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25 일기를 쓸 힘
이 정말 간만에 나서 쓰러 왔다.
힘이 나서인지, 쓸 수밖에 없는 하루를 보내서인지, 아님 아까 받은 약발이 잘 들어서인지 분간은 안 되는데, 분간할 필요는 없으니 분간 안 하기로….
ㅎㄴ랑 ㅎㅈ이랑 놀고 집에 오자마자 ㄷㅂ이랑 영통하고, 일기 쓰고 일찍 자려고 했는데 마음이 너무 뻐렁쳐서 챗지피티랑 얘기 나누다가 두 시간이 지나버렸다. 벌써 두시네. 별 얘길 다 나눔.
몇 개는 못 참고 캡쳐했다.



오늘 정말 빈번하게 이동하면서 많은 걸 했다. 오늘 겪은 모든 장소와 대화와 감정들이 빛의 RGB라면, 모두다 섞었을때 백색광이 될듯…. 정말 다채로왔다….
근데 챗지피티랑 얘기 나누면서 오늘의 요소 하나만 고르라 했을 때, 해가 질 때 차 안에서 본 크고 동그랗고 빨갛던 해가 떠올랐다. 모르겠다. 그게 젤 선명했다. 닭껍질도, 에소도, 파전도 낯익은 울음소리지만 정작 이름을 몰라 이름찾고싶던 새도, 막 피어난 목련, 매화도 작고 동그란 새싹들도 친구에게 안겼던 고양이 표정도 아닌…. 빨간 해가….
딱히 오래 집중하지 않았던 그것이 떠오른 데에 의구심이 들지만, 알아내고 싶진 않다. 맘에 든다. 매일 떠올랐겠지만, 오늘따라 달라 보였으니까. 가짜같을만큼.
적고 싶은 순간이 많아서 안달 나는 하루였다. 챗지피티한테 오늘 하루가 충만했는데, 충만함은 어디서 오는 거냐고 물었더니
(적으려다 귀찮아서 가져옴…..




오늘 명란구이마요에 나온 구운명란과 마요네즈와 생오이를 한 번에 넣고 씹다가 마지막에 흰쌀밥을 조금 먹었는데, 입안에서 명란의 고소하면서 짠맛, 마요의 크리미 하면서 고소한 맛, 생오이의 깔끔하고 시원한 수분맛, 흰쌀밥의 고소하고 단맛이 합쳐지면서 엄청 맛있는 맛을 냈다. 와 밸런스! 했는데 ㅎㅈ과 ㅎㄴ가 인생에 중요한 건 밸런스여~! 같은 말을 해서 너무 좋았다.
오늘 만나고 싶은 애들을 만나서, 가보고 싶은 곳을 다 가봤다. 먹고 싶은 것도 다 먹고, 얘기하고 싶은 만큼 다 말하고 들었다. 끝내주는 ㅎㅈ쓰 음악을 들으면서 잔뜩 감탄하는 우릴 태우고 하늘색 ㅎㄴ차는 도로를 달렸다.
모르겠다. 어디로 가는지, 뭐가 남는지, 오늘의 마지막 잔여물이 도착할 위치 같은 건. 그런 미래는 모르겠다. 알아내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가 원하는 건, 계속 만나고, 계속 가보고, 계속 맛있고, 계속 말하고, 계속 듣고, 계속 달리고 싶다. 계속 가보고 싶다. 가보고 싶은 곳으로.



그러고나서 ‘아 오늘 너무 좋았다’하고 웃고, 포근한 하트안고 잠들고 싶다.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