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1 예쁜 이름이 내리네
노래를 듣다가 좋아서 제목을 보니 계절은 이렇게 내리네라고 써있었다. 힝. 좋구만.
이름이 예쁜 추목 수영장에 다녀왔다. 가는 길부터 좋았다. 한적하고 우거진 길. 이런 곳에 아무렇지 않게 거주하며 살 수 있는 사람들의 한적함이 부러웠다. 여러 종류의 여유가 한적하게 만나야 이런 곳에 여유로운 공간을 얻어낼 수 있다. 운전하던 예빈이 이런 곳에 살고 싶다고 했다. 예빈에게 어서 여러 종류의 여유가 깃들길. 그래서 이 풍경 속에 마음 편히 발 뻗고 누워 뒹굴 거리길. 마음 깊이 바래.
마음이 깊은 것과 물이 깊은 건 영 감정을 발생시키네.... 수영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긴장으로 배가 아팠다. 발이 안 닿으면 물이 이렇게나 무서워지는구나. 피의 게임에서(요즘보는 생존게임예능) 게임 시작할 때 상대를 흔들려고 기세 싸움부터 하던데,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물과의 기세 싸움에서 처참하게 졌고, 멘탈이 깊게 흔들렸다..... 안 먹던 물도 몇 번 먹었다. 예빈이 내게 찬찬히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동작들을 알려줬다. 내게 동작을 알려주느라 물속을 오가는데 물에서 태어난 물개같이 보여 귀여웠다. 물속에서 편한 사람이 지닌, 여유로움 한적함은 자유에서 생겨난 해방감이 있다. 오늘 몇 번이나 부럽네그려....
그래도 가보지 못한 땅을 내 발로 디뎌보고 온 기분이다. 그것만으로도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맛있게 맛본다. 수영을 마치고 같이 먹는 던킨 도넛과 커피처럼. 며칠 전 다녀온 여름야구장처럼. 가슴에서 새로운 뭔가가 피어난다. 이 모든 게 사랑으로 가는 길이구만.
+ 오늘의 노래
조덕배, 어쩌다 때때로
세상에 모든걸 모두 아름답다 얘기 하지만
어쩌다 때때로 아주 가끔씩 내눈에 보이는
지나간 시간이 흑백사진처럼 내게 다가와
오래된 사진처럼 내마음을 두근거리게 해
이세상에 그 어떤 이쁜꽃보다 더 내맘에
남아 있는데 지나가면 이렇게 그리운걸
잊어버린 어릴때 내 사진처럼 잊을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고 또 볼수도 없는
지나버린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