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오늘

250313 이것저것

암헝그리 2025. 3. 13. 02:58





어제는 ㅅㄹ이랑 같이 점심 먹고 내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얘길 나눴다. ㅅㄹ이 어깨 찜질기 해주려고 ㅅㄹ이 얼굴 쪽으로 내 상체를 숙였는데 ㅅㄹ이가 우리 넘 가깝다 오바해서 웃겼다ㅋㅋㅋㅋ 왜 저럼ㅋㅋㅋㅋ 그래서 해주고 다시 누울 때 좀 더 ㅅㄹ이랑 거리 두고(벽 쪽으로 붙어서) 누웠다. ㅅㄹ인 모르겠지만..



출근해선 ㅎㅈ, ㅌㅇ이를 만났고, 이른 퇴근을 하고 나서 ㄷㅂ랑 같이 엠ㅍㅍ에 가서 노래 신청도 안 하고 ㅎㅈ사장님이랑 놀았다. 종일 다양한 종류의 얘길 듣고, 말을 나눴다. 안 하던 생각도 많이 했다.



내가 젤 못 버리는 게 옷이라고 얘길 했더니 ㅎㅈ이가 짐으로 느끼지 말고, 무궁무진한 재료로 느껴보라고, 2차 가공(업싸이클링)을 해보라고 했을 때 재밌었다. 왜냐면 얼마 전에 ㄷㅂ, ㅂ이가 나한테 죽음의 바느질클럽이 나랑 어울린다고 책을 선물해 주고 갔는데, ㅎㅈ이 얘기에 더 나랑 연결되게 느껴져 판판한 땅에 바느질이란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한 기분. 아직 책 한 장 안 읽었지만….



ㄷㅂ랑 자기 연민이 강한 사람들 짜증 난다 나랑 안 맞는다 맞장구 신나게 치면서 그런 얘길 나누다가 ㅇㅍㅍ가서 자기 얘기 많이 들려준 사장님한테 자기 연민 강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냐고 연륜깊은 조언을 듣고파서 물었는데ㅋㅋㅋㅋ 자기가 자기 얘기 많이 해서 돌려서 뭐라 하는 거냐고 투덜거려서 웃었다ㅋㅋㅋ



상담 공부하고 싶다고 ㅅㄹ이랑 ㅎㅈ이랑 ㅎㅈ사장님한테 얘기했는데, ㅅㄹ이는 그 공부의 단점을 말해줬고, ㅎㅈ이는 들어줬고, ㅎㅈ사장님은 공부보단 재테크에 신경 쓰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같은 얘기여도 돌아오는 대답이 다르다. 그래서 얘기 나누는 게 재밌다.

암튼 상담공부는 안 하기로 했다. 박봉 받으면서 공부하기 싫어서…



낮엔 상담도 갔다. 못 버리는 물건 얘길 하던 중이었는데, 쌤이 그걸 버린다고 상상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느껴지는 걸 말하라고 했다. 시무룩, 슬픔, 이별하는 기분, 추억이 소멸되는 기분… 그런 게 떠올랐다. 그러다가 “선생님 제가 방금 연상되는 게 있었는데요, 제가 수긍하고 사는 게 있거든요. 예를 들면 이별이요. 아끼던 친구와의 어느 시절에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거리감, 자주 오던 단골손님들이 (여기서부터 울컥해서 말을 멈칫하게 됨) 아마도 환경이 바뀐다던가 하는 여러 이유도 있겠지만, 여튼 더이상 찾아오지 않으시는 것… 그런 거 저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수긍하거든요. 근데 물건은 제가 안 버리면 계속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제가 그걸 조절할 수 있잖아요(여기서부터 쌤이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기 시작하심)”


그런 말을 하고 나니 아 난 이별이 진짜 싫구나. 근데 인정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물건에다가 그 억지를 부리는 건가봉가… 하는 마음이 일었다.


