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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얘길 해볼까요??

하시는데 첨으로 말문이 막혔다. 도대체 오늘은 무슨 얘길 해야 하지???

 

 

 

 

방향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엄마가 떠나고, 울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이유는 기댈 곳이 없어서. 기댈 곳 없이 산다는 건, 나만 내 사람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일. 10대 때 여기까지 인정하고 났는데, 20살이 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었다. 창작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 돈을 버니 시간과 체력이 없었다. 아니 줄줄 새나가서 돈도 없었다..... 그렇게 20대 30대를 살았다. 여기까지 말하니 쌤이 지금 기분이 어때요?? 하고 물었다. 

 

슬퍼요. 후회는 없는데, 제가 가여워요. ADHD로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매일 반복하는 루틴도 해내기 어려운데, 어찌 살아냈나 모르겠어요. 꿈을 크게 꾸는 친구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큰 꿈을 꿀 수 있지??? 놀라웠어요. 저는 엄두도 못 냈어요. 먹고사는 것만 해도 어려운데. 시도할 때마다 깨닫는 건 제 한계인데. 기대하지 않고 사는 게 습관이 되고, 포기하는 게 쉬워졌어요. 

 

 

 

얘기를 올해 시작할 작업 얘기로 건너뛰었다. 이걸 잘하고 싶어서 상담받기 시작한 거니까, 얘기가 자연히 여기로 갔다.

 

 

 

나 : 이제 영상 작업을 시작할 예정인데요, 막상 준비를 다 해놓으니 제가 이런 걸 할 자격이 있나 싶어요. 

쌤 : 잠깐 ??? 여기서 멈춰보죠???

나 : ????

쌤 :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만들어 냈네요???

 

 

 

와 나 여기서 오열했음...... 못 깨닫고 있었는데. 쌤이 그말 하자마자 댐이 무너졌다. 갇혀있던 물이 범람하는 것처럼 울었다. 갑자기 10대~30대 내가 보였다. 못 할 거라고 낙담하던 내가. 포기하던 내가. 기대를 접는 내가. 그런데 내가 지금 이런 시간을 만들어 냈네??? 왜 이걸 못 봤지??? 

 

 

 

지금 기분이 어때요?? 제가 너무 기특한데요???

 

 

 

쌤 : 다시 얘기로 가보죠? 이런 걸 할 자격이 있나 싶다고 하셨는데, 자격?? 자격이 뭐죠?? (정말 뭐냐는 제스츄어)

나 : 가게 운영을 하면서 거기서 음악을 틀고, 칵테일을 만들고, 음식을 만들 거든요. 6년을 했는데도, 근데 만약 누가 제게 자기가 운영하는 곳에 와서 dj를 하라고 하면 저는 '내가??? 내가 할 자격이 되나??' 하는 생각을 해요. 

쌤 : 성아님이 가진 건 (작은 동그라미) 이만하게 느껴지고, 세상 사람들이 하는 건 (큰 동그라미) 이만하게 느껴져요??

나 : 네......... 근데 나이를 먹으니까 세상 동그라미가 좀 덜 크게 보이긴 해요.

쌤 : 왜 성아님 동그라미는 작게 느껴질까요??

나 : 자격이 없는 거 같아서......

쌤 : 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을까요??

나 : ????? (갑자기 멍 때림. 모르겠음).....

쌤 : 그냥 하면 되잖아요.

나 : ??????? 그러네 왜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

쌤 : 뭐가 두려워요??? 자 우리 두려운 게 뭔지 볼까요??

나 : 어 그러게요. 막상 영상 찍으러 갔는데, 원하는 결과물이 안 나오면 어쩌지 같은 거??? 근데 그건 말하다 보니까... 제가 준비를 잘하면 해결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어... 없네요???? 막상 생각하니까 별 거 아니네??? 준비를 하면 해결돼요.

쌤 : 두려움을 직면해서 두려운 실체가 뭔지 바라보는 게 중요해요. 보니까 어때요???

나 : 하면 되겠는데.... ???

쌤 : 네, 하면 돼요 (웃으심) 성아님이 잘하고 싶은가 봐요. 

나 : 제가 너무 잘하려고 하는 걸까요???

쌤 : 네 (웃으심) 근데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 : 해봐야 돼요........

쌤 : 네, 하시면 돼요. (웃으심) 그리고 못하면 어때요?? 지금은 공부 중이라면서요. 다른 사람이 이런 고민을 하면 뭐라고 말해줄 건가요???

나 : 그동안 잘했으니까 잘할 거라고. 해보라고요...

쌤 : 네 (웃으심)

 

 

 

이런 거였음... 냉장고에서 썩고 있는 반찬통을 열기 어려웠는데, 막상 열어보니, 내용물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설거지하면 되는 거였음. 그럼 말끔 !! 왜 이런 거 혼자 생각 못하고, 1시간에 10만원을 쓰고 나서야 깨닫는 거지????

 

 

 

근데 쓰벌... 야... 나 해냈다.... 작업 여건을 만들어냈다고....!!! 어렸을 땐 꿈도 못 꾸고, 포기했던 걸,,,,,, 이제 해냈다고 !!!! 그렇게 기다려온 일이라고 !!!!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작업이 존내 하고 싶어 져서 집에 와서 유키랑 여행 갔을 때 찍은 영상 편집 다 해버렸다. 

 

 

 

 

끗~!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