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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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6.18
    20210618 마감시간이 주는 기분





사람이 다 나간 직후에 이상한 기분이 된다. 바다 해변에 다리만 잠기게 앉아본 적이 있나요? 파도가 내 몸을 확 덮었다가 슈라락 빠져나갈 때 균형을 잃는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 기분이 들어 꼭. 균형을 잃는. 그들은 내 찐한 벗이 아닌데도 다시 만나면 얼굴을 못 알아볼 텐데도 사람이 있다가 떠나면 혼자 남은 기분 때문에 휘청인다. 이 순간에 누가 들어와서 날 꼭 안으면 입을 맞추고 싶어 질지도..... 그래서 요즘엔 설거지하려고 고무장갑 끼기 전에 에어팟을 먼저 귀에 끼고 넷플릭스에 들어가 영화를 틀어놓은 다음 시작한다. 한국영화로 튼다. 그러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술자리 사람들 옆에 앉아 얘기 듣는 기분이 되어 덜 외로워진다. 그리고 재미없어도 참아진다. 외로움은 덜었으니까.



오늘은 평소에 좋아하던 유명한 분이 가게에 오셨다. 그분 노래도 많이 듣고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트위터도 보고 그랬는데, 나는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맛있는 것만 계속 가져다 드렸다. 그분이 어떤 노래를 좋아할까 생각하면서 노래를 틀었다. 볼륨 조절도 섬세하게 했다. 그치만 당신 노래를 들으며 내가 어떤 밤을 보내곤 했는지, 책을 다 읽고 덮을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런 말은 못 하고 속에 넣어뒀다. 난 왜 더 욕심내지 못할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래도 눈 보면서 작별인사를 했다. 그것만으로도 기뻤다.



오늘, 가게가 생기고 처음 노래신청을 했던 분들이 왔다. 그중 한 분은 다른 일행 하고도 가끔 오는데 오늘 같이 온 그분과 왔을 때 가장 밝고 편해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왜냐면 벌써 몇 년을 봤으니까. 다른 한분은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하셔서 이제 정말 가끔 온다. 그래서 이렇게 두 분이 오시면 사람 좋아하는 강아지 마음을 알 만큼 들뜬다. 노래 신청도 개 좋다.... 매번 좋을 수가 있나 싶은데 매번 좋다... 그들은 내 또래다. 그래서 신청한 음악을 들으면 주파수가 맞아 전파 터지듯 내 가슴에 뭐가 터진다. 계산하실 때 아기 많이 컸냐고 물어봤는데 벌써 3살이 되었다고 했다. 다른 한분 아이는 이번에 대학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 꼬마친구가 같이 와서 닥터페퍼 주문하고 신청곡으로 볼빨간 사춘기 했던 게 눈에 선한데 벌써,,, 그래서 여기(가게)만 시간이 안 흐르나 봐요. 했더니 그 두 분이 시간이 이상하게 흐른다고 했나 수상하게 흐른다고 했나 그랬다. 오늘 왔다가 가셨는데 벌써 또 오셨으면 좋겠다.



오늘은 더 외로워서 에어팟 끼는데 눈물이 찔끔 난다.





+ 오늘의 노래


김오키, 더 많이 껴안을 것을

https://youtu.be/b_1KwJzbcJg




삐삐밴드, 때로는 그대가


니가 없는 지금 난 너무 슬퍼.
난 이대로 그냥 잊을 수 없어.
다시만난다면 너무나 행복할꺼야. 그럴꺼야.

때로는 그대가 그림을 그렸었지.
때로는 그대가 노래도 불렀었지.


https://www.youtube.com/watch?v=oYiXi3v-U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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