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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16
    규방 글방 일요일 시절이 내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요????

 

 

 

 

몸에 뭐가 남기에 충분한 1년 남짓 기간 동안 했던 규방 글방 모임 시절(?)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묻는다면 물질 형태의 증명 가능한 것을 꺼내 보일 순 없지만.

지금 그 시절(시절이라고 쓰는 거 오래된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쓸 때마다 웃긴ㅋㅋ) 추천받은 책을 읽고 있다. 읽다 보면 문장 어느 쯤에서 그분이 좋아하는 향기같은 게 나서 추천해주신 분 생각이 난다.  몸 한쪽에 글 쓰는 근육이 있을 사람들. 그 근육으로 써낸 글들, 모니터에 뜨던 활자, 들뜬 동시에 적당히 긴장한 표정, 다른 이의 문장을 몇 번 곱씹던 눈을 기억한다. 그리고 써온 서로의 글을 깊게 읽고 나서 정확하게 칭찬하려 애쓰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목소리의 높낮이를 기억한다. 글은 말과 달라서 그 사람을 글로 읽으면 새겨지는 감각이 든다. 휘발되는 소리의 재질과 달리 글은 눈에 담긴달까. 

각지에서 만난 분들이라, 종종 봬는 분도 있지만 다시 만날 기약이 없는 분도 있다.(좀 울적) 그래도 눈 안에 잔뜩 쌓인 글 더미를 떠들다 보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고밀도로 새겨진 이 무형의 것이 살면서 만나기 어려운 빛나는 순간이라는 것을 이해하므로.(그러다가도 너무 그리우면 연락해서 더 쓰신 것이 있다면 내놓으라고 구슬리기도 하고, 없다고 하면 좀 쓰시라고 재촉도 하고)  지금은 없어도 과거의 것을 품고 지내는 정도로도 만족감이 차오르니 어느정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돌아가신 엄마가 나를 소중하게 꼭 안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는 것처럼. 그 시절 분명하게 존재했던 무엇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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