도 호주머니에 넣었다. 이거면 됐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마저 다 태웠다. 그러고나서 할머니 다 태웠어요 하면서 저녁 밥 짓는 부엌으로 들어갔던가. 증명사진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엄마 시계는 내가 학창 시절에 소중하게 여긴 걸 모아둔 작은 파란색 박스 속에 들어있다. 이 얘기는 지난 개인상담 때 하려다 못 했던 말이다. 이 얘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속에 다시 집어넣었다. 그러다가 오늘 사랑의 역사를 읽다 다시 꺼내 쓴다. 나는 누가 죽으면 다시는 그렇게 무자비하게 태우지 않을 것이다. 그날 태웠던 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던 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궁이에서 나던 검은 연기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겨우 날 위해 남긴 시계만 기억할 수 있다. 그것만 남았다. 그리고 지금 읽는 사랑의 역사가 그때 기억을 꺼내줬다. 내 사랑의 역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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