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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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일 술을 마신 하루다. 흔치 않은 일. 많이 마신 편인데 잠이 들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증상이다. 조금 신 난다. 바로 잠이 드는건 꽤 아까웠는데.





2

평소 그림이 맘에 들어 좋아했던 작가 이름을 검색하던 중 그녀가 그린 그림이 담긴 노트를 세일하고 있는 걸 발견!

크리스마스 선물 혹은 연말 선물 혹은 새해 선물을 하려고 15권을 주문했다. 얼마 남지 않은 잔고에 조금 망설였지만 이 정도 금액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가지고 기합을 넣어 클릭했다.





3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 서정민갑님 댁에서 스터디 + 집들이 모임을 했다. 두 모임을 연달아 참석해보니 모임이 서로 색채가 꽤 다르다는 게 느껴져서 흥미로웠다. 미학 모임과 인문학 모임은 구분이 되는구나. 흥미롭다.


아쉬웠던 건 트위터 모임에서 함께 출발했던 분들이 이젠 아무도 오시지 않는다는 것. 이볼님께서 참석하고 계신다는 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트위터 분들이 가진 색채를 좋아하는데 그 색채가 더는 모임 공간을 채우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고, 어제따라 유난히 아쉬웠다. 아마 그리움을 느낀 것 같다. 그 색채들의 진동이 공간에 부딪혀 충돌하거나 부드럽게 사라지는 그 느낌은 고유하니까.


그것 빼고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따뜻한 요소가 가득한 시간은 앞으로도 드물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 지 2년이 다 돼가는 지금, 이 지점에서 느끼는 감정은 분명한 따뜻함이다. 이 모임이 지금까지의 시간에 많은 힘이 되어줬을 꺼야, 분명히. 이 지점에서 그것을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었고 그 사실이 고마워져 서정민갑님께 감사문자를 간략하게 보내긴 했지만 그러고도 남은 고마움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고마움을 오래 기억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더욱 소중히 대하기로 했다.


서정민갑님 댁의 거실 그 자체와 창밖 풍경, 창 밖에서 거실 내부를 향해 들어오는 햇살, 음악, 요리, 이야기, 사람들 우우우 모두 따듯함이 엄청났다. 빛이 지기 전에 산길을 걸었던 기억과 다음 달 송년을 계획하는 설렘은 내일을 힘차게 살게 하는 힘을 건내준다. 따뜻한 그 진동이 내 내면을 더 오래 건드리다가 사그라지길.





4

정리의 방법의 하나는 구조의 이해라고 한다. 새 물건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 있던 묵은 물건은 버리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하루 15분 정리의 힘이라는 책을 쓴 분의 강의를 듣고 꽤 감명을 받았다. 딱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그 구조를 이해한 후로 다른 모든 구조 또한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스터디에서 느낀 따뜻한 감정은 분명히 내가 지니고 있던 감정을 밀어내었고 잊히게 하였다. 그리고 곧 새로운 자극이 생가면 지금의 따뜻한 감정은 사라지겠지. 아쉽지만 당연한 순환이니까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되새기는 것이 가능하게 기록하는 일이다.





5

기록하는 것이 그래서 무척 중요하게 느껴진다. 마음이 조급해질 만큼. 그러나 금세 어디서 어디까지 얼마만큼 기록을 해야 할지 복잡해진다. 사실 지금 이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것도 힘들어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였다. 도대체 어떻게 나눠야 하는 것인지 내가 다뤄야 할 폭은 어느 정돈지 가늠이 안 된다. 내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혹은 관심을 갖는 것들이 무질서하게 섞여 있는 탓일까.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손대왔고 그것이 혼탁하게 섞여 있다. 허나 그 탓은 아니다. 내 방, 내 하루, 내 카테고리, 모두 제자리가 없이 무질서한 것은 내 태도의 문제일 것이다. 우아 더 어렵잖아. 끈임 없이 수정할 거지만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6

과함을 버리고, 덜 하지 않는 것이 최선. 그렇게 매일을 산다면 후회는 안 할 것 같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기타만 쳤다는 이지영 얘기들 듣고 과할 만큼 뭘 해본 적이 없는 내 인생의 밀도가 참 옅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몇 번은 과하게 노력하는 사건을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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