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Mitski, Glide 를 튼다. I wanna be 라고 부르는 첫 소절부터 뻑이 간다. 이내 나도 멜로디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루가 각자의 멜로디가 겹쳐 하모니를 이루었으면 한다. 그건 요라텡고 노래를 듣기 시작했을 때부터 생각한 로망인데 (요라텡고는 단순한 멜로디를 루프로 돌려 반복하는데, 반복되는 드럼과 베이스의 루프 안에서 기타가 그 멜로디로 낼 수 있는 모든 노이즈를 생성한 후 다시 원래의 각자의 멜로디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에 뻑이 가는 것. 노이즈가 그 멜로디 안에서 최대로 내는 벗어남이라는 게 사람을 미치게 한다 *증거 영상 https://youtu.be/gYF4wbyrNyY ) 요라텡고는 그걸 사운드로 말하는 쪽이고, Mitski, Glide 는 직접 가사로 말하는 쪽이라 더 짜릿하다. 왜 더 짜릿하지? 사운드보다 글이 더 상위의 와닿음인가??? 아니면 단순히 영화의 영향인가... 그건 모르겠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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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채의 멜로디가 내 일상에 들어온 지 6일? 7일? 이 되었다. 내 멜로디에 은채 멜로디가 겹쳐져 내는 하모니가 생각한 것보다 더 아름답다. 매일매일이 다르고, 맬맬 같다. 어느 때는 각자의 멜로디에 서로의 사운드가 증폭되고, 각자의 멜로디에서 사운드가 터져 버리기도 한다. 노이즈가 만들어내는 붉은 노을. 그 석양을 매일 바라보며 감탄한다. 왜일까? 왜 이렇게까지 종종 얘기를 나누다가 눈물이 나고, 깨닫고, 웃을까. 저절로 되는 것에서 원인을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그냥 그렇게 됐는 걸….?
주로 내가 해서 좋았던 걸 펼치고, 은채가 그걸 흡수해보는 쪽이다. 이따금 은채 리듬을 내가 타기도 하고. 그렇게 만들어져 가는 일상을 음악으로 담는다면, 그림으로 담아둔다면 좋을 텐데. 역부족이라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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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엔 벼르던 요가를 갔다. 원랜 은채 요가를 내가 등록하고, 남은 요가 횟수를 내가 쓰려고 했는데 쌤이 등록을 받더니, 그냥 친구는 내가 있는 동안 같이 오는 걸로(무료로) 하라고 했다. 두 번이나 그렇게 말하셔서 어쩔 수 없이(우헹)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다니는 요가원은 사람을 한번 죽게 했다가 다시 살려 보내주는 미친 강도인데, 은채가 와서 그런지 반쯤만 죽여주셨다.(배려 감사)
사실 출발하기 전에 몸이 개 무거워서 가지 말까..... 하는 고민을 좀 했다. 원래 이 고민이 시작되면 안 가버리는 나인데,,,,, 우리 같이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건 시도해보는 쪽으로 해보죠. 하고 출발했다. 는 게 매직이다. 진짜. 원래 은채도 몸이 이 정도로 힘들면 안 가는 쪽을 선택한대. 근데 우리는 갔다. 왜냐고.
하고 나왔는데, 은채가 좋았다고 해서 안도했다. 근데 좋았던 거에서 마친 게 아니고ㅋㅋㅋㅋㅋㅋ 늘 앞으로 구부정하게 말려있던 은채 상체가 계속 반듯하게 서있는 것 아닌가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하루하고, 아니 한 시간하고 달라지냐고ㅋㅋㅋㅋㅋ 그동안 쭉 그렇게 살았던 관성은 어디로 갔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박에ㅋㅋㅋㅋㅋㅋㅋ 가기 전과 확실하게 달라진 은채를 보면서 우리가 주고받는 영향에 감명받았다. 기꺼이 영향을 주고, 기꺼이 받는 과정에 서본 적이 있던가. 이건 이상향에 있는 건데. 오늘 아침 10시 반 수업도 가쟈고 하고 잠들었는데, 은채는 못 일어나고 있고 나는 일기를 쓴다. 이 상태를 노이즈라고 부르고, 다음에 어떤 멜로디가 이어질지 궁금해하는 걸 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마저 재밌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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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채가 있으니까 예빈을 자주 본다 그것도 좋다. 자꾸 일상에 잘 없던 좋아하는 멜로디가 들려오는 것이다. 셋이 같이 있음 또 다른 하루가 된다. 그 둘이 같이 앉아있는 걸 보면 그 부분에 사랑스러운 컬러가 공기 중에 노을처럼 펼쳐져 있다. 그걸 바라보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시간이 되어 버린다. 어느 영화보다도 좋다. 왜냐면 평평한 2d 스크린 표면에 맺히는 게 아니라 여기 3d 공간에 실제로 있기 때문. 만질 수 있는 실제함을 무엇도 이길 수 없다.
