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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1.21
    241121 추워추워하면서 백반집 식당에 들어갔는데 3



식당에서 내어준 물병이 따뜻할 때.. 컵에 따랐는데, 따뜻한 보리차가 담길 때 생각지 못한 만족감이 차오른다.


8000 원하는 백반을 먹으러 왔다. 사실 은색 식판에 담아줄 법한 맛이 나는 이 김치콩나물국을 먹으러 왔다.





그리고 지난주 오늘 ㅎㅈ과 같이 먹은 종갓집밥상의 여운이 강한데 혼자 가긴 좀 뻘쭘해서 1인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는 이곳으로 왔다.



먹고 집에 가는데 ㅈㅁㅎ을 만나서 콜드 머시기에서 옥수크림소금빵도 선물 받고 티움 식구들 + ㅎㅈ이를 마주쳐서 인사했다. 자전거 타고 가는데, 뒤에서 성아~! 하고 부르는 ㅎㅈ 목소리가 상큼했다.


ㅎㅈ이는 이틀 전에 배송 온 귤 10키로가 너무 방대한 양이라ㅋㅋㅋㅋㅋ(귀여워)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로고 싱크대에 쏟아 넣고 햐안 베이킹 소다가루를 뿌려 빡빡 닦은 후 물기까지 야무지게 닦아 검정 가방에 담아들고 욜탱으로 들고 왔다.



ㅎㅈ : 이걸 닦으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 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상큼해서 (귤을 입에 넣으면 침이 고이듯) 내 몸에도 기운이 돌았다. 아마 내가 귤을 사 먹었다면 이런 감흥이 생겨나지 않았을 텐데, 같은 귤인데 같지 않다.


그로부터 며칠 전 저번 주 토요일엔 ㅅㄹ이랑 같이 일했다. 나는 여전히 7년째 그 자리에서 주문이 들어온 칵테일 무리 중 그때그때 젤 땡기는 순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날은 오이공감부터 만들고 싶어 오이를 먼저 다듬었는데, ㅅㄹ이가 왜 오이부터 하냐고 그랬다.

나 : 이게 젤 먼저 하고 싶어서??
ㅅㄹ : 앙… 나는 오이부터 하는 성아가 너무 좋아. 얼렁뚱땅 일해도 괜찮다는 게 나를 안심시켜 줘~~~

하며 날 이뻐해 줬다. 신기한 건, 기매태랑 같이 일할 땐 순서 없이 자기 하고 싶은 거 먼저 한다면서 기매태한테 타박을 받은 나였다는 것… 같은 자리에서 같은 행동을 여전히 할 뿐인데, 어느 땐 타박을 받고, 어느 땐 이쁨을 받는다는 게 너무 재밌어서 그 얘기를 하며 같이 깔깔 웃었다.

ㅅㄹ : 성아~~ 계속 얼렁뚱땅 일해줘~~~ 그러더니, 그 담날엔 나를 ’엉성아‘라고도 불렀음ㅋㅋㅋㅋㅋㅋ

재밌다. 사람은 다 달라서, 내 고유한 성분이 누구랑 닿느냐에 따라 다른 반응이 일어난다는 게.




저번 일기를 쓴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나…?? 그 후로 계속 이런 얘기들이 쓰고 싶어서 마음속으로만 일기에 이런 얘기들을 써야지 하고 담아놓기 수차례…. 막상 쓰려니 이젠 그 얘기들에 그리 흥미가 없고… 그냥 최근에 겪은 얘기들이 재밌다. (그니까 제때 써야 하는데…..)


