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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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첫 제사에 와서 제일 좋았던 건 엄마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것. 내가 도착했을 때 김치전을 부치고 계셨는데 군침이 돌아 와 저 김치전 좋아해요. 하니까 이모가 김치국도 좋아하지? 그래서 어찌 아심요? 했는데 엄마가 좋아했대. 그랬구나! 맛집의 숨겨진 맛 비밀을 알아낸 것처럼 짜릿했다. 그래서 맛있었구나! 외숙모가 김치가 덜 쉬어서 맛이 없지 그래두 평소보다 더 맛있었음.

외할머니 사진을 봐두, 이모 얘기를 들어두 엄마 얘기가 나왔다. 너무 좋아. 초4가 엄마는 좀 알아도, 그 내부의 여자인간에 대해선 거의 모르지 않았겠는가... 이런 기회에 엄마의 흔적을 찾아내 조각모음을 시도하는 맛이 좋다.

이모가 막걸리를 까서 맑은 부분만 이모잔에 내잔에 따르시더니 그랬다. “야 성아야, 너네는 엄마가 떠난 거지만, 나도 내 하나뿐인 여동생이 떠난 거야. 이모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아니??” 이 얘긴 이모가 일년 전에 첨 말했던 얘기인데 이번에 또 들어도 참 생각지 못한 슬픔이고 내가 이제와 보니 이모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시프다...... 이제야 이모는 내게 말할 수 있겠지. 우리가 어릴 땐 우리가 안쓰러워 제 슬픔을 꾹 참았을 이모의 슬픔. 이모가 나라도 붙잡고 엄마 어릴 때 흉보고, 살쾡이라는 별명 말하면서 놀려서 너무 좋았다. 이러니까 엄마가 꼭 살아있던 것 같잖아. 내게 너무 정보값이 없어 흐린, 무슨 보릿고개 시절 역사를 외워둬서 아는 사실처럼 엄마가 있었는데 이제서야 ㄱㅕ우 생생해진다.

그래서 이제서야 슬퍼진다........ 생생해야 슬플 수도 있는 것. (우리가 역사책에 실린 기구한 역사적 사실을 읽었다고 해서 울지는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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