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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라고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오늘이 국민연금 납부 마지막 날이라는 게 생각나 벌떡 일어나 납부를 했다. 분납 신청 하길 몇 차례,,, 더 이상 분납 신청조차 안 된다고 엄포를 들은 터라 이번 분납을 놓치면 골치가 아파진다.
 
일어난 김에 유튜브로 노랠 틀어놓고, 기록할 걸 기록하고(상담숙제), 치울 걸 치웠다. 아빠가 준 소금을 꺼내 소리도 내봤다. 아리랑을 한소절 부를 수 있었다. 어릴 때 단소를 곧잘 불었는데, 그 감각이 아직도 살아있어 신기했다. 뭘 하나 잘 단련해 놓으면 몸이 기억한다는 게.
 
노랠 틀면 눕기보단 일어서있을 맛이 생긴다. 기록은 매일 할일을 했는가 체크하는 건데, 정서 기록하기란에 x가 계속 이어지길래 일기장을 열었다.
 



어젠 ㅁㅈ이 떠났다. 난 누가 떠나면 어릴 적부터 그렇게 눈물이 난다. ㅁㅈ을 안고 배웅하는데, 눈물이 났다. 내가 울어서 ㅇㅂ도 울었다. 왜 우냐고 했더니 ㅇㅂ은 누가 울면 눈물이 난대. 부산 친구들이 각자 있던 곳에서 이탈하고 있다. ㅇㅊ는 연극에서, ㅁㅈ과 ㅇㅂ은 한국에서 떠나거나 떠나고 있다. ㅇㅂ은 우리가 나이를 먹고 있단 게 실감 난다고 했다. 이동은 달라지는 기분을 준다. 한 페이지가 끝난 기분도 주고. 들뢰즈가 하도 탈영토를 노래해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머물던 곳에서 떠나는 일이 내 삶에 내가 할 수 있는 혁명이라 여기고 있지만,,,,, 그런데도 이별을 눈물 없이 할 방도는 없다.
 
나는 여기에 있다. 나는 떠나봤고, 돌아와봤다. 아니 이곳은 내가 있던 곳에서 떠나서 도착한 곳이다. 그런데도 고정되어 있다는 기분을 진하게 준다. 도착한 곳에 오래 머물면 또 고정이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팟캐스트를 듣는데, 한 영역에 오래 계신 분이 "여러분의 가장 찬란한 시기가 지나더라도 이 자리에 계속 머물러주셔라"는 말을 했다. 그렇게 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겠지. 거주지에서 탈영토하는 것만이 들뢰즈가 말한 이동은 아닐 것이다. 
 
며칠 전 토요일 가게엔 사람이 없었다. 그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내가 너무 고정되어 있던 것이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환기를 하는 전환이 필요한데, 가만히 있었다. 내 일상도 그렇다. 하던 일만 하고 있다(며칠 전 사진 촬영하고 온 거 빼고). 그치만 10월에 처음으로 영상촬영을 하러 간다. 불안하고 설렌다. 새로운 걸 한다는 마음이 그렇듯. 이번에 할 촬영은 혁명 같은 일이다. 내 삶의 일부를 전복시키는. 기대가 된다.(불안하기도 하지만....)
 


ㄱㅇ언니가 ㅇㅂ에게 화장실에 가면 하늘을 보라고, 구름이 예쁘다고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난다. 그런 말이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소중해.....
 
기매태가 쉬는 날이 하루뿐인데도 대전에 왔다. ㅁㅈ이한테 인사할 겸 나를 볼 겸 왔다. 사실 택배 가지러 온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기매태는 마음이 참 그대로네, 뜨겁거나 차가워지거나 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부표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찾기 쉬워진다. ㅇㅂ을 내려주고, 뒤숭숭한 마음을 소비로 해갈하려 현대 아울렛에 구경갔다.....가 보라색 점퍼와 보라색 신발을 샀다. 기매태는 자꾸 나보고 사라고 예쁘다고 했다. 그렇게 후한 마음을 내게 주는 게 좋았다. 기매태가 너무 좋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돌멩이를 만지면 으레 느껴지는 일정한 온도가 있는 것처럼 같은 온도로 있다. 그래서 쇼핑을 마치고 날 집에 데려다주고 일터로 떠나는 기매태를 보면서 조금 서글퍼졌다. 뽀뽀라도 더 하고 보낼 것을....
 
내가 좋아하는 걸 곁에 붙들어 놓고 싶은 마음과(수집욕) 그들의 삶 속으로 진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별) 이 사이에서 사랑과 내 욕심과 응원과 내 고정됨을 느끼네~~~~~~~~

오늘은 정서 기록하기에 o를 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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