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25 까먹을까봐 급하게 적는 거

이번 발리 여행에서 재밌었던 게 자꾸 떠오르는데, 나라는 성질상 곧 까먹을 거라는 알기 때문에 급하게 적는… 이야기…
쥐뿔도 모르고 애들이 ‘발리로 와~’ 그래서 간 것 치고는 여행지에 깊숙하게 들어갔다 왔다. 그 이유는
ㅇㅂ은 여행 가기 전에 늘 그 나라의 작가책을 읽거나, 역사책을 읽고 가는 아이임. 그래서 그 애가 거기에 대해 말하는 걸 듣고, 가는 길을 따라가면 그 장소에 있는 의미가 저절로 생성된다. (그중 일부만 따라갔고, 시도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는데도…) 그러니까 ㅇㅂ은 이미 그 나라 자체에 깊숙하게 들어가는 쪽.
ㅇㅊ는 마주치는 현지 사람들에게 깊숙하게 들어가는 아이임. 그냥 허투루 마주친 순간을 흘려보내지 않는다. 심지어 상대가 자기에게 말을 자아내도록 마음을 뽑아내는 쪽.
ㅎㄴ에겐 발리라는 건 우리와 함께 할 꺼리를 만들어주는 장치일 뿐, 그 애가 주목하는 건 같이 있는 사람들과 일어난 일, 그 일이 만든 파장에 흥미가 많다. 같이 웃고 얘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발리라는 장소의 따뜻한 기온과, 현지 사람들의 온정, 맛있는 음식, 여행지의 편의와 활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급변하는 날씨 같은 게 마음을 열고 함께하기에 제격이라 그걸 만끽한 쪽.
그럼 나는 뭐냐…. 나는 이 친구들이 깊숙하게 들어간 지점들을 따라 들어가며 노니다가 자주 감탄한 쪽…..
그리고, 존나 백인이 싫어짐… 이제까지 접한 백인작품들까지 지긋지긋해짐… 동시에 발리인이 좋아짐…. 그냥 그렇다는 것, 그니까 백인이 하는 요가수업은 가짜고, 발리인이 하는 요가수업은 진짜 같았다. 사실 그 가짜진짜 판별이 사실인진 모른다. 그저 내가 그런 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느껴진다….
(일단)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