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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까지 세상에 지녔던 모든 열의를 잃은 것처럼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렇게 누운 지 14시간.... 날 소생시키려는 의지까지 잃던 그때쯤 인스타를 보다가 흠모하는 옷 브랜드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한 걸 보고 갑자기 열의에 차서 옷 목록을 빠른 속도로 훑고 옷 세장을 주문했다. 정신 차리고 나니 참 우스웠다. 자본주의의 술수에 넘어가서 그런 게 아니라, 열의라는 거 그냥 계속 내 안에 있던 거라는 게. 
 

그 우스운 마음을 일기를 쓰는 걸로 좀 만회해 보려고 쓴다. 사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열의를 잃었다는 둥,,,, 그러느라 안 쓰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안 쓰기 때문에 쓰이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쓴다.
 




어젠 11월 1일 ㅇㅂ이랑 두번째 등산길에 올랐다. 출발시간을 두 번 늦춘 ㅇㅂ을 보며 내 욕심에 등산을 가는 것인가,,,, 그걸 쫓아와 주는 ㅇㅂ이 측은할 수도,,, 하는 생각을 하며 가차 없이 솟아오른 경사길을 헐떡이며 올랐다. 그러다 능선 어느 벤치에 앉았는데, 시원한 바람이 한참 쏴하고 불어와 온몸을 스치며 지나갔다. 좀 잊을 수 없는 순간인데???라는 생각을 하는데 옆에 앉은 ㅇㅂ이 "좋네"라고 했다. 나도 "좋다"라고 했다. 잔뜩 오른 열기가 바람에 식었다. 시원하고 눈앞은 가을이 무르익었다는 표현이 정말 잘 맞는 풍경이었다. 계절과 우리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기분이었다.
 
하산을 하고, 우리집에서 ㅇㅂ과 헤어졌다. 문을 나서는 ㅇㅂ의 뒤통수를 보는데 ㅇㅂ이 "다음 주에도 가자고" 그랬다. 먼저 가자고 해줘서 내심 기뻤다. 우리가 걸은 길이 귀찮음을 앞섰구나. 네게도 좋았구나. "그래 가자"고 대답했다. 다음 주에도 간다. 우리와 연관되어 있는 계절을 또 한 번 온몸으로 겪으러. 온몸으로. 겪으러. 
 




기매태 어머니께서 맛있는 떡을 먹었는데 내 생각이 났다며 보내주셨다. 받아보니 술떡이었고, 술떡이 100개나 있었다.... 저녁에 마실 오신 글씨 선생님을 보니 술떡이 생각나서 좋아하시냐고 물으니 좀 주쇼 하셔서 이번 주에 들르라고 말씀드렸다. 그 떡을 좀 전에 20개 챙겨 담았다. 여기저기 나누고 나니 이제 50개가량 남았다. 
 



심리상담 선생님이 내 무기력의 원인을 무리한 운동에서 찾으셨다. 정답이었다. 어제 낮에 등산하고, 오후에 필테에 다녀와서 일하고 집에 와 세상 피곤한 몸으로 골아 떨어진 후 조금 전 블랙 프라이데이 전까지 엄청난 무기력에 아무것도 못했으니까. 무리하면 탈이 난다. 쇼핑할 수 있을 정도로만....이지만....
 


기타 연습을 하고 있다. 좋아하지도 않는 노래를 연습하고 있지만(쉽기 때문에) 좋다. 치고 있으면, 내가 좋아진다. 상담쌤은 이걸 놀이라고 했다. 잘 놀아야 한다고. 그래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그랬다. 
 



그래도 11월을 잘 시작하고 있다.
평온하다. 평온하고보니 평온한 게 짱이다. 
 
 
 
+ 오늘의 노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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