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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반팔티로 투과되는 5월의 오후 빛이 따사로워서 그참에 뒷산을 올랐다. 사실 좀 주저했다. 가다가 숨차서 공황이 올라오면 어쩌지 같은 걱정에. 그러나 어제 필테 운동에도 끄덕없었지 않나. 그 사이에도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산을 오르다가 바닥에 떨어진 예쁜 잎을 주워 한참 들고 다녔다.



저기까지만 오르면 벤치 나오니까 거기서 좀 쉬어야지 하는데 내 뒤로 오르시던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주머니가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건네셨다. 같이 마주보고 앉게 됐다. 이쪽(우리집하고 반대편) 아래에서 슈퍼를 하신다고 했다. 잠깐 남편한테 맡기고 종종 산을 오르신다고, 이쪽 등산로가 사람도 없고, 흙길이라 좋아서 자주 오신다고 그랬다.

줌마 : 요즘 슈퍼는 잘 안 돼요. 젊은 사람들이 다 떠났잖아, 코로나때. 그래서 우리도 8시 반에 닫아요. 일찍 닫죠?? 원래 11시에 닫았는데, 일하고 싶어서 열어놔도 소용 없더라고. 받아들여야지.

그런 얘기를 하시다가 이제 가게로 들어가신다고 가셨다. 사는데 통달한 아주머니 얘기를 듣다보니 가쁘던 가슴이 편해졌다. 받아들여야지. 이 말이 반복재생 됐다.


좀 더 걷다가 벤치에 아예 누워서 하늘을 봤다.


눈을 감으면 주황색이 보이고, 피부를 스치는 바람, 바람 소리 새소리, 눈을 뜨면 내 시야에서 자꾸 돌고있는 날개곤충(벌? 같음) 하루 중에 제일 편안해서 나도 모르게 20분은 누워있었다. 옆에 지나가는 어떤 아주머니는 신발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맨발로 걷고 계셨다. 저마다 아픔이 있겠지. 아픔에서 멀어지려고 이 산을 오르고 있겠지.


산행 문제 없음. 존나 맘 편해짐. V
예빈이 일기쓰면 좋다고 해서 쓰는데 쓰니까 진짜 좋음. 후련함 V

오늘도 이런 경험치 쌓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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