은채가 오기로 하고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내 삶에 놀라움이 생긴 것인데, 시간마다 놀라움이 생길 줄은 몰랐던 나는 계속 웃어 버린다. 덜 지치고, 더 가득한 일상. 이렇게 좋은 것만 가득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 건 사랑하는 밴드가 무대에 서있는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2시간가량의 시간에나 있는 일 아닌가. 굳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지 않아도, 위드를 하지 않아도 그니까 러닝타임이 끝나고 나면 종료되는 잠시의 행복을 찾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상태. 게다 종일 이어지는 즐거움. 그래서 자주 나도 모르게 은채랑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하게 된다. 사실 은채도 (아직 긴 시간이 남았지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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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가 왔던 날엔 은채는 정훈이한테 질문을 많이 했고, 정훈이는 길게 대답을 해줬다. 그걸 옆에서 듣던 난, 참 좋은 질문과 좋은 대답이네 하면서 한 마디를 한 마디를 꼭꼭 씹어 먹으며 들었다. 근데 다음 날 둘은 자기들이 나눈 대화를 거의 기억을 못 했고(엄청 취했을 때 하는 대화의 무용함에 대하여) 그래서 내가 굳이 복기해줬는데 다시 말했다고 전 날의 이야기가 그대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었으나 둘의 기억에서 조금씩 소생되는 부분은 생겨났다. 그것도 재밌었다.
어느 밤엔 피곤해서 나 먼저 자러 들어갔고 기매태는 목조 주택을 스케치업으로 그리고 있었고, 은채는 몸을 꼼짝 못해서 자러도 못 들어가고 의자에 그냥 앉아 있겠다고 했다. 그러고 시간이 세시간 쯤 흘렀나??? 잠에서 잠깐 깼는데 레드핫칠리페퍼스 노래가 들리는 것 아닌가. 엥??? 이 시간에??? 하고 거실로 나가봤는데 은채가 뻑이 가서 공연 영상을 보고 있었고, 기매태는 어느 부분이 끝내주는지 관람 포인트를 얘기해주고 있었다. 그 옆에 앉아서 음악을 듣는데, 뭐 이런 밤이 있나 싶었다. 우리는 계속 다른 끝내주는 음악을 틀어갔고, 계속 뻑이 갔다. 그러다가 해가 떴다. 마지막은 위에 링크를 남긴 요라텡고 노래를 내가 틀었는데, 기매태는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라고 바로 관심이 떠나서 이만 자러 들어간다고 갔고, 은채와 나는 15분이나 되는 노래를 들었다. 다 듣고 담배를 피러 일어났고, 피면서 은채는 음악을 듣다가 한 세번쯤 숨을 참았다고 했다. 명절 영업을 내리 5일이나 한 날 밤에 음악만 듣다가 해가 뜨는 걸 보고 잠들다니.
그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은채는 레드핫 can't stop을 핸드폰으로 틀어 듣더니, 스피커로 노래를 듣고 싶다고 그랬다. 같이 거실로 나와서 파라솔, 베개와 천장을 들었다. 그러고도 한참을 또 음악을 찾아들었다. 완태, 추락한다를 쓰게 된 날에 대해서 얘기할 땐 같이 울었다. 그러다가 유준이가 와서 유준이가 트는 재즈를 들었다. 은채와 나는 종종 노래 제목을 핸드폰으로 검색해 노래를 저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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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상이 가고 있다. 삶을 돌아볼 때 꼭 생각이 날 시간 안에 살아있는 중이다.
+ 오늘의 노래
파라솔, 베개와 천장
조금은 어수선한 날이었네 건물에는 사람이 많았고 모두 서로에게 부딪혀가며 좁은 길을 열심히 걸었네 그렇게 몇 시간을 걸었던가 한두 명씩 보이질 않았고 모두들 어딜 갔나 생각할 때 내가 고장 난 것을 알았네 불안은 언제나 머리에 숨어 웃어보려 할 때 내 속에 스며 참기 힘든 생각에 둘러싸여 베개와 천장 사이에 떠있네
그 후로 많은 날이 지났어도 몸이 말을 듣지를 않았네 결국 난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저 작은 방의 화분과 같았네 불안은 언제나 머리에 숨어 웃어보려 할 때 내 속에 스며 참기 힘든 생각에 둘러싸여 베개와 천장 사이에 떠있네 불안은 언제나 머리에 숨어 웃어보려 할 때 내 속에 스며 참기 힘든 생각에 둘러싸여 베개와 천장 사이에 떠있네
https://youtu.be/MPCkqAvY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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