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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손님과 중력과 내 팔과 부력

암헝그리 2022. 7. 16. 23:38





재밌는 손님이 많이 오신다. 코로나 풀린 게 꼭 장마철 직후 계곡 같다. 가득 세차게 흐르는 계곡처럼 그렇게 손님이 오신다.

얼마 전엔 욜탱에 최초 신청곡을 하신 (5년 전부터 오신)손님이 아들이랑 오셨다. 5년 전에두 아들이랑 오셨고, 여전히 같이 오시는 건데, 방문 빈도수가 줄어 왜케 뜸하냐고 물어보니 아들이 대학에 가서 바쁘다고. 초 귀엽다,,,, 첨 왔을 땐 중딩이었다. 그땐 닥터페퍼에 볼 빨간 사춘기 노래를 신청했는데 이젠 브로콜리 너마저를 신청한다. 그 변화가 귀여워 주금,,,,,,, 아빠랑 같이 맥주 마시는 모습도 귀여워 주금,,,,,,,

어제는 내 또래 커플이 오셔서 심술을 처음 드시는 듯 무슨 맛이냐고 물어본 후 주문하셨다. 근데 심술 더 추가 주문하심. 첨 드시는 건데 맘에 든다는 거니 기쁘다. 노래 꿀꿀한 거 신청해도 되냐고 물어보셔서 뭐든 좋다고 하니까 오지은, 화를 신청하셔서 좋았다. 스티브 레이 노래두, 엑스 제팬 say anything두,,, 세이 애니띵 들으니까 너무 듣고 싶어 져서 넥스트 here i stand for you 를 이어 틀었다. 진짜 마지막 나레이션 <약속, 헌신, 운명, 영원.... 그리고 사랑. 이 낱말들을 난 아직 믿습니다. 영원히...> 를 들으면 가슴이 너무 뻐렁치고, 이런 말 하는 사람이 우리랑 같이 오래 안 살고 떠난 것이 무지 서글퍼진다. 김치말이국수를 남기셨는데, 가시기 직전에 절대 맛없어서 남긴 게 아니고 배 불러서 남긴 거라는 당부를 남기심,,,, 너무 좋자나,,,,,

어제는 희귀한 싱글몰트 손님층도 오셨다. 오셔서 욜탱에 두 잔정도 남아있던 글렌피딕 15를 다 해치우셨다. 손님께 드리고 한 세 방울 남은 글렌피딕을 내 혀 위로 떨궜는데 달달한 셰리 맛에 잠시 감동을 받았다. 아 정말 잘 만든 위스키야. 이렇게나 기뻐지는 맛이라니. 글렌피딕이 다 떨어져 다음으로 오반을 드셨는데, 맘에 드셨는지 오반을 추가 주문하셨다. 심술 때도 그랬지만, 이럴 때 꽤 기뻐진다,,,,, 여기에 와서 새로 맘에 드는 게 생겼다는 게,,,,

오늘은 토요일,,,, 오늘두 재밌는 손님이 많이 왔다,,, 근데 그만큼 내가 진짜 개힘들다,,,, 마감을 한 시간 반 앞둔 지금 오른팔이 빠질 거 같다. 내일 일어나서 계곡이나 갔으면 좋겠다. 오른팔을 물 위에 둥둥 뜨게 하고 싶다. 물 위에 누워있고 싶다. 중력을 반대로 밀어내는 부력 위에 놓이는 것,,,, 정말 안 신날 수가 없는 일,,,, 그러나 못 갈 테고 못 가서 서글프네,,,,,




+ 오늘의 노래


Cassandra Jenkins, New Bikini

https://youtu.be/rYefB-bQ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