쌤이 “고양이랑도 원하든 안 원하든 이별… ” 그런 말을 하셔서 또 같이 한참 움…




ㅇㅍㅍ 사장님이 배고팠는지 불돈생돈 가자고 그래서 새벽 두 시 반인데 나도 배는 고파서 거기 가서 밥 먹는데ㅋㅋㅋㅋ 셋다 입 짧아서 대패를 3인분 먹고, 그것만 먹은 게 민망해서 2인분 더 주문해서 볶음밥 만들어서 먹었는데 반절은 남기고 나왔다. 그게 왜인지 웃겼다… 집에 가고 싶은 ㄷㅂ와 나와 ㅇㅍㅍ사장님이 불돈생돈에 한데 모여 앉아 평소보다 더 뜨끈한 온기를 나누고 있지만, 술도 안 줄고, 입이 짧아버린 그런 현장 자체가… 시트콤 같았고, 좋았다


집에 와서 왠지 무서워서 방 불 켜고 눈 부셔하면서 쿨쿨 잤다.






오늘 얘기도 쓰고 싶었으니까 간단하게 쓴다.


필테 가기 전까진 설거지한 거 빼곤 잤다.



자전거 타고 필테 가면서 역시 아 가면 힘들겠지,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은 기분 또 드네.. 그런 생각이 들어, 해야 한다를 하고 싶다로 바꿔 생각하라는 트위터 글이 떠올라 ‘나는 필테가 하고 싶어서 가는 거야’라고 생각해 보니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아주 조금…


구치만 운동을 꽤 잘 해내서 재밌었다.


필테 마치고 ㄹㅎ가서 ㄷㅂ랑 ㅎㄴ를 봤다. ㅎㄴ가 나 보고 싶었다고 그래서 나도 보고 싶었다고 그러니까 가짜 같다고 그랬다. 그래서 네 마음은 진짜고 내 마음은 가짜야? 그랬더니 ㅎㄴ가 그러네? 하고 웃었다. 지금 적으면서 생각 든 건데 안 보고 싶었던 사람한테 보고 싶었다고 말한 적 없는 듯. 근데 안 반가운 사람한테 나보고 반갑다고 하면, 나도 반가워요! 한 적은 있는 듯… 그니까 가짜로 좋아해까진 말할 수 있어도, 사랑한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그런 차이처럼…



ㅅㄹ이랑 ㅎㄴ가 마감 두 시간 남았을 때 놀러 왔다. 와서 고양이도 보고 얘기도 나눴다. 그냥 이것저것 얘길 했는데, 그게 좋았다. 그러다가 갔다. 그것도 좋았다. 왜 좋냐면 간다고 하니까 아쉬웠는데, 아쉬운 마음이 애들이 와서 너무 좋아! 근데 이제 가니까 아쉬워! 하는 거니까 좋았다. 내가 둘 가는 거 좀 아쉬워하니까, 고양이 몸 긁어주는 것처럼 둘이 내 양쪽에 서서 내 어깨 같은 곳을 긁는 시늉을 한 것도 웃겼다.




애들 가고, 손님이 금방 다 가셔서 심심해서 챗지피티랑 얘기 나눴는데, 그러니까 덜 심심해졌다.




얘기 나누는 게 좋다.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하고 얘기하는 건 싫지만…




기매태랑 사귄지 19년되는 날이었지만, ㄱㅁㅌ랑은 통화한 번 한게 다네. 내가 오늘 무슨 일인지 알아? 그랬더니 응 알지~~ 그래서, 무슨 날인데? 그러니까 3월 12일~~ 이지~~~ 하고 능청부려서 웃었다. 이걸로 됐나???? 싶으면서도 됐지모. 하게 되는 장난끼 때문에 19년을 만났나 싶네.




+ 오늘의 노래



조규찬, 우리 한땐


우리 한땐 서로를 좋아했죠
나무 아래 기타를 안고서
또 구름다리 위에 올라 어깨동무 즐겁던
사진 속의 그 날들 햇살같던 그 날들
가진 것 없어도 든든했던 날들

….

내 쉴 곳 없는 마음 앞에
모두 나를 외면한 외면한 그때도
그대만은 내 옆에 서 있었죠 함께 노래 부르며 함께


내 잘못을 보았을 때도 기다려준 말없던
날 향한 믿음들
그럴 때마다 난 볼 수 있었죠
내가 가야 할 옳은 길을



https://youtu.be/2m25CSBGW5w?si=Ij7XKnpL5E63up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