오늘은 뭐가 재밌었냐면! 필테를 하는데 한 발로 지지하는 연습을 해오라는 숙제를 받았을 때 쌤이 한 얘기가 재밌었다. 한 발로 서서 눈을 감으면 넘어질 수 있으니 다른 한 발을 살짝 땅에 대고 서서하는 자세였는데, 중심이 너무 안 잡혀서 ‘다른’한 발을 완전 땅에 대고 중심을 잡아버렸다, 그때 쌤이


쌤 : 잘 안 돼도 (지지다리로) 30프로만 도움을 받고, 70프로는 서도록 해봐야 해요. 100프로 (지지다리) 도움받으면 서있기 너무 쉽잖아요. 잘 안 된다는 실패감을 겪어야 나아지려고도 하는 거예요. 훈련은 잘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거니까 잘 안 되는 환경을 만드세요.

종류의 이야기였다. 아 그 얘길 듣는데 너무 재밌었다. ㅋㅋㅋㅋ 자발적으로 잘 안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나아질 여지가 생긴다는 말이ㅋㅋㅋㅋㅋ 이게 왜 재밌지???? 생각해 보니 자발적으로 잘 안 되는 환경을 만든다는 게 재밌다. 애초에 운동이라는 게 일부러 하기 어려운 걸(들기 어려운 무게를 반복해서 들기 같은 거) 하려고 가는 건데, 그 본질을 쌤 입으로 듣는 게 재밌었다.




어젠 내 달리기 친구 ㄷㅂ이랑 영통 하다가 너 네덜란드 가고 나서 나 한 번도 안 뛰었다. 는 말을 했다가 오늘 퇴근하고 같이 보이스톡하면서 뛸래?라는 (무시무시한) 제안을 받고……….. 정말로 퇴근하고 약 2키로를 뛰었다.



원랜 뛰다 걷다 할랬는데, 뛸만해서 연속으로 내리뛰었다. 그러고 집에 돌아오니까 든 두 가지 감흥 1. 아니 이게 뭐라고 그동안 그리 하기 힘들었나 2. 와 기분 째진다. 그 채로 싱글벙글하면서 핸드폰 쫌 하다가 잠들었다.



정말 정말 좋다.


아깐 필테 마치고, 라하에 가서 다이어리를 쓰려고 펼치다가 5월의 어느 페이지를 봤는데



기록용으로 휘리릭 적었을 그 낱말들이 지금보니 재밌어서 찍었다. 쓸 땐 모른다. 잊혀진 후 다시 읽을 때 안다.


이 일기도 그러겠지. 눈꺼풀이 감기고, 피곤이 몰려오는데도, 여러 요인들이 모아진 덕분에(ㄴㅇ이 내 블로그 주소를 어제 물어본 게 크게 한몫함…. 여러분 제 일기를 읽어주셔서 제가 또 씁니다….라는 말을 일기라는 걸 쓰며 하는 게 멋쩍지만, 또 뭐 일기라는 걸 블로그에 쓴다는 자체가 이미 읽히길 원하는 습성에서 기인한 걸 테니까….) 썼다.


근데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그건 기운을 좀 써서 쓰고픈 얘기라 다음으로 미룬다…. 이렇게 미루다 보면 색이 바래서 또 심드렁해져 안 쓸 수도 있지만…..



아깐 라하에 앉아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을 ㅇㅇ님과 같이 바라봤다. 라하엔 피아노 재즈연주가 흐르고 있었고…..





집에 오는 길엔 바닥을 물들인 샛노란 낙엽 덩어리들과 그 낙엽 덩어리를 생성한 큰 은행나무를 보려고 잠시 자전거를 멈췄다.




이런 순간들이 ‘가을‘에 집중하게 만들고, 일기를 쓰고 싶게 만드네


+ 오늘의 노래


는 너무 졸려서 다음에 추가하는 걸로… 하려다가 아니 이 노래 너무 좋아서 안 되겠네. 바로 추가 해야지 하는 충동이 일어 올리는… 그런 과정…


아니 너무 맛있게 불러서 한소절 한소절 냠냠 먹느라 몇 번을 듣고 있네, 요새


Chris de burgh, Lady in red



https://youtu.be/T9Jcs45GhxU?si=yOLk0KRh1y2mA4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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