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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07
    20210407 이런 저런 생각










가게 한쪽 어두운 구탱이를 볼 때마다 ‘저기에 조명 뭔가를...’ 하고 고민해오다가 투이터에서 괜찮은 조명 도는 걸 보고 구입했는디,,,, 이미 다른 멋쟁이 가게들이 이 조명을 쓰고 있었다. 끙,,, 획일화 노잼 복제 자본주의에서 하나 뿐인걸 기대한 건 아닌데... 이렇게나 많이 쓰고 있을 줄은 몰랐징.... 나 역시 노잼 복제를 하고만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건 뼈아프다....

사람이 우르르 빠지고 한 방에 한 테이블만 남았을 땐 그 방 (갈 일이 있어도) 방문을 늦추고는 한다. 한창 사진 촬영 중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슬쩍 보고 그 턴이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간다. 근처 자영업자 친구는 자기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손님들이 사진 찍는 게 너무 싫다고 그랬다. 한 날엔 우리 가게에 놀러 와서 그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길래 마음 좀 풀어 질라나 싶어서 이런 저런 각도로 얘기를 꺼내봤던 적이 있다. 물론 내 얘기는 전혀 도움이 안 됐고, 나중에 들어보니 촬영금지하는 쪽을 선택햇떤데. 그 편이 그 친구와 어울리기도 하고, 부디 스트레스가 줄었길 바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그 친구는 왜 사람들이 가게 사진 찍는 것을 싫어했을까. 근원적인 생각을 해봤다. 그러다가 나는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나는 사진 찍으면 사진 찍나보다.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가게 문을 열어놓은 동안은 여러 사람들이 와서 돈을 내고 잠시 묵는 거주지 같은 게 된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재현하고, 서로의 사이로 움직이고, 서로를 견디고 경험해야 한다. 이따금은 사람들이 어떻게 찍어갔나 검색을 해본다. 잘 찍은 게 있으면 오 잘 찍는구만, 나도 담에 이렇게 찍어보고 싶다. 고 생각한다. 그 친구 말로는 너무 오랜시간 많이 찍거나 플래쉬 터트리면서 찍으면 주변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니까 싫다고 했다. 그 말도 맞다. 근데 좀 싫을 순 있지만 상황은 테이블 사이사이로 그냥 저냥 알아서 돌아가다 망각되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사실 친구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 넌, 누군가가 가게 내부와 테이블을 멋드러지게 사진 찍는 그 행위가 너무 세속적이라 싫었을 거라고. 네 가게를 그런 방식으로 소비하는 물신성에 네 일부가 기만당한 기분을 느꼈을 거라고, 사람들이 특별한 것을 대하듯 네 가게를 조심스럽게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라고. 난 그 친구 말을 이렇게 해석했고, 그렇게 우아한 산책자인 체를 했다....

그런 내가 날 찍으세요. 라고 적극적으로 내보이는 이 조명 녀석을 여기에다가 사놓고선, 다른 곳에서 포토존으로 잔뜩 쓰이는 걸 보며 꽤 실망을 했다... 고 하는 건 더이상 산책자인 체를 할 수 없게 만든다. 그 친구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주는 게 싫어서 사진 찍는 게 싫다고 했을 뿐 다른 얘기는 하질 않았다..... 그 친구가 이렇게 느꼈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한 얘기는 내가 생각해낸 얘기고, 내 생각의 일부인 것이다... 나는 그(사진 찍는) 상황을 그 친구보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유형인 뿐인 것인데... 욕망의 물꼬를 막는다고 가둬지나... 그러면서 고고한 척을 해버렸다. 게다가 애초에 이 조명을 산 게 투이터에서 본 사진 속 조명 모습이 멋졌기 때문이면서....

며칠 전에 ㄱㄱ님이 소주를 잔뜩 마시고 오랜만에 가게에 왔다. 신나서 ㄱㄱ님 테이블에 껴앉아서 한참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같은 얘기로 흘러 갔는데. ㄱㄱ님이 혀 잔뜩 풀려선 남탓 할 게 아니고 뭐... 우리 책임이죠. 우리나 잘 해야죠. 이러는데 존나 멋지다고 생각했다. 대중이 멍청하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대중에 속한 줄은 모르는 바보짓 이제 고만 해야하는데,,,, 고고한 체 하는 버릇 고친다고 고쳐도 하수에 끝없이 흘러 들어가는 똥물처럼 나의 어딘가에서 끝없이 구린내 총량은 채워져있구나.

lampchop 라이브 공연 영상 중에 캡모자 쓴 보컬 할아버씨가 무대 중앙에 앉아 노래 부르다가 보컬 없는 연주 구간에 다다랐을 때쯤 할아버지 양쪽을 채운 악기들이 현을 출렁거리며 소리를 잔뜩 채워내고있고 아저씨는 담배를 꺼내 가만히 피우는 영상 있었는데, 삭제 되서 이제는 더이상 찾을 수가 없다. 오늘같이 내 구린내에 헛구역질 나는 날엔, 속에 있는 걸 토하긴 한듯 속이 잔뜩 허해져서.... 그런 아름다운 광경과 소리를 잔뜩 집어넣고 싶은데..... 아쉬운 대로 음반을 찾아 듣는다.....



+ 오늘의 노래
Lambchop, is a woman

https://youtu.be/5jfaqxcu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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