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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05
색감 미쳤다
가게 가는 길 공영 주차장 담벼락에 자란 잎 넓은 오동나무를 보며 가게 이름이 오동이었으면 어땠을까. 아이 이름을 오동으로 지으면 어떨까. (절대 없을)가상을 탄생 시켜가며 오 동 하고 이름을 불러봤다. 아이 없을 건데,,, 맘에 드는 단어를 발견하면 꼭 아이에게 그 이름을 붙여보는 상상을 한다.(관습이 심어 준 습관,,,)
오동. (동그랗고 넓고 귀여웤ㅋㅋㅋㅋ)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잔잔하게 물결이 퍼지면서 오동~ 소리를 내는 상상도 했다.
딸기청을 주문하면 사은품을 꼭 준다. 그리고 매번 사은품이 바뀐다. 저범엔 짬뽕 불고기였고, 저저번엔 고추장 불고기였다. 이게 나름 웃겨서(딸기청과 불고기가 무슨 상관이냐고ㅋㅋㅋㅋ 심지어 그 사이트에는 딸기청만 팔아서 홍보용도도 아니다ㅋㅋㅋ) 이번에 주문할 땐 뭘 주나 봤더니 피자가 왔다. 왜죠 사장님???? ㅋㅋㅋㅋㅋㅋㅋ
미슐 짬뽕 분말도 왔다ㅋㅋㅋㅋㅋㅋㅋㅋ 네??? ㅋㅋㅋㅋㅋㅋㅋ
필카 사진을 받았다. 잘 나왔다. ㄱㅁㅌ 웃기네
주문을 받으러 갔는데 다른 곳에서 사온 음식을 펼치고 먹고 있는 테이블이 있었다. (먹어도 되지만 양해 정도는 구하고 드시길??) 좀 밉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문하신 감자를 튀길 때 (그램을 재서 튀긴다) 3g 적게 튀기고선 복수 했다고 흐흐 웃었다.(보통은 기준을 조금 넘겨서 튀겨드리는 쪽) 나 빼고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복수지만,,,,
근데 이후로는 매너가 좋앟고 가실 땐 즐겁게 보내다 간다며 멋진 인사를 건네셨다. 아까 적게 드린 3g 이 생각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5g 넘을 짙은 인사를 드렸다. 내 복수가 알량하다.
목요일에 백신을 맞고 목요일엔 일하고 금요일은 쉬었다. 금요일엔 종일 잤다. 토요일 점심이 됐는데 몸이 괜찮았다. 그리고 좀 외로웠다. 그래서 문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게에서의 만남은 버터에서 외로움만 덜어 녹이기에 아주 적당한 온도를 가지고 있다. 만나지만 따로 시간을 보내고, 말을 걸어도 되지만 대화를 원하지 않을 땐 내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 문을 열수도 언제든 닫을 수도 있는 만남. 적당한 거리를 둔 만남, 그러나 가시는 손님을 잡을 수 없는,,, 그게 손님과 운영인의 만남이다.
손님이 다 가고난 가게에 남아 설거지를 하다보면 어김없이 밀물이 차고, 보름달이 차고, 물먹는 하마가 차고, 물이 튀겨 배가 축축해지고 그런다는 이야기…
백신 맞은 걸 공지에 올리긴 했지만 토요일 손님 중 두 분이나 백신 맞으신 후에 괜찮냐고 안부를 물어 주셨다. 세상에 이렇게 세세하게 다정하실 수 있습니까ㅠㅠ 나는 이럴 때면 내 몸 어디 한 구석이 썩어 생장점을 잘라놨던 부분에 새 잎이 돋으려고 하는 느낌이 든다. 다정함은 새 잎을 틔우기에 아주 좋은 온도를 가졌구나. 한다.
한 분은 백신 2차를 나랑 같은 날 맞으셨고, 다른 한 분은 아직 맞기 전이셨다. 나는 두 주먹을 쥐고 화이팅 포즈를 하며 우리 백신 잘 맞고 잘 회복해요 \ ^. ^ / 하고 건투를 빌었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마주쳤을 때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감흥이 아닐까 한다.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것이.
내가 매우 좋아하는 아저씨 손님분들이 있다. 어제 정말 오랜만에 오셨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하니 정말 오랜만에 외출을 한다고 하셨다. 사실 ㅇㅌ에는 그 분들 입맛에 맛는 요리도 술도 없다. 그치만 아무 불평없이 오신다. 그리고 끝내주는 노래를 신청하신다.
ㄱㅁㅌ랑 분리되서 일하게 된 경위가 ㅋㄹㄴ 때문인 걸 아시고는 양조위 정도로 말수 없는 분인데 가진 숫기를 최대한 발휘해서 열심히 하고 계시니까 나아질 거예요 라고 해주셨다. 그리고 가게가 있어서 기쁘다고 또 오겠다고 하셨다. 다른 분들도 음악 잘 듣고 간다고 틀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가셨다. 음악이 수평으로 흐르는 흔적인가 싶다.
예전에 큰 방에 그 분이 혼자 앉아 노래를 듣고 계셨고 그 분이 신청한 노래가 나왔을 때 나는 그 노래가 넘. 좋고, 또 그런 음악 어른은 처음이어서 어쩜 이렇게 좋은 노래를 알고 계세요?? 혹은 (신청한 노래가 요즘 활동하는 뮤지션의 신곡인 걸 알고 나서) 어쩜 계속 신곡을 찾아 들으실 수 있으세요?? 같은 질문을 바보같이 들떠서 물었다. 그때 그냥 살짝 웃으시면서 “노래 듣는 게 너무 좋아서요. 좋잖아요” 하셨는데 정말 노래를 좋아하는 표정이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음악이 계속 좋았으면 좋겠다,,,(영화는 계속 좋기에 실패했다,,,)
+ 오늘의 노래들
그날 그 분의 신청곡인데 정말 좋지? 하나 더 있는데 생각이 안 나서 나중에 추가할게
Heart, Tell it like it is
https://youtu.be/u0O7htEkmzM
Pink floyd, Us and them
https://youtu.be/nDbeqj-1X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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