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23 순천막걸리 맛있음
여긴 여행지다
순천 하천가에 앉아서 막걸리에 김밥 마시다가 글써
여행 온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했거등?
근데 좋다
모르던 풍경을 볼때 얻는 아름다움이 있어


아까는 황새같이 품위있어 보이는 새 목에 달린 깃털이 바람에 날리는 걸 봤어

사진으로는 개뿔 안 담기네
2월 끝자락에 대홍동에서 우연히 두번이나 마주친 친구가 두 번째 마주쳤을 때 자기가 거주하는 순천집이 3월에 빈다며 놀러오라고 그랬어. 갑자기??? 순천???? 너의 집?????? 이랬지 당시엔??? 그러고 3월이 왔는데 봄타나 개힘든 거야,.,, 뭐라도 하면서 힘낼라고 하는데 역부족,,,, 그때 순천이 떠올랐어,,, 갈까,,, 아 너무 충동인가,,, 하다가 아무래도 가야겠더라고. 그래서 연락했는데 환영한대. 그렇게 환영을 받고 친구 집에 간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뭘 해야할지, 왜 떠나는지도 모르고 말야.
친구 집에 들어서고 내가 본 건 친구의 단촐한 세간살이. 벽에 붙어있는 약한 걸 지키겠다는 메세지와 힘찬 그림,,, 닳은 비누와 나무로 만든 칫솔, 한살림에서 산 치약, 냉장고가 없어서 베란다에 내놓은 된장,,,, 책상 위에 반쯤 닳은 초,,, 요가 매트, 그 옆에 곱게 펴놓은 이불,,,,연필로 내게 남긴 편지,,, 그 옆에 놓인 오색하늘을 나는 새를 수놓은 자수,,, 눈물이 날 거 같았어
목소리 없는 말을 듣는 기분 알아??? 나 노란 스탠드를 켜고 앉아 소리없이 말을 들었어,,,,,
다음 날엔 늦게 일어나 난이도 높은(자세 흉내도 못내겠더라) 어려운 요가를 친구 요가매트 위에서 하고 낙안온천엘 갔어. 버스를 한시간 타야했는데 좋더라고. 시간이 금방 갔어. 온천은 100원을 넣어야 작동하는 드라이기가 있는 오래된 목욕탕이었어. 거기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수영하듯 얼굴을 물 속에 파묻고 그러다가 나왔는데 세신사께서 때를 다 밀었을 때 내는 등팡팡 치는 소리가 나는 거야. 와 나도 밀까 하고 얼른 가서 여쭸는데 예약이 두명이나 있어서 등만 미는 게 가능하대. 그래서 쪼아요! 하고 등을 밀 수 있게 베드 위에 옆드려 누웠는데 다리부터 밀기 시작하시더니 내 팔까지 고루고루 밀어주시는 거야ㅠㅠ 등만 밀면 10000원, 몸 전체는 25000원이거든. 더 받으셔야 겧어여. 하니까 그럼 15000원 주시면 된다고 하셔서 그래야겠다 했는데 글쎄 배 빼고 다 밀어주신 거 있지??? 몸은 마시지 받은 것처럼 개운하고, 행복했어. 그래서 2매넌 드렸는데 5000원 차이인데 내가 거금을 드린 것마냥 기뻐하시는 거야,,,,, 부끄럽고 좋더라,,,,,,
그렇게 개운한 몸으로 식당엘 가고 공연을 보러 가고 그랬는데 가는 곳마다 사랑받는 기분을 받았어. 뭐에서 그렇게 느꼈을까??? 그냥 다정한 탕에 몸을 담구고 전해지는 온기를 시종일관 느끼는 기분이었어,,,,,,,
회복이 어떤 계기로 일어나는지 정확한 구조를 알지는 못해. 하지만, 회복은 순천에 있어,,,,,, 어제처럼 자고 밥먹고 쓸데없는 sns글을 뒤지고,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건데 왜 회복이 일어날까,,, 왜 보이는 것들이 아름다워 보일까,,,,,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히 여기에 있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것들이,,,